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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비시장에 시동을 건 외국인 관광객

bondstone 2015. 7. 2. 00:59

[해외주식] 일본 소비시장에 시동을 건 외국인 관광객

 

엔화 약세와 면세법 개정으로 일본 방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이들의 지출로 정체된 일본 내수 소비시장에 시동이 걸렸다. 양적완화 이후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내수주에서도 선별적인 주가 반등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1억 2천 여명의 국내 소비가 뒷받침해 준다면, 내수주들은 한 차원 높은 실적과 주가 상승을 보여줄 것이다. 이제 일본 내수주를 점검하며 투자할 채비를 갖춰야 한다

 

I 급증하는 일본 방문 외국인 관광객
올해 들어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급증했다. 지난 해까지만 하더라도 외국인 관광객 증가율은 20%였다. 올해 초에는 40%대로 올라섰고 시간이 흐를수록 그 폭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엔화 약세로 일본의 관광 매력이 상승했다. 지난 2012년 양적완화 발표 이후 엔화 가치는 1달러당 80엔에서 100엔으로 하락했다. 그리고 작년 10월, 양적완화 규모를 확대하는 발표로 엔화 가치는 123엔/달러까지 재차 하락했다. 원화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2012년 100엔당 1,400원 하던 환율은 현재는 890원을 기록하고 있다.

 

양적완화 이후 수출이 일본 경제를 견인했다. 잠깐 반등했던 내수소비심리는 지난 해 4월 소비세율 인상(5% →8%)으로 다시 얼어붙었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일본을 직접 방문하면서 상황은 점차 변모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정체됐던 내수 소비 시장에 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중국소비수혜는 현재까지도 한국 증시의 화두이다. 한국 화장품이 한국 시장을 넘어 중국으로 진출하면서 매출 규모가 급증했다. 실적만큼 주가도 급등했다. 또한 명동처럼 중국인 관광객 방문이 번번한 곳에서는 지역 상권이 활기를 띠었다.

 

일본에서도 이러한 모습을 찾아 볼 수 있다. 이미 수출 비중이 높은 소비재들의 실적은 내수 소비재를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을 기반으로 해외진출이 어려웠던 내수 소비재들에게도 서광이 비추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통과 여객철도를 꼽을 수 있다. 관광객들로 인해 이제 이들의 실적도 상승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경우를 봤을 때 이런 트렌드가 단기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긍정적 영향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수혜주들에 대해 알아 볼 필요가 있다.

 

 

 

I 엔저와 면세법 개정으로 관광객 소비 심리 자극
일본 내수 소비시장에 따스한 西風이 불어오고 있다. 진원지는 한국과 중국 그리고 동남아 등 아시아 지역이다. 그 중에서도 중국에서의 훈풍이 단연 돋보인다. 올해 들어 중국 관광객 증가율은 100%를 넘어섰다. 절대 규모에서도 한국을 앞질렀다.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율이 상승하고 있다. 5월 중국인 관광객 증가율은 133%를 기록했다.

 

엔저와 더불어 지난 10월에 개정된 면세법이 일본 관광 매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적용 금액 기준을 10,001엔에서 5,001엔으로 인하했다. 적용 품목 또한 식품, 화장품 그리고 의약품까지 확대했다. 소비세 인상 부담을 한번에 날려버렸을 뿐더러 관광객들이 즐겨 구매하는 품목을 면세 품목으로 지정하면서 구매 욕구를 자극한 것이다.

 

효과는 확실했다. 일본 관광청이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지난 해에 비해 올해 면세를 신청하겠다는 응답자의 비중이 두 배가량 상승했다. 특히 중국인의 경우 응답자의 64%가 면세를 신청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중국인 관광객의 쇼핑 지출 규모는 전년 대비 37% 증가했다. 전자제품 지출 규모가 9%로 가장 미미한 반면 의약품지출이 55%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큰 손인 중국 관광객의 소비 패턴에 주목해야 한다. 소비 규모는 한국 관광객의 8배 수준이다. 지출 규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화장품, 의약품 그리고 의류에 대한 지출을 확대하고 있다. 물론 식품도 무시할 수 없다. 단가는 낮지만 구매 빈도가 높기 때문이다. 신선식품을 제외한 제과와 같은 식품 구매가 활발하다. 관광객 수가 증가할수록 식품 구매금액도 증가할 것이다. 또한 중국 관광객의 소비 성향은 대만 및 홍콩 등 중화권 관광객들과 비슷한 추이를 나타내고 있어 확산 효과도 기대된다.

 


I 돈키호테 홀딩스: 관광명소가 된 할인유통업체
돈키호테(ドン・キホーテ) 홀딩스는 일본 최대 할인유통업체이다. FY14(14년 6월 결산) 기준 매출규모는 6조원으로 한국의 이마트(13조 원)에 못 미친다. 일본의 GDP가 한국의 2.9배인 점을 감안한다면 규모는 크지 않은 수준이다. 사실, 일본은 약 30년 간의 장기 디플레이션(저물가)으로 인해 저렴한 가격이 장점인 할인매장보다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편의점이 더 발달했다. 하지만 이러한 트렌드는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어려운 경영 상황에서도 일본 전역에 약 270개(해외 포함: 283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종합유통업체로 성장했다. 식품(29%)과 일반제품(가정용품, 전자제품 등) 그리고 시계&패션 매출 비중이 82%이다. 편의점과의 경쟁을 위해서 매장 타입을 다양화하고 도심에 매장을 오픈하면서 접근성을 높였다. 그리고 심야까지 영업을 하면서 편의점 못지 않는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제는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종합유통업체로 거듭났다.

 

돈키호테 매장은 관광객들이 반드시 방문해야 할 관광명소로 인식된다. 일본 여행 선물이나 기념품 등을 사기에 적합하다. 명품, 화장품 그리고 의약품 등 다양한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돈키호테”는 관광객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매장 타입이다. 종합 잡화점으로 가장 많은 매장 수를 지녔다. 다이소와 비슷한 형태로 주로 도심에 위치하며 여러 층을 사용한다. 에센스와 피카소는 올리브영과 같은 드러그스토어로 인기가 높다. 돈키호테 홀딩스는 이런 특징을 결합해 뉴메가 돈키호테 타입의 매장 수를 확대할 계획이다.

 

면세법 개정 이후 매출 증가율은 상승하고 있다. 보합세를 보이던 기존 상점 매출 증가율은 지난 10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현재는 10% 수준까지 상승했다. 식품 매출 증가율도 20%로 가파르다. 소비세가 인상되면서 식품물가가 상승한 영향도 있지만 올해 3월 이후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여기에 매출의 34%를 차지하고 있는 가정용품과 시계&패션 매출증가율이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FY15와 FY16의 주당 순이익(EPS)은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8% 성장할 전망이다. 매장 수 확대와 매장 타입 재조정 그리고 디플레 압력에서 점차 벗어나면서 영업이익률은 5.6%(FY14)에서 6.0%(FY16)까
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I 동일본여객철도: 철도 대국의 최대 철도 기업
동일본여객철도(JR東日本)는 여객철도 매출만 18조 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여객 철도회사이다. 일본은 철도 대국이다. 고속철도인 신칸센으로 유명하고 통근열차가 잘 발달되어 이용률이 높다. 선로 길이는 세계 15
위 수준이지만 여객 수 및 여행 거리면에서는 단연 세계최고이다. 일본철도(JR)는 지난 1987년에 7개로 분할해 민영화했고 동일본여객철도는 그 중 하나이다.

 

동일본여객철도는 일본 철도 기업 중 단연 선두이다. 일본 전체 철도 여객수의 70%를 차지한다. 선로 길이는 전체의 30% 수준이지만 인구가 많고 철도 이용률이 높은 도쿄를 포함해 간토와 도호쿠 지역을 관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매출에서 일반열차 비중이 45%로 가장 높고 신칸센 비중은 20% 수준이다. 신칸센은 수익성이 좋고 일반열차는 탑승 빈도와 정기권 비중이 높아 실적 안정성이 뛰어나다. 철도 역사에서 레스토랑이나 편의점을 운영하며 매출의 15%를 올리고 있다. 구매 결제 기능을 갖춘 “Suica”라는 교통카드 사업을 비롯해 호텔과 쇼핑몰도 운영하고 있다. 소비 심리 개선에 따라 실적 증가를 기대해 볼 수 있는 사업들이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실적 레벨은 한층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 1분기 철도 수송 매출 증가율은 4%로 과거 평균인 2%를 껑충 뛰어 넘었다. 철도 인프라가 잘 갖춰진 덕분에 관광객 증가는 자연스럽게 철도
여객 수 증가로 이어진다.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 지역 선호도에서 절반가량이 도쿄를 선택한다. 지바와 가나가와 지역의 비중도 24%를 차지한다. 모두 동일본여객철도의 관할지역으로 지역적 특성이 다시 한번 빛을 발휘
한다. 또한 일반철도가 발달해서 공항에서 도심, 그리고 도심과 도심 사이를 철도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우선, 관광객이 하네다 공항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동일본여객철도를 만나게 될 것이다.

 

장치 산업인 철도에게 탑승율 상승은 곧 이익률 증가로 이어진다. 일본 대지진 당시 -4.6%(FY10, 10년 3월 결산)까지 감소했던 매출 증가율은 2%(FY15)대로 올라섰다. 영업이익률은 13.6%에서 15.5%로 상승했다. 앞으로 매출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영업이익률도 16.3%(FY17)까지 상승하면서 실적을 견인할 것이다. 호쿠리쿠 신칸센이 3월에 개통하면서 단기적인 실적 모멘텀도 존재한다. 신규 노선의 1/4정도만이 동일본여객철도의 소유이다. 하지만 나가노에서 연장된 노선인만큼 기존 나가노-도쿄 노선의 활성화도 기대된다. 이 영향으로 FY16 주당순이익은 32%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I 시동 걸린 소비시장의 가속 페달을 밟을 내국인
양적완화 이후 경제의 양대 축인 수출과 내수의 온도차는 확연하다. 양적완화와 동시에 엔화 약세를 기반으로 수출 기업들의 실적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반면, 내수 기업들의 실적 개선은 더딘 모습이다. 작년 10월에는
양적완화 확대를 발표했지만 수출주의 실적 기대감만 높여줬다. 이는 기업들의 주가에서도 확인된다. 비슷한 흐름을 보이던 내수주와 수출주의 성과는 작년 10월 이후 확연히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2년 이후 투자 성과에서도 내수주는 수출주 대비 11.4%p가량 상승율이 낮다.

 

그럼에도 일본 내수 시장에서 희망의 빛은 보인다. 소비세 인상으로 하락했던 실질 소득은 최근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소비세 인상의 기저효과가 사라진 영향도 있지만 실제로 도요타를 비롯한 기업들이 임금을 인상한
효과도 있다. 소비자신뢰지수도 여전히 50미만(경제조건이 악화되고 있다고 느끼는 소비자가 개선되고 있다고 느끼는 소비자보다 많음)이지만 서서히 상승하고 있다. 따라서 섣부른 감이 있지만 수출증가-임금인상-소비확대-경기 확장이라는 선순환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이미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인해 일본 내수 소비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 이런 추세가 실적으로 연결된 돈키호테 홀딩스(일본 매출 비중: 96%)와 일본여객철도(100%)의 주가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
만 관광객 수는 가파른 증가에도 불구하고 월간 약 150만 명 수준으로 정체된 내수 시장에 온기를 불어 넣은 정도이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경기 선순환으로 인한 내국인의 소비 확대도 기대할 필요가 있다. 내국인의 소비가 확대된다면 내수주의 주가는 수출주 못지 않은 상승세를 보여줄 것이다. 그래서 현 시점에서 내수주들을 점검하면서 투자할 채비를 갖춰야 한다.

 

 

 

 

 

가깝고도 먼 일본 증시 알아보기

 

I 산업별로 순환하며 상승세를 지속하는 일본 증시

일본은 시가총액이 세계 3위(7%)인 큰 시장이다. 중국(12%)이 부상하기 전까지만 해도 명실상부한 2위였다. 다우존스지수와 같은 가격가중방식의 니케이225 지수가 유명하다. 하지만 한국의 코스피 지수처럼 편입종목 수가 많고 시가총액 가중인 토픽스 지수도 많이 사용된다.

 

토픽스(Topix) 지수는 2011년 이후 129% 상승했다. 지속적으로 오른게 아니라 첫 번째 양적완화 발표와 함께 한 단계 뛰어오른 다음 지난 해 10월 양적완화 규모 확대 발표에 힘입어 재차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모든 산업이 상승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일본 증시에 대한 보다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는 산업별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양적완화의 최대 수혜산업은 금융이다.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가치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산업이다. 또한 양적완화로 예전부터 적극적으로 진출한 해외사업에서의 결실도 맺었다. 2014년 내수 경기 부진 우려로 잠시 주춤했지만 올해 들어서 다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도요타가 포함된 자동차/운송 산업도 강세를 보였다. 엔저로 인해 수출 경쟁력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꾸준한 주가 상승세가 돋보인다. 시가총액 비중이 비슷한 전기전자도 수출 경쟁력이 강화됐지만 TV와 디지털카메라 산업의 부진에 따라 샤프, 니콘과 같은 기업들이 산업 성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에너지는 엔저의 역풍(수입 위주)에 더해 유가 하락으로 산업 전체가 부진한 모습이다. 물론 한국과 달리 시총 비중이 낮아 지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됐다.

 

작년부터 주목되는 섹터는 역시 소비이다. 해외 실적에 더해 일본 방문 관광객들로 실적이 증가하고 있다. 음식료의 대표주자인 재팬토바코와 우리에게 친숙한 아사히, 기린 그리고 산토리와 같은 기업들이 있다. 소비재에는 훼미리마트와 돈키호테 홀딩스 등이 있다.

 

 

 

 

I 이웃 나라 일본의 증시 특이점
일본 증시는 한국 증시와 개/폐장 시간이 같다. 그래서 해외주식이지만 동시간대 거래가 가능하다. 특이하게도 한국에서는 사라진 점심휴장(11:30~12:30)이 있다. 또한 코스닥과 같은 자스닥에는 1,600여 개의 종목이 상
장되어있다. 대표 거래소는 도쿄거래소(2,500여 개)이다.

 

외국인 투자자가 가장 당황하는 부분은 거래단위이다. 주식은 일반적으로 100 또는 1,000주씩 거래된다. 주가와 환율에 따라 원화 환산 최소 금액은 변하지만 강세장이 지속되며 유니클로(패스트리테일링)는 5천 만원 이상 있어야 매수 가능하다. 하지만 평균적으로 300만원 수준이면 무난히 최소 단위주식을 매수할 수 있다.

 

매매를 위해서는 홍콩과 같이 4자리의 숫자로 이뤄진 티커를 알아야 한다. 물론 암기가 어렵지만 패턴을 알면 조금 편하다. 산업별로 첫 숫자는 비슷하다. 예를 들어 음식료는 2, 에너지는 5, 전기전자는 6, 자동차는 7, 은행은 8 그리고 유틸리티는 9가 대표적이다.

 

마지막으로 상하한가가 종목마다 다르다. 일반적으로 주식 가격 수준에 따라 다르지만 매번 확인이 필요하다. 물론 우량주 위주로 거래를 한다면 큰 이슈는 아니다.

 

 

 

자산분석실 양길영 선임연구원

출처: 2015년 3분기 Global Asset Lou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