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3년 하락 끝내고 반등하는 원자재

bondstone 2014. 2. 27. 23:00

[글로벌 투자 따라잡기] 3년 하락 끝내고 반등하는 원자재
품목별 차별화 뚜렷…귀금속과 곡물 ‘기대돼’

 


사진은 헝가리의 밀밭.
 


시장이 방향성을 잃었다.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들은 줄줄이 예상치를 밑돌거나 나쁘다. 기록적인 한파의 영향인 것은 분명하지만 몇몇 지표들을 보면 반드시 날씨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도 사실이다. 그 와중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회의 때마다 100억 달러씩의 양적 완화 규모 축소(테이퍼링)를 계속 이어갈 태세다. 1월 회의 때는 기준금리 조기 인상을 주장하는 매파적 목소리마저 늘었다.

 

채권과 원자재 시장은 미국 경기 둔화에 반응하는 중이다. 미국과 한국의 국채 10년 금리는 고점 대비 0.25~0.35% 포인트 가까이 낮아진 상태에서 8개월째 좁은 박스권을 이어가는 중이다. 금리는 올라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금융 위기 이후 뜨거웠던 채권시장은 거래량이 급감하며 고사 직전이다.

 

원자재는 3년째 가격 하락을 멈추고 반등 중이다. 원자재 내에서도 특히 안전 자산군으로 분류되는 귀금속과 농산물 가격 상승이 두드러진다. 반면 위험 자산군으로 분류되는 비철금속은 여전히 부진하다. 아이러니하게도 글로벌 주가는 여전히 강하다. 경제지표가 좋지 않은 데도 미국과 유럽 주가는 하단이 견고하게 지켜지며 벌써 전고점 부근까지 올라섰다.

 


미국 경제지표가 중요한 이유는
혼재된 흐름은 중앙은행과 관계가 있다. 중앙은행들은 장기적인 경기 회복 기조 전망을 유지하면서 유동성 공급 축소를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이 경제를 걱정하기 시작한 만큼 예상과 달리 상황이 나빠질 경우에는 언제든지 추가적인 부양책을 펼칠 것이라는 립서비스도 동시에 잊지 않고 있다. 미국 경제에 대한 의구심이 남아 있기 때문에 주가의 상승 탄력은 현저하게 약해졌다. 반면 발을 빼는 줄 알았던 중앙은행들이 하단을 막아준다면 적정 가격 이상으로 하락했던 낙폭 과대 자산들에는 더없이 좋은 뉴스다. 최근 원자재 가격과 함께 일부 신흥국 자산 가격이 반등하는 이유다.

 

원자재 가격은 미국 혹한의 영향으로 원유·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상승했고 공급 이슈가 해소되고 있는 기호작물의 가격이 급등한 영향을 크게 받았다.

 

특히 북미 지역의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은 셰일가스 생산으로 풍족해졌던 천연가스 재고량을 몇 개월 새 10년 밴드의 하단 수준으로 소진시켰다. 비록 선물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2010년 수준 이상으로 올라섰지만 바닥권의 재고량을 감안할 때 놀랄만한 수준은 아니다. 겨울 시즌이 지나 난방 수요가 줄고 생산·운송 차질이 정상화되면 재고는 다시 회복될 것이다.


다만 원자재의 높은 가격 변동성을 감안할 때 최근의 성과를 주목할 만한 변화로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몇몇 소수 종목을 제외한 대다수의 품목들은 여전히 공급 측면에서의 압박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금값 반등에 대해선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지난해 내내 가격을 짓누르던 상장지수펀드(ETF)의 매도세가 완화되면서 가격 반등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최근 데이터에서 ETF의 현물 매수가 확인되고 있다.  ETF의 재매수는 의미 있는 반등 신호다. 단기 반등에 따른 조정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하단이 견고하게 지지되는 강한 하방경직성이 예상된다.

 

귀금속과 곡물 가격의 상승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의 혹한으로 경제지표가 부진하면서 경기 회복 추세에 대한 판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경기에 대한 평가를 일단 미루고 경기와 관련이 적거나 낙폭이 과대한 자산에 관심을 더욱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귀금속과 농산물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 두 가지 조건에 모두 부합한다. 
 


ETF 활용한 투자 가능해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상품을 사야할까. 귀금속과 곡물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에너지와 기초 금속의 상승세가 둔화되거나 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이 원자재 내 차별화 흐름이 진행되면서 에너지 비중이 높은 원자재 지수는 상승세 둔화 또는 반락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원자재 지수에 투자하는 상품을 선택한다면 에너지 비중이 높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골드만삭스 원자재 가격지수(GSCI)보다 원자재 비중이 다소 낮은 다우존스-UBS 상품지수(DJ-UBS)를 추종하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더 나은 성과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낙폭 과대 자산에 대한 관심도 가져야 한다. 미국 국채 금리와 신흥국 주가 흐름에서 낙폭 과대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다. 시장의 시선은 작년 양적 완화 규모 축소(테이퍼링)에서 올해 초 미국 경제에 대한 의심으로 넘어왔다. 하지만 2월 초부터는 미국 국채 금리가 횡보하는 가운데 신흥국 주가가 반등했다. 투자자들이 미국 경제에 대한 판단을 일단 미루면서 과도한 우려로 하락했던 자산에 주목한 결과다. 낙폭 과대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아직 반등률이 높지 않은 귀금속과 곡물에 대한 관심은 더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낙폭 과대에 의한 가격 반등은 수급을 주목해야 한다. 펀더멘털 변화가 가시화되기 전에 자금 이동이 먼저 관찰되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 귀금속과 같이 과매도에 따른 낙폭 과대는 더욱 그렇다. 현재까지 수급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작년 가격 하락을 이끌었던 ETF 매도세가 크게 완화되면서 귀금속 가격은 하방 경직성을 확보할 것으로 평가된다. 농산물에 투자하는 ETF로 자금이 순유입되고 있고 곡물 선물로 투기적 순매수 포지션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가와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에 대한 관심을 둘 필요도 있다. 부정적인 경제지표들에도 불구하고 주식 매수세가 유지되고 있는 것을 보면 투자자들의 경기 판단이 부정적으로 선회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오히려 주식 비중을 줄이지 않으면서 주식과 상관관계가 낮은 원자재 비중을 늘린다면 전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출 수 있다. 이렇듯 대체 투자를 통해 자산 배분 효과를 높일 수 있는 투자 대상은 부동산(리츠)과 프런티어 주식이 있다. 이들의 가격도 동반 상승 중이다. 원자재 중에서도 주가와 경기에 비교적 덜 민감한 귀금속과 곡물 가격이 상승했다.

 

약 1~2개월의 시계로 투자한다면 비용이 적고 매매가 용이한 ETF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원자재 시장 전체, 특히 유망해 보이는 귀금속과 곡물에 투자하는 ETF를 선별해 봤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자산분석부 이사

 

2014.3.3

한경비지니스

http://magazine.hankyung.com/business/apps/news?popup=0&nid=01&nkey=2014031300953000121&mode=sub_view

 

 

아래는 원문

 

 

<글로벌 투자 따라잡기> 원자재 가격 반등, 품목별 차별화가 예상된다
(2014.2.27)

 

미국 경제지표가 중요한 이유
시장이 방향성을 잃었다.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들은 줄줄이 예상치를 하회하거나 나쁘다. 기록적인 한파의 영향임은 분명하지만 몇몇 지표들을 보면 반드시 날씨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도 사실이다. 그 와중에 연방준비제도는 매 회의 때마다 100억달러씩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테이퍼링)를 계속 이어갈 태세다. 1월 회의 때는 조기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매파적인 목소리마저 늘었다.

 

채권과 원자재시장은 경기둔화에 반응하는 중이다. 미국과 우리나라 국채10년 금리는 고점 대비 0.25~0.35%포인트 가까이 낮아진 상태에서 8개월째 좁은 박스권을 이어가는 중이다. 금리는 올라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금융위기 이후 뜨거웠던 채권시장은 거래량이 급감하며 고사 직전이다.

 

원자재는 3년째 가격하락을 멈추고 반등 중이다. 원자재 내에서도 특히 안전자산군으로 분류되는 귀금속과 농산물 가격 상승이 두드러진다. 반면 위험자산군으로 분류되는 비철금속은 여전히 부진하다. 에너지가격은 올랐지만 한파의 영향이 컸다. 달러는 2월 이후 약세로 돌아섰고, 위험자산 선호의 바로미터였던 엔/달러 환율은 105엔을 고점으로 반락 중이다.

 

반면 여타 금융시장 흐름과는 반대로 글로벌 주가는 여전히 강하다. 경제지표가 좋지 않은데도 미국과 유럽 주가는 하단이 견고하게 지켜지며 벌써 전고점 부근까지 올라섰다. 추가로 상승할 수 있을까?

 

최근의 혼재된 흐름은 중앙은행과 관계가 있다. 중앙은행들은 장기적인 경기회복 기조 전망을 유지하면서 유동성 공급 축소를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이 경제를 걱정하기 시작한 만큼, 예상과 달리 상황이 나빠질 경우에는 언제든지 추가적인 부양책을 펼칠 것이라는 립서비스도 동시에 잊지 않고 있다. 미국경제에 대한 의구심이 남아있기 때문에 주가의 상승탄력은 현저하게 약해졌다. 반면 발을 빼는 줄 알았던 중앙은행들이 하단을 막아준다면 적정 가격 이상으로 하락했던 낙폭과대 자산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뉴스다. 최근 원자재가격과 함께 일부 신흥국 자산가격이 반등하는 이유다.

 

전고점을 강하게 뚫고 올라가기 위해서는 경제지표가 핵심이다. 한파의 영향권 아래에 있는 2월 미국 경제지표는 3~4월에 걸쳐 발표될 예정이다. 3월 FOMC에서는 100억달러의 추가 테이퍼링이 예상된다. 엔화 약세 추세가 한풀 꺾인 가운데 4월 일본의 소비세 인상도 변동성 확대 요인이다. 4월부터는 인도네시아, 남아공, 태국, 헝가리 등 신흥국들의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날씨효과가 제거된 미국경제를 다시 확신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이 작년 하반기와 같은 방향성을 가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눈에 띄는 원자재가격 상승, 품목별 차별화가 나타날 전망
주식과 채권가격이 함께 상승하는 등 글로벌 자산시장이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원자재가격은 연초 이후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원자재 가격은, 혹한 영향으로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상승했고 공급이슈가 해소되고 있는 기호작물(소프트)의 가격이 급등한 영향을 크게 받았다. 기초금속도 미약하지만 소폭 반등하고 있고, 최근에는 귀금속과 곡물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북미지역의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은 셰일가스 생산으로 풍족해졌던 천연가스 재고량을 몇 개월 새 10년 밴드의 하단수준으로 소진시켰다. 비록 선물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2010년 수준 이상으로 올라섰지만 바닥권의 재고량을 감안할 때 놀랄만한 수준은 아니다. 겨울시즌이 지나 난방수요가 줄고 생산/운송차질이 정상화되면 재고는 다시 회복될 것이다.

 

기초금속들도 모처럼 반등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달러약세를 반영한 수준으로 공급부담을 떨친 본격적 회복으로 보긴 어렵다. 3월 FOMC에서 추가로 양적완화 규모가 축소되고 달러강세가 다시 전개될 경우 유사한 상승흐름을 기대하긴 쉽지 않다.

 

전반적인 공급부담이 여전한 가운데 전세계 주식시장의 반등과 달러약세 전환에 힘입어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다. 미국의 기록적 한파여파로 에너지 원자재 선물가격이 크게 상승하고 있고 약세흐름이 지속되었던 기초금속도 반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원자재의 높은 가격변동성을 감안할 때 최근의 성과를 주목할 만한 변화로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몇몇 소수종목을 제외한 대다수의 품목들은 여전히 공급측면에서의 압박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면, 금 가격 반등에 대해선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지난해 내내 가격을 짓누르던 ETF의 매도세가 완화되면서 가격반등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최근 데이터에서 ETF의 현물매수가 확인되고 있다.  ETF의 재매수는 의미있는 반등신호다. 단기반등에 따른 조정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하단이 견고하게 지지되는 강한 하방경직성이 예상된다.

 

귀금속과 곡물가격의 상스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의 혹한으로 경제지표가 부진하면서 경기회복 추세에 대한 판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경기에 대한 평가를 일단 미루고, 경기와 관련이 적거나 낙폭이 과대한 자산에 관심을 더욱 집중할 것으로 전망한다. 귀금속과 농산물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 두 가지 조건에 모두 부합한다.

 

귀금속과 곡물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에너지와 기초금속의 상승세가 둔화되거나 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와 같이 원자재 내 차별화 흐름이 진행되면서, 에너지 비중이 높은 원자재 지수는 상승세 둔화 또는 반락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원자재 지수에 투자하는 상품을 선택할 경우, 에너지 비중이 높은 S&P GSCI보다 원자재 비중이 다소 낮은 DJ UBS를 추종하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더 나은 성과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귀금속과 곡물가격의 상승을 기대하는 이유
첫째, 낙폭과대 자산에 대한 관심이다. 미국 국채금리와 신흥국 주가 흐름에서 낙폭과대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다. 시장의 시선은 작년 양적완화 규모 축소(테이퍼링)에서 올해 초 미국경제에 대한 의심으로 넘어왔다. 하지만 2월 초부터는 미국 국채금리가 횡보하는 가운데 신흥국 주가가 반등했다. 투자자들이 미국경제에 대한 판단을 일단 미루면서, 과도한 우려로 하락했던 자산에 주목한 결과다. 낙폭과대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아직 반등률이 아직 높지 않은 귀금속과 곡물에 대한 관심은 더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다.

 

그림1. 아직 반등률 높지 않은 귀금속과 곡물 


낙폭과대에 의한 가격 반등은 수급을 주목해야 한다. 펀더멘털 변화가 가시화되기 전에 자금이동이 먼저 관찰되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 귀금속과 같이, 과매도에 따른 낙폭과대는 더욱 그렇다. 현재까지 수급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작년 가격 하락을 이끌었던 ETF 매도세가 크게 완화되면서 귀금속 가격은 하방 경직성을 확보할 것으로 평가된다. 농산물에 투자하는 ETF로 자금이 순유입되고 있고, 곡물 선물로 투기적 순매수포지션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둘째, 주가와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에 대한 관심이다. 부정적인 경제지표들에도 불구하고 주식 매수세가 유지되고 있는 것을 보면, 투자자들의 경기판단이 부정적으로 선회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오히려 주식 비중을 줄이지 않으면서, 주식과 상관관계가 낮은 원자재 비중을 늘린다면 전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출 수 있다. 이렇듯 대체투자를 통해 자산배분 효과를 높일 수 있는 투자대상은 부동산(리츠)과 프론티어주식이 있다. 이들의 가격도 동반 상승 중이다. 원자재 중에서도 주가와 경기에 비교적 덜 민감한 귀금속과 곡물 가격이 상승했다.

 

약 1~2개월의 시계로 투자한다면 비용이 적고 매매가 용이한 ETF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래에는 원자재 시장 전체, 그리고 특히 유망해 보이는 귀금속과 곡물에 투자하는 ETF를 선별했다. 가격 상승에 확신이 있는 투자자들을 위해 일간 수익률의 2배 또는 3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도 제시하지만, 장기투자에는 적합하지 않다. 농산물에 포함된 기호작물(소프트)는 시장 규모가 작고 변동성이 높으므로 투자의견과 투자 가능한 ETF를 제시하지 않았다.

 

표1. 원자재와 귀금속, 곡물에 투자하는 ET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