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델타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bondstone 2021. 7. 22. 17:41

[Wealth Management] 델타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 숭실대 금융경제학과 겸임교수/ 경제학박사

델타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전세계를 다시 긴장시키고 있다. 전세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지난 6월 21일 약 30만에서 7월 26일 약 60만명으로 급증하면서, 경기 회복이 지연되거나 다시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3분기 글로벌 경제는 성장은 감속되지만 물가는 기대만큼 낮아지지 않는 국면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높아진 물가 수준과 델타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은 가계의 소비 지연과 기업의 비용 부담을 통해 3분기 경기회복 속도를 추가로 감속시킬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소비 및 여가활동 등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민감도는 이전보다 크게 낮아졌다. 코로나19 재확산은 경제를 다시 위축시키기보다 향후 회복속도를 다소 늦추는 요인일 것으로 예상한다.

코로나19 재확산과 물가 부담의 이중고
델타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전세계를 다시 긴장시키고 있다. 이스라엘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한 것이 2020년 12월이었지만 코로나19는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도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4단계까지 격상되었다. 전세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6월 21일 30만명 내외로 낮아졌지만, 7월 16일에는 60만명 내외로 급증했다. 델타변이 바이러스는 전염력이 더욱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동제한 조치 강화 등에 따라 경기 회복이 지연되거나 다시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델타변이 바이러스 확산은 경제활동을 위축시켜 경제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이다. 그러나 성장률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몇 가지 점검해야 할 부분이 있다. 첫째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가 이전보다 빠른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둘째는 이전처럼 국가별로 동시에 확산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지, 셋째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비와 여가 활동의 제약 강도가 이전보다 높아지고 있는지 또는 오히려 낮아지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첫째, 최근 코로나19의 확산 속도는 이전과 유사한 수준으로 판단된다. 만약 델타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가 과거보다 더 빠르다면, 현재 코로나19 확진자 증가폭이 크지 않더라도 향후 경제전망은 지금보다 훨씬 더 보수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그러나 2020년 6월과 10월, 2021년 3월 등 코로나19가 확산되었던 시점과 현재를 비교해보면, 다행히 지금의 확산 속도는 2020년 6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이전 경험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의 확산이 상대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중국, 인디아, 미국 등의 향후 움직임이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둘째, 지금까지와 달리 최근 코로나19의 확산은 국가별로 차별화가 뚜렷하다. 작년 말 코로나19의 확산이 거의 대부분의 국가에서 나타난 광범위한 현상이었다면, 지금은 국가별로 차별화가 진행 중이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최대치를 기록 중이며 우리나라도 최고치를 넘나들고 있다. 영국도 경제활동을 전면 정상화했지만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최고치 대비 70% 수준으로 여전히 높다. 반면, 미국, 독일, 인디아 등은 각각 해당 국가의 최악의 확진자 수 당시와 비교했울 때 현재 신규 확진자 수는 약 1/5 수준에 머물러 있다.

셋째, 최근 경기 흐름에서 나타난 특징은 코로나19가 소비와 여가 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이전보다 대폭 낮아졌다는 점이다. 구글 (Google)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생활의 변화를 이동량을 지수로 산출한 모빌리티지수를 발표하는데, 이를 토대로 코로나19 확산과 영향을 추정한 결과 대부분의 국가에서 경제활동의 제약 강도는 이전보다 현저히 낮아지는 흐름이 공통적으로 관찰되었다. 미국의 경우 2020년 6월 코로나19로 인한 활동 제약이 100 이었다면, 코로나19 재확산에도 불구하고 2021년 이후의 민감도는 40 이하로 낮아졌다.

이런 흐름은 극단적인 이동제한을 시행했던 유럽에서도 관찰되었다. 유럽은 2020년 6월의 소비와 여가활동 제약이 100 이었다면, 코로나 재확산이 나타났던 2021년 3월에는 위축 폭이 10 이내로 대폭 감소했다. 인디아, 브라질 등 신흥국의 경우에도 코로나19로 인한 활동 제약 강도는 이전보다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우리나라는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민감도가 가장 낮은 국가군에 속했는데, 5월 중순 이후 코로나 재확산이 감지되었지만 소비와 여가활동 지수는 오히려 코로나19 이전 수준보다 더 왕성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민감도가 낮아진 배경에는 온라인 소비 확대, 정부 보조금 지급 등으로 소비가 빠르게 회복되었고, 재택근무 인프라 구축과 경제 재개방 기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경제주체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외부활동에 나선 점도 코로나19의 경기민감도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경제가 다시 위축될 가능성은 낮지만, 3분기 성장의 눈높이는 낮춰야 할 환경
2분기 글로벌 경제는 물가상승 속도가 상당히 빨랐고 장기금리는 급등했지만, 경제성장 속도가 더 빠르게 진행되면서 금융시장도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나 3분기 글로벌 경제는 2분기를 정점으로 성장속도는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물가상승률은 2분기에 비해 크게 낮아지지 않아 부담이 높아지는 국면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이에 더하여 백신 접종률이 67%로 높아진 영국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어나는 등 델타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도 빨라지고 있다. 높아진 물가 수준은 가계의 소비를 지연시키고 기업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켜 3분기 경기회복 속도를 추가로 감속시킬 가능성이 있다. 성장 감속과 물가 부담이 동시에 나타나는 미니 스태그플레이션 논란도 강해질 것이다.

그러나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경기가 위축되었던 2000년대 중후반에 비해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은 절대적인 수준이 낮다. 또한 코로나19가 경제활동에 미치는 민감도가 크게 낮아졌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지나치게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 바이러스가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2020년 상반기는 물론 2021년 1분기에 비해서도 크지 않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재확산은 경제를 다시 위축시키는 최악의 상황으로 전개되기보다는, 향후 경기회복 속도를 다소 늦춰주는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그림1] 코로나19와 소비여가활동지수 민감도 추정: 한국 
[그림2] 코로나19와 소비여가활동지수 민감도 추정: 미국 

[그림3] 코로나19와 소비여가활동지수 민감도 추정: 영국

자료: CEIC, KB증권


주: 코로나19 확진자 수 변동에 따른 구글 모빌리티 소비 및 여가 활동지수의 반응계수를 추정. 국가 별로 민감도가 가장 높은 시점을 100으로 환산. 해당 지수가 높아지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소비 및 여가 활동 제약 강도가 높아진 것으로, 해당 지수가 낮아지면 코로나19 확산에도 소비 및 여가 활동이 크게 영향 받지 않는 것으로 해석

 

202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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