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연준(FRB)의 선택

bondstone 2007. 11. 2. 14:54

연준(FRB)의 선택

 


10월 미 연준(연방준비제도이사회)이 정책금리를 0.25%p 인하했다. 글로벌증시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채권금리도 상승했다. 금리가 하락하는 동안 많이 떨어졌던 2년 이상 장기금리의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미국의 금리인하를 전후로 가격변수들의 변동성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글로벌 증시와 장기금리가 급등락하고 있고, 주중 원/달러환율이 장중 800원대에 진입하기도 했으며, 국제유가도 한 때 배럴당 96달러를 넘어서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지금의 원/달러환율 하락은 원화강세라기보다 달러약세 현상이다. 외환시장 개입에 적극적이었던 2004~2005년 원화는 전세계에서 가장 강한 통화였지만, 올해 들어서는 대만을 제외하면 가장 약한 통화 중 하나다. 따라서 당국은 시장개입 보다는 완만한 원화강세를 인정하고 용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환시채나 통안채의 대규모 발행 가능성은 낮다.


연준은 지난주 FOMC 직후 성명서를 통해 두차례의 금리인하 효과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하면서 향후 추가 금리인하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향후 신용위기발 미국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될 경우 연준은 또다시 금리인하 카드를 고려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만약 추가 금리인하가 한두차례 더 단행될 경우 시장은 이제 서서히 연준을 의심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럴 경우 연준이 경기침체를 막기 어려울 것이라는 불안감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글로벌 주가와 장기금리는 큰 폭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연준의 승부수는 던져졌으며, 현 상황은 이러한 시나리오로 갈 수 있는 기로에 서 있다.


당장은 다음 FOMC(12월11일) 직전에 발표되는 11월 미 고용지표 등 경제지표의 향방이 중요하다. 남은 한달까지 국내 채권금리는 위아래가 막힌 답답한 박스권을 이어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