Trading Idea·Strategy

최근 채권시장 이슈들과 Q&A

bondstone 2012. 5. 1. 22:26

민감한 이슈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분들께서 시장상황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해 오셨습니다.

최근에 질문받고 말씀드렸던 이런저런 내용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최근 국고3/10년 스프레드 축소와 증권사의 장기물 매수

국고3년 금리고점인 3월23일 이후 채권금리가 큰 폭으로 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동안 KOSPI는 44포인트 하락한 1981로 내려앉았습니다. 국고3년이 19bp, 5년과 10년이 모두 25bp씩 하락했습니다. 그러나 전주말(4월20일) 대비해서는 각각 3년 1bp, 5년과 10년 모두 3bp 하락에 그쳤습니다. 그나마 최근 이틀 동안 3년 4bp, 5년 5bp, 10년 6bp가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금리반락의 탄력은 눈에 띄게 약해졌습니다.

 

최근 이틀간 (4월27일, 30일) 증권사는 장외에서 장기국채를 대량 순매수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고10년(11-3) +3,077억원, 10년(10-3) +1,200억원, 국고3년(11-2) +2,900억원, 국고5년(11-5, 10-5, 10-1) +2,372억원입니다. 순매도로 추정되는 국채는 국고10년(6-5) -300억원이 가장 큰 규모입니다. 입찰도 없었습니다. 반면, 이틀간 국채선물을 -13,229계약 집중 순매도한 것으로 미루어 증권사는 최근 이틀 동안 듀레이션 베팅 보다는 커브 플래트너를 구축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 영향으로 국고 3/10년 스프레드도 44bp(3/22)에서 36bp까지 축소되었습니다. 장기물로 매수가 몰리는 이유는 당분간 인하 가능성이 없는 기준금리가 3.25%인데다, CD금리도 3.54%이기 때문에 3년(3.45%), 5년(3.56%) 보다는 10년(3.81%) 금리의 하락 여지가 조금 여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전략적으로는 국고 3/10년 스프레드 35bp 아래에서부터는 다시 스티프너로 포지션을 구축해 나가시기를 권고드립니다.

 

 

금리인하를 언급하는 곳들이 부쩍 늘었다. 금리인하 가능성은?

작년 10월에 발간한 올해 연간전망에서 저희는 올해 상반기를 가장 비관적으로 봤던 하우스 중의 하나였습니다. 유로통화의 분리 가능성까지도 조심스럽게 거론했던 기억이 납니다. ECB나 독일이 남유럽 국가들에게 돈을 넣을 명분이 없다고 봤기 때문입니다.(결국 정치적/경제적 헤게모니를 독일에게 넘겨야만 명분이 생길텐데,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프랑스 등의 대형은행들이 디폴트 직전까지 가는 상황이 되어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글로벌 경제는 미국이 그럭저럭 버텨내겠지만, 유럽경제가 침체에 들어가고, 유럽 수출비중이 높은 중국경제 성장률이 1Q중 7%대 후반으로 내려앉으면, 국내 상반기 성장률도 전기대비 0.5%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렇다면 과거 경험상 한국은행도 두차례 정도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며, 따라서 "올해는 4~5월까지 이자가 아닌 자본차익을 먹고 빠지는 해"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결과적으로 전망은 틀렸습니다. "ECB나 독일이 돈을 넣지 못할 것"이라는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이 빗나갔기 때문입니다. ECB는 독일의 묵인 아래, 작년말 이후 두차례 LTRO와 여러차례 SMP(국채매입 프로그램)를 통해 돈을 넣기 시작했습니다. 반면, 경제흐름은 당시 저희 생각과 유사합니다. 미국이 그럭저럭 버티지만, 유럽이 침체에 빠졌고, 중국은 1Q12 8.1% 성장에 그쳤으며, 우리나라는 4Q11 0.4%, 1Q12 0.9% 성장에 그쳤습니다. 아마도 LTRO 등이 없었다면 더 낮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창피하지만 작년 전망이 틀린 이야기를 장황하게 드린 이유는, 글로벌경제 측면에서 작년에 위와 같은 상황을 가정하고 두차례 금리인하를 예상했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금리인하를 언급하는 리포트들의 논리가 바로 작년말 저희의 논리였습니다. 국가 신용등급 하향이 두려운 이유는, 국가 등급하향이 곧 은행의 등급 하향으로, 은행의 하향은 자금조달의 어려움으로, 그렇다면 다시 자금경색과 디레버리지, 대출회수의 가속으로 연결되면서 경제가 침체에 빠지는 맨 앞 연결고리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연말을 거치면서, ECB와 독일이 돈을 넣었다는 근본적이고 중요한 차이가 발생했습니다. 신용등급이 하향되어도 이제 치명적인 대형은행의 디폴트 가능성은 일단 제거되었습니다. 대형은행의 디폴트는 ECB의 손실을 의미합니다. ECB의 위기는 통화스왑으로 엮여져 있는 Fed를 비롯한 전세계 중앙은행과 정부의 위기로 이어집니다. 역설적으로 이제 그럴 가능성은 지극히 낮습니다. 한번 돈을 넣은 이상, ECB나 독일이 이제와서 돈을 추가로 넣지 않겠다고 버티는 것은 어렵습니다.

 

오히려 다시 돈을 더 넣거나, 저희가 중요한 트리거로 보고 있는 중국이 경기바닥권에서 경기부양책을 통해 더이상의 경기둔화를 방치하지 않겠다는 시그널을 보일 때 위험자산 가격은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합니다.(올해 중국의 M2 증가율 목표는 14%이고, 1Q는 13.4%였습니다. 상반기는 14%를 밑돌고, 하반기에는 웃도는 흐름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작년말 LTRO 이전에 노출되었던 글로벌경제의 극단적인 하방위험이 제거된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금리인하에 나서기 어렵습니다.

 

최근의 금리반락은 초기에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수가, 최근에는 증권사의 장기채 매수가 이끌고 있습니다. 금리인하가 어렵다면 지금의 금리수준은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스페인과 유럽문제, 글로벌 경기둔화를 피할 수 있을까?

역사적으로 부채의 위기를 겪었던 사례를 연구한 매킨지의 분석에 의하면 디레버리징은 약 7년이 소요됩니다. 2~3년이 지난 유럽의 디레버리징은 앞으로도 4~5년이 더 걸릴 것입니다. 그러나 디레버리징 초기 2~3년 경제는 침체에 빠지지만, 이후 4~5년 경제는 서서히 개선된다는 것이 역사적인 사례였습니다. 경제가 좋으냐, 나쁘냐라고 질문한다면 "나쁘다"지만, 아주 나쁜 상황에서 덜 나쁜 상황으로 조금씩 움직인다는 의미입니다. "유럽경제가 나쁘다"는 것은 구조적인 이야기이며, "유럽경제가 덜 나빠진다 혹은 더 나빠진다"는 것은 모멘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많은 경우에 시장은 모멘텀을 따라갑니다.

 

현재는 유럽이 좋지 않고, 미국과 중국도 좋지 않다는 인식이 우세합니다. 글로벌경제의 3대 축이 다 부진합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미국과 중국이 개선되면서 글로벌경제가 정상흐름으로 복귀할 것으로 봅니다.

 

다소 직관적으로 설명드리면, 미국은 모든 데이터가 계절조정된 수치를 사용합니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계절조정 팩터들이 크게 어그러졌습니다. 경제가 급변할 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작년 하반기 이후 미국경제가 빠른 회복에서 정상속도로 들어간 이후 오류들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즉, 작년말 경제지표는 원수치보다 지나치게 좋았습니다. 올해 초에 미국 주택시장 지표는 과거 수치들이 약 20% 가까이 햐향수정되었습니다. 최근 지표둔화는 반대방향입니다. 즉 눈높이가 조정되는 과정입니다. 하반기 이후에는 정상속도로의 회복이라는 논점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우리나라도 경제가 위기 이후 V자 반등에서 정상속도로 진입하는 과정이었던 2010년초를 전후하여 비슷한 논쟁을 겪었습니다. 전주말 미국경제에 대한 해석은 다시 "숫자가 아주 좋지는 않지만, 적어도 침체는 피했다"는 시각으로 회귀하는 견해들이 많이 눈에 띕니다. 유럽도 긴축에서 성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부쩍 높아졌습니다.

 

대출로 대표되는 크레딧 싸이클도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경기싸이클이 1년 주기인데 반해, 크레딧 싸이클은 2~3년 주기를 가집니다. 크레딧 싸이클이 올라가는 과정에서는 경기가 둔화되더라도 전저점 밑으로 내려가지 않습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성립합니다. 디레버리지가 한창인 유럽의 크레딧 싸이클은 올해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미국은 이미 상대적으로 건전한 기업/산업대출을 중심으로 크레딧 싸이클이 상승하고 있고, 중국은 바닥을 다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중국도 하반기 M2 증가율 상승, 위안화 대출 확대, 금리인하 등과 함께 상승반전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중국을 중요한 모멘텀으로 생각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금리상승 재료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금리인하와 마찬가지로 인상도 어려운 것 아닌가?

"경제는 나쁘고, 가까운 시일 내에 금리상승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씀을 많이 듣습니다. 3월 금리상승 직전에도 들었던 얘기입니다. 당시에도 금리상승 요인이 보이지 않았고, 따라서 낮은 금리수준이었지만 최대한 이자수익 확보(캐리) 포지션을 채워서 가던 상황이었습니다. 만약 예상되는 금리상승 요인이 있었다면 금리는 이미 저만치 상승해 있을 것입니다. 이자수익(캐리)이라도 나온다면 버티겠지만, 지금은 그렇지도 못합니다. 역마진 위험에 노출된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자산과 부채를 동시에 줄여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금리인상도 어렵지 않는가? 신임 금통위원 4명도 비둘기파인데.."라는 질문도 많이 받습니다.

저희 예상대로 경제가 흘러간다면, 내년에는 상반기 중 두차례 정도의 금리인상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잠재성장률 수준 이상의 완전한 회복이 아닌 이상 그 이상 인상은 어렵다고 봅니다.

 

총선 이후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공통적인 구호는 "서민생활과 물가안정" 입니다. 하반기 경제가 개선되면, 누가 되든 정치적으로 물가안정을 이뤄내지 못한 한국은행과 그 배후의 MB정부에게 책임을 전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새로운 금통위원들도 본인들이 친 MB인사가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키려면 반드시 "동결"을 외치는 것이 방법은 아닐 겁니다. 2010년이 그랬듯, 금리인상이 정치적으로 표를 얻을 수 있는 환경으로 변화될 수 있습니다.

 

저희가 보는 가능성 있는 트리거는 중국의 경기부양책 중에서도 대출금리 인하입니다. 5월 중하순에 발표되는 중국 경제지표는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오히려 그 때를 전후하여 중국의 경기부양책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주식 자금집행을 기다리는 많은 기관들이, 중국 금리인하 이후에는 더이상 늦추기 어렵다고 봅니다.

 

 

호주의 50bp 금리인하와 채권전략

노동절(5/1)에 시장 예상대로 호주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50bp 인하했습니다(3.75%).

지난주에 말씀드린대로 1) 올해 GDP와 CPI 전망치가 모두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한 국가들의 통화완화(금리인하)와 동일한 맥락입니다. 호주와 올해 기준금리를 인하한 브라질, 노르웨이, 필리핀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미국, 유럽과 통화약세를 유도 중인 스위스도 마찬가지입니다.

 

2) 혹은 최근 인하에 동참한 인도처럼 GDP는 회복을 못했지만, CPI가 높아져서 통화완화를 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국가들 중에서 기준금리 정상화율이 60% 이상 진행된 국가들(인도, 태국, 중국)도 금리인하에 나서고 있습니다. 중국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2)에 속합니다만, 금리정상화율이 38%에 불과하기 때문에 여전히 금리인하 가능성은 없다고 봅니다. 1) 중국경제의 바닥 확인과 경기부양 전환, 2) 미국경제 눈높이의 정상수준으로의 복귀 등을 모멘텀으로 2Q12를 저점으로 하반기 경제에 대한 시각이 바뀔 것으로 예상합니다. 듀레이션은 짧게, 그리고 크레딧 오버웨잇으로 이자수익을 커버하는 전략을 지속적으로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크레딧 신규수요 유입은 구조적인 부분입니다. 투자등급 하단을 조금 낮추셔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들어 지금까지는 AA-등급 회사채까지 스프레드들이 촘촘히 붙어있고 그 위(아래등급)로 듬성듬성 스프레드가 벌어지는 흐름이었다면, 향후에는 A0까지 촘촘하게 붙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입니다. 최근 증권사등의 장기채 매수와 하반기 펀더멘털 개선 흐름을 감안할 때 국고 3/10년 스프레드 역시 35bp 아래에서부터는 다시 스티프너로 포지션을 구축해 나가시기를 권고드립니다.

 

 

일본정부의 원화국채 매입의사 타진

마지막으로, 지난주 금요일, "일본정부가 원화국채 매입의사를 타진해 와서 협의를 진행 중"이라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외환보유고 다변화와 함께 금융위기에 대응하여 통화스왑과 함께 외환보유고 1위(중국), 2위(일본), 7위(한국)인 한중일 3국간의 상호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흐름입니다. 국가간 국채매입시 협의를 한다거나, 일본이 자신보다 낮은 등급의 국채를 매입한다는 것이 워낙 이례적인 뉴스이기 때문에 향후 얼마나 자금이 들어올지 예측하기 쉽지 않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최근 일본 당국 뿐 아니라 민간의 원화채권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금융위기 이후 한국기업에 대한 재평가와 한류에 편승한 인지도 상승, 한국의 높은 재정건전성이 바탕입니다. 최근 국가신용등급 또한 일본은 AA-에서 등급하향설이 나오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A0에서 상향조정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조만간 양국의 등급이 A+에서 만나게 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더불어 엔/원 환율 관리측면에서도 일본이 원화채권을 매수하지 않을 이유는 없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양국이 "협의"한다는 의미는 양국 간의 외환 및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전작업입니다. 규모는 작지만, 노르웨이나 스위스가 그랬듯, 시장노출이나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병행될 것으로 봅니다. 들어올 때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나갈 때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반면, 장기적으로는 중국보다 일본의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외환보유고와 더불어 일본은 중국에는 없는 막대한 개인연금등 민간자금들이 존재합니다. WGBI 때도 예의주시했듯, 정부자금이 원화채권을 매입하고 민간의 대형자금들이 투자에 나선다면, 여타 민간투자자들도 뒤따라 원화채권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천천히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봅니다.

 

규모에 대하여 한가지 힌트를 얻자면, 일본은 3월 중순에 중국과도 위안화국채를 최대 650억위안(103억불, 약 11.3조원) 한도로 매입하기로 합의한 바가 있습니다. 당시 아즈미 재무상은, "양국의 경제 관계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점을 감안했을 때 적절한 규모"라며, 매입 개시 시점과 규모에 관하여 "시스템 등 실무에 수개월 정도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시장동향을 예의주시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 매입 규모는 매입 범위 내에서 소규모에서부터 운용을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가 승인받은 중국 위안화국채 매입 한도는 32억불로 일본의 약 1/3 규모입니다. 중국과 연결하여 생각해보면 일본의 원화국채 매입한도는 초기에 약 3조원 내외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중국과 같은 11.3조원을 넘기는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여러가지 관련된 데이터를 뒤져보고 있습니다만, 정부자금 관련 데이터가 없어 쉽지는 않네요.

 

오늘은 얘기가 상당히 길어졌습니다.

 

월요일 발간된 5월 자산선택을 보내드립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東部策略] 자산선택 - 후반전 역전이 기대된다

http://www.dongbuhappy.com/upload/research/xyz/20120430_B_100313_199.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