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채권형 투자상품의 이해와 재조정 (1)

bondstone 2013. 12. 19. 01:30

채권형 투자상품의 이해와 재조정 (1)
(2013.12.18)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테이퍼링)를 시작으로 채권투자의 시대는 저물고 주식의 시대가 오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투자했던 채권형 투자상품에 대한 재조정이 필요한 시기다. 손실을 보고 있는 경우는 물론이거니와, 이익을 보고 있는 경우에도 상품의 컨셉을 재정립하여 투자목적과 환경에 맞게 투자 지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특히 주식의 경우에는 상품의 컨셉과 이익의 방향이 명확하지만 채권상품의 경우에는 의외로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면 제약상 두편으로 나누어서 다룰 예정이다.

 

#1. 장기국채

30년 국채가 처음 선보였던 작년 가을을 돌아보자. ‘30년 동안 꼬박꼬박 3%의 이자를 지급하는 연금형 상품’이라는 초기 투자 컨셉은 신선했다. 10~20년 뒤의 정기예금금리가 과연 3%보다 높을까라는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한 컨셉이었다. 신용위험이 있는 민간 보험사와는 달리 국가에서 보장하는 국채였으며 세제혜택도 가능했다. 그러나 몇몇 투자자가 최근 몇 년간 장기채 금리 하락으로 큰 수익을 냈다는 입소문에 따라, 투자컨셉은 ‘장기적이고 안정적이며 정기예금보다 높은 이자소득’에서 단순한 ‘자본차익’으로 변질되었다. 결과는 참담했다. 현재 금리는 4%로 약 15%의 자본손실이 발생했다. 뒤집어 보면 지금은 30년 동안 꼬박꼬박 4%의 이자지급이 가능한 장기상품으로 변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미 자본차익을 내는 상품으로 변질된 30년 국채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는 극히 드물다.

 

#2. 브라질국채와 해외채권

장기국채와 비슷한 오류가 있었다. 올바른 투자 컨셉은 ‘환차손 위험을 감안하더라도 매년 10%가 넘는 이자를 수취함으로써 장기적으로 국내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상품’이었다. 환위험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환율은 양국의 펀더멘털을 반영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방향성을 가지지만 장기적으로는 수렴하는 경향이 있다. 세금도 없어졌다. 디폴트 위험만 없다면 장기상품으로는 훌륭한 컨셉이다. 국제신용평가 기준 BBB등급 국가의 디폴트를 논하는 것은 지나치게 앞서나간 일이다. 그러나 단기 환차익을 위한 투자로 변질되면서 투자손실률만 따진다. 일시적으로 회복될 때도 단기 투자이익만 뉴스가 된다.

 

장기국채와 마찬가지로 계좌에는 이자를 제외하고 원금에 대한 수익률만 찍힌다. 매번 지급되는 이자는 따로 지급되기 때문에 매번 계좌를 열어볼 때마다 가슴이 쓰리다. 장기적으로 국내 예금금리보다 높은 이자를 받으려는 목적으로 이자지급형 상품포트폴리오의 일부를 장기국채나 브라질국채에 투자한 투자자라면 계좌를 열어보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어차피 단기수익이 높게 났다고 해서 이익실현할 것이 아니라면 들어오는 이자에만 행복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이익실현의 욕구가 강하다면 투자 컨셉과 타이밍에 대해서 반드시 다시 고민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브라질보다 금리가 훨씬 낮은 여타 해외국채투자는 장기 이자형상품이 아닌 환차익 상품이다.

 

다음 편에는 물가연동국채와 시니어론, 해외 하이일드채권, 리츠 등을 다루어 보도록 하자.

 

 

아래는 신문판.

제목을 포함하여 전반적으로 뉘앙스가 많이 달라졌습니다.ㅠ

특히 마지막 멘트는 거꾸로 편집하였군요. 흠..

 

[신동준의 채권이야기] 30년물 국채, 美 양적완화 수혜 상품이라더니...

 

연말이다. 최근 미국이 양적 완화를 축소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 시장에서는 채권투자 시대가 저물고 주식의 시대가 오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채권형 투자상품에 대한 재조정이 필요하다. 손실이 나든, 이익을 보든 상관없이 투자 목적과 환경에 맞게 투자를 계속할 지를 결정해야 한다. 특히 채권은 상품의 컨셉과 이익의 방향이 명확하지 않을 때가 많다.

 

지난해 가을 30년물 국채가 첫 선을 보였다. 초기 투자 컨셉은 신선했다. ‘30년 동안 꼬박꼬박 연 3%의 이자를 지급하는 연금형 상품’이라고 했다. 10년에서 20년 후 정기예금금리가 과연 3%보다 높을까라는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했다. 신용위험이 있는 민간 보험사와 달리 국가에서 보장하는 국채였고, 세제혜택도 받을 수 있었다.

 

몇몇 투자자가 최근 몇 년 동안 장기채 금리가 떨어지면서 큰 수익을 냈다는 입소문에 났다. 30년물 국채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이면서도 정기예금보다 높은 이자소득을 내는 상품’에서 ‘자본차익을 낼 수 있는 상품’으로 변질됐다.

 

결과는 참담했다. 12월 중순 현재 금리는 연 4%다. 이 상품이 투자한 사람은 약 연 15%의 자본손실이 발생했다. 뒤집어 보면 지금은 30년 동안 꼬박꼬박 4%의 이자지급이 가능한 장기투자상품이지만, 시장에서는 30년물 국채가 자본차익을 내는 상품이 아닌 손실을 보는 상품으로 투자자의 외면을 받는다.

 

브라질국채와 해외채권도 장기국채와 비슷한 오류가 있었다. 당초 투자자들에게는 ‘환차손 위험을 감안하더라도 매년 10%가 넘는 이자를 수취함으로써 장기적으로 국내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상품’이었다.

 

환 위험이 있긴 하나, 환율은 장기적으로 수렴한다. 세금도 없어졌다. 부도(디폴트)위험만 없다면 장기상품으로는 훌륭하다. 그러나 이 상품은 당시 단기 환차익을 위한 투자로 변질됐다. 일시적으로 회복될 때도 단기 투자이익만 뉴스가 된다.

 

해외 채권 계좌에는 이자를 제외하고 원금에 대한 수익률이 찍힌다. 매번 이자가 따로 지급되기 때문에 계좌를 열어볼 때마다 가슴이 쓰리다. 장기적으로 국내 예금 금리보다 높은 이자를 받으려고 투자한 투자자라면 계좌를 열어보지 않는 게 낫다.

 

하지만 이익실현의 욕구가 강하다면 투자 컨셉과 타이밍에 대해서 재투자를 고민해야 한다. 브라질보다 금리가 훨씬 낮은 해외국채에 투자하는 것이 환차익 상품으로 매력이 있다.

 

다음 편에는 물가연동국채와 시니어론, 해외 하이일드채권, 리츠 등을 다뤄 보도록 하자.


 

2013.12.19

조선비즈

http://premium.chosun.com/site/data/html_dir/2013/12/19/201312190177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