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외화자산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

bondstone 2018. 3. 19. 13:39

[특별기고] 외화자산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 상무보/ 숭실대 금융경제학과 겸임교수




미국증시의 대표지수 S&P500이 금융위기 이전 고점을 뚫고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것은 2013년이었다. 이 시점을 전후하여 국내투자자들의 자산배분전략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이전까지 자산배분전략의 두 축은 한국주식과 미국국채였다. 신흥시장에 속한 한국주식은 성장성을 대표했고, 미국국채는 달러자산으로서 안정성을 대표했다. 원화와 달러, 성장자산과 안전자산, 주식과 채권으로서 이 두 자산의 조합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가 향후 투자수익률을 좌우했다.


그러나 2013년을 전후하여, 성장이 멈춘 줄로만 알았던 미국이 성장하기 시작하면서 변화가 나타났다. 미국주식이 성장성을 대표하는 자산으로 떠올랐고, 몇 차례 금융위기를 넘기면서 재정건전성이 탄탄해진 한국국채가 오히려 안정성을 대표하는 자산으로 대체되었다. 자산배분전략의 두 축이 바뀐 것이다. 


실제로 2001년 이후 어느 시기에서든지 코스피와 S&P500에 각각 1년 동안 투자한다고 가정하고 투자수익률의 차이를 비교해보았다. 2002년부터 2012년까지는 코스피가 평균 11.3%포인트 S&P500의 수익률을 앞섰지만, 2013년 이후부터는 오히려 코스피가 평균 8.6% 포인트 뒤졌다. 


미국을 성장하는 국가로 이끌었던 것은 대형 기술주들이었다.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즉 ‘FAAMG’이라 불리는 미국의 시가총액 상위 5개 테크 거인들의 주가는 2013년 이후 평균 234%나 급등했다. 같은 기간 S&P500도 87%나 올랐지만 테크 거인들의 상승률에는 미치지 못했다. S&P500 내에서 이들의 시가총액 비중은 2013년초 8.6%에서 현재 15.3%로 빠르게 확대되었지만, 순이익과 매출액 비중은 각각 10%, 6%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성장 기대가 그만큼 높다는 의미다.


테크 거인들은 새로운 비즈니스나 수요를 창출하여 경제전반의 파이를 키우기보다 기술혁신과 온라인을 무기로 여타 산업과 기업들의 이익을 잠식하며 성장한다. 소위 ‘파괴적 혁신기업 (disruptive innovator)’들이다. 2014년부터 최근 4년 동안 테크 거인들의 순이익 증가율은 평균 12.9%에 달한다. 반면 이들에게 이익을 잠식당한 S&P500기업들의 순이익 증가율은 1.0%에 불과하다. 테크 거인들이 성장하며 주가상승 랠리를 이끌수록 경제전반과 여타 대부분의 기업들은 저성장과 저생산성이 고착화되는 양극화된 구조다.


한국증시는 전세계적인 저성장 기조 속에서 안정성장기에 진입하고 있다. 반면 미국증시는 혁신기업들의 등장으로 성장동력을 회복하는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와 재정지출 한도 상향으로 기업들의 순이익 전망도 빠르게 상향조정되고 있다. 재정정책의 가세로 테크 거인뿐 아니라 금융, 에너지, 소재산업들의 주가도 회복되고 있다.


전세계 주식시장에서 한국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에 불과하다. 시가총액이 100억달러 이상인 초대형기업의 숫자도 한국은 30개에 불과한 반면, 미국은 435개, 중국도 111개에 달한다. 전세계에 펼쳐진 다양한 투자기회를 통해 투자수익률을 제고하는 한편 변동성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외화자산을 보유함으로써 나타나는 위기시의 손실방어 효과는 덤이다.


2018.5.28

헤럴드경제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180528000397


* 세상에.. 원고를 넘긴지 무려 두달 반 만에 뜬굼없이 기사가 떴다.



아래는 원문


[광화문광장] 외화자산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 상무보/ 숭실대 금융경제학과 겸임교수


미국증시의 대표지수 S&P500이 금융위기 이전 고점을 뚫고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것은 2013년이었다. 이 시점을 전후하여 국내투자자들의 자산배분전략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이전까지 자산배분전략의 두 축은 한국주식과 미국국채였다. 신흥시장에 속한 한국주식은 성장성을 대표했고, 미국국채는 달러자산으로서 안정성을 대표했다. 원화와 달러, 성장자산과 안전자산, 주식과 채권으로서 이 두 자산의 조합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가 향후 투자수익률을 좌우했다.


그러나 2013년을 전후하여, 성장이 멈춘 줄로만 알았던 미국이 성장하기 시작하면서 변화가 나타났다. 미국주식이 성장성을 대표하는 자산으로 떠올랐고, 몇차례 금융위기를 넘기며 재정건전성이 탄탄해진 한국국채가 오히려 안정성을 대표하는 자산으로 대체되었다. 자산배분전략의 두 축이 바뀐 것이다.


실제로 2001년 이후 어느 시기에서든지 코스피와 S&P500에 각각 1년 동안 투자한다고 가정하고 투자수익률의 차이를 비교해보았다. 2002년부터 2012년까지는 코스피가 평균 11.3%포인트 S&P500의 수익률을 앞섰지만, 2013년 이후부터는 오히려 코스피가 평균 8.6%포인트 뒤졌다.


미국을 성장하는 국가로 이끌었던 것은 대형 기술주들이었다.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즉 ‘FAAMG’이라 불리는 미국의 시가총액 상위 5개 테크거인들의 주가는 2013년 이후 평균 234%나 급등했다. 같은 기간 S&P500도 87%나 올랐지만 테크거인들의 상승률에는 미치지 못했다. S&P500 내에서 이들의 시가총액 비중은 2013년초 8.6%에서 현재 15.3%로 빠르게 확대되었지만, 순이익과 매출액 비중은 각각 10%, 6%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성장 기대가 그만큼 높다는 의미다.


테크거인들은 새로운 비즈니스나 수요를 창출하여 경제전반의 파이를 키우기보다 기술혁신과 온라인을 무기로 여타 산업과 기업들의 이익을 잠식하며 성장한다. 소위 ‘파괴적 혁신기업 (disruptive innovator)’들이다. 2014년부터 최근 4년 동안 테크거인들의 순이익 증가율은 평균 12.9%에 달한다. 반면 이들에게 이익을 잠식당한 S&P500기업들의 순이익은 1.0%에 불과하다. 테크거인들이 성장하며 주가상승 랠리를 이끌수록 경제전반과 여타 대부분의 기업들은 저성장과 저생산성이 고착화되는 양극화된 구조다.


한국증시는 전세계적인 저성장 기조 속에서 안정성장기에 진입하고 있다. 반면 미국증시는 혁신기업들의 등장으로 성장동력을 회복하는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와 재정지출 한도 상향으로 기업들의 순이익 전망도 빠르게 상향조정되고 있다. 재정정책의 가세로 테크거인 뿐 아니라 금융, 에너지, 소재산업들의 주가도 회복되고 있다.


전세계 주식시장에서 한국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에 불과하다. 시가총액이 100억달러 이상인 초대형기업의 숫자도 한국은 30개에 불과한 반면, 미국은 435개, 중국도 111개에 달한다. 전세계에 펼쳐진 다양한 투자기회를 통해 투자수익률을 제고하는 한편 변동성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외화자산을 보유함으로써 나타나는 위기시의 손실방어 효과는 덤이다.


2018.3.19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