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보수적 관점, 봄에 찾아올 새로운 기회

bondstone 2018. 12. 5. 18:21

2019년 자산배분전략: 보수적 관점, 봄에 찾아올 새로운 기회


KB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전략가 신동준


작년 이 맘 때와는 달리, 2019년 경제와 투자환경을 바라보는 시각이 긍정적이지 않다. 미국경제를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는 점점 더 커지고 있고,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는 빠르게 축소되며 미래의 어두운 경제를 시사하는 중이다. 수년간 주식시장을 주도했던 미국의 대형 기술주들 역시 비용상승과 보안문제로 주도력을 상실했다. 미중 양국은 G20에서의 만찬을 통해 무역분쟁을 봉합하는 듯 했지만, 자국의 입장만을 고려한 서로 다른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의 자산배분전략 역시 한쪽으로 급격히 쏠리는 중이다. 모두가 현금비중 확보, 달러 및 채권투자 확대, 주식비중 축소를 추천하고 있다. 내년에도 투자의 기회는 있다. 몇 가지 기회 요인들을 살펴보자.


첫째, 오랜만에 미국경제의 장단기 경기흐름이 엇갈린다. 금융위기 이후 115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미국 경제의 장기상승국면은 2019년에도 지속될 것이다. 경제가 침체에 빠지기 위한 전제 조건인 과잉부채와 대출, 과잉투자와 소비, 과잉재고 등의 조짐이 별로 없다. 다만, 2017년 2분기부터 시작된 미국 경제의 단기순환주기상 확장국면은 2018년 4분기를 정점으로 마무리되어 내년부터는 감속성장에 진입할 예정이다. 적어도 2019년 상반기까지는 지난 2년 간 확장국면에서 시장을 이끌었던 미국 주식과 IT섹터의 주도력은 약화될 것이다. 해외매출 비중이 각각 50%, 80%가 넘는 미국 IT, 반도체 기업들을 중심으로 달러강세의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면서, S&P500 기업들의 2019년 주당순이익 (EPS) 증가율 전망도 현재 10% 수준에서 1분기 중 대폭 낮아질 전망이다. 경제성장의 추세는 꺾이지 않았지만 속도가 줄어드는 만큼, 지금처럼 매 분기마다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패턴은 완화될 것이다. 12월을 포함하여 2019년 말까지 총 세차례의 금리인상을 전망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금리인상 속도조절을 통해 장단기 금리 역전을 방어하고 경기상승국면을 장기화할 것이다.


둘째, 내년 2분기 즈음에는 미국과 중국경제의 흐름도 엇갈릴 가능성이 높다. 경기둔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중국경제는 2019년 2분기 중 저점을 형성할 전망이다. 중국의 2019년 상반기 GDP성장률은 6%를 하회할 것이며, 무역갈등의 부정적 여파는 중국을 중심으로 1분기에 극대화될 것이다. 달러 초단기채권과 원화 장기국채 편입 비중을 확대하고, 위험자산의 새로운 진입 기회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중국과 한국 주식은 무역분쟁의 부정적 영향을 선반영하면서 혹독한 가격조정을 겪고 있다. 2019년 1분기까지 이들의 저점은 조금 더 낮아질 수 있겠지만 저점까지의 거리도 얼마 남지 않았다. 미국의 성장률과 기업이익 전망 하향으로 미국 주식의 변동성은 지금부터 더 확대되겠지만, 중국과 한국 주식에 미치는 충격과 변동성은 지난 10월을 기점으로 감소하면서 2019년 1분기 말~2분기 초에 저점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동 시점에서는 밸류에이션 매력을 감안한 중국과 한국 주식의 편입 전략이 유효하다. 한편, 2019년 1분기 중 한국과 미국의 장기금리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 및 주식시장에 부정적 여파들이 집중되면서 빠른 속도로 하락할 것이다. 미국과 한국 국채10년 금리는 각각 1분기 중 2.75%, 1.85%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그 시점부터는 반대로 채권투자 비중을 조금씩 축소해나갈 때다. 미국경제의 감속 초기인 상반기 중에는 경기둔화에 대한 공포가 크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미국경제의 장기흐름이 견조하다는 점이 확인될 것이며, 중국경제는 상반기 저점 이후 조금씩 회복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를 알리는 신호는 중국인민은행의 대출금리 인하가 될 것이다.


2018.12.5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