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중간 펀더멘털의 차별화가 글로벌 자산시장에 주는 시사점

bondstone 2019. 6. 20. 11:24

[Wealth Management] 미∙중간 펀더멘털의 차별화가 글로벌 자산시장에 주는 시사점

신동준 KB증권 자산배분전략부 상무/ 숭실대 금융경제학과 겸임교수


지난 5월 5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깜짝 트윗 하나가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그는 “중국산 수입품 2천억 달러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할 것이며, 나머지 3,250억 달러에 대해서도 조만간 관세를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전격적인 대중국 관세 인상으로 자산배분전략의 근간을 이루는 경제전망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당분간 현재의 관세율이 유지될 것이라는 가정 하에서 새롭게 추정된 경제전망이 글로벌 자산시장에 주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 주식의 비중확대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 (10%→25%)이 미국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미미하기 때문이다. 미국경제는 적어도 2021년까지 잠재성장률 위에서 느리지만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오히려 2018년 4분기를 정점으로 감속성장 구간에 진입한 단기순환 사이클은 2020년 하반기 중 저점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 (Fed)은 6월 19일 FOMC에서 선제적이고 보험적인 금리인하를 통해 경기팽창국면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시사했다. 7월과 9월 연내 두 차례, 50bp의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다. 미국 주식의 이익전망이 꾸준하게 높아지고 있어 가격 측면에서도 부담스럽지 않다. 미국 주식의 상승추세는 지속될 것이다.


둘째, 반면 중국 주식은 3분기 반등을 비중축소 시점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달리,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될수록 중국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존의 중국경제 전망은, 하반기부터 대중국 관세 10%가 철폐된다는 가정 하에 2분기를 저점으로 연말까지 반등할 것이라는 것이 컨센서스였다. 그러나 거꾸로 관세율이 인상되었기 때문에, 현 수준의 관세가 유지된다면 중국경제의 성장경로는 1분기를 고점으로 2020년 말까지 둔화되는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성장률은 6.2%를 유지되겠지만, 2020년 성장률은 6%를 하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만약 2020년부터 나머지 중국산 수입품 3,250억 달러에도 관세가 부과된다면 성장률은 5%대 초반까지 급락한다. 중국경제의 5%대 성장은 경기침체를 의미한다. 중국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용지표마저 최근 급락하고 있기 때문에 시진핑 중국주석 역시 마냥 시간을 끌기는 어려워 보인다. 


현재 상해종합지수는 올해 상승분의 절반을 되돌린 2,860pt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중이다. 8월 말까지는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5G 상용화 기대와 첨단기업 전용 주식거래시장인 과창판 출범에 따른 추가 자금유입이 예상되는데다, 연준의 금리인하에 따른 위안화 약세 진정, 중국 등 신흥시장의 동반 통화완화 등 내수부양 정책 기대도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8월 말부터는 화웨이의 임시 수출허가 종료 등 무역분쟁과 관련한 부정적 이벤트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고, 빠른 경기둔화와 함께 중국 기업이익의 하향 추세도 이어지고 있어 상해종합지수는 2,620pt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6월 말 G20 정상회담에서 미중 무역분쟁이 일부 완화된다 하더라도 전략은 동일하다. 하반기부터 관세율이 철폐된다는 기존의 전망 하에서도 중국 주식은 4분기부터 연간 경상수지 적자 전환 우려에 따른 자본유출, 과다부채 문제 등 중장기 시스템 위험이 재부각될 가능성이 높고, 작년 하반기 이후 집중됐던 정책효과도 2020년부터는 빠르게 약해지기 때문이다. 중국 주식은 관세 협상 타결 여부와 관계 없이 3분기 중 반등을 활용하여 비중을 축소할 것을 권고한다. 점점 더 미뤄두면서 덩치가 커지고 있는 기업부채와 부실 문제는 2020년 이후 빠른 성장둔화와 함께 위험요인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셋째, 중국 금융시장과 상관관계가 높은 유로존과 한국 주식도 중국 투자전략과 동일한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화웨이, 중흥통신 (ZTE) 등 중국의 첨단기업 직접 제재로 이들 섹터의 가격 조정이 불가피한 가운데, 최근 5년 간 중국 대표지수인 CSI 300의 통신서비스 및 IT 섹터와 가장 상관관계가 높았던 시장은 유로존과 신흥시장 주식, 그리고 한국의 필수소비재 주식 등이다. 또한 위안화 (USD/CNH)가 약세일 때에는 한국의 산업재와 경기소비재 주식 등의 하락폭이 가장 컸다. 2019년 한국경제 성장률도 2.2%로 더 낮아질 전망이며, 중국의 성장률 둔화를 감안할 때 2020년 성장률 역시 하방위험이 높아 보인다. 한국은행도 3분기 중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추가 인하도 고려될 것으로 예상한다.


넷째, 따라서 한국과 미국의 국채와 달러를 통한 보험성 헤지 전략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중국산 수입품 관세율 인상이 당장 미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그러나 2018년 하반기처럼 미국 주가가 급락하거나, 최근처럼 장단기 금리 역전이 깊어진다면 민간 경제주체들의 경기침체 우려도 커진다. 그럴 경우 소비와 투자, 고용 계획 등이 철회 또는 지연되면서 실제로 미국경제가 침체에 빠질 위험도 존재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대중국 관세 인상과, 멕시코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후 철회 해프닝 등 예측불허의 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민간 경제주체들의 피로도와 위험 회피 심리도 높아지고 있다. 즉 경제와 주식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면서도, 현실적인 자산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수요가 국채와 달러를 통해 유입되면서 주요국의 장기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미국 10년 금리는 1.75%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환 헤지를 통해 미국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자라면 달러채권을 통해서, 그리고 환 노출을 통해 미국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자라면 원화채권을 통해서 일부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을 권고한다.


다섯째, 중장기 투자자의 경우, 구조개혁이 잘 진행되고 있는 인디아, 베트남, 브라질 주식을 분할 매수하는 전략은 여전히 동일하다. 인디아는 모디 총리의 압승 후 모디노믹스 정책 추진이 가속화되면서 부진한 내수경기의 회복이 기대된다.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와 기업의 주당순이익 개선도 긍정적이다. 베트남은 단기적인 상승 여력은 크지 않지만 국영기업의 민영화, 금융시장 개방의 시작점이 될 증권법 개정, MSCI 신흥시장 지수 편입 등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버블이 일부 형성되었던 2018년과 달리 신규투자자는 지금이 적정가격에 매입할 수 있는 기회다. 브라질의 연금개혁안은 7월에 하원을, 10월까지는 상원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 시점을 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3분기 내 통과와 10년간 7~8천억 헤알의 재정 절감이 될 것이다.


(그림1) 기준금리 이하로 하락한 미국 국채금리 

자료: 미 연준, KB증권


2019.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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