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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헤알화의 절상 추세는 마무리

bondstone 2017. 5. 24. 15:32

[EM] 브라질: 헤알화의 절상 추세는 마무리

 

오늘 내일, 즉 24~25일 브라질에서 관심을 갖고 볼 이벤트가 있습니다. 24일 검찰은 테메르 대통령을 수사할지 말지에 대한 공판을 열 예정입니다. 

 

지난 수요일 스캔들이 폭로된 이후 테메르 대통령은 주말을 포함해 2번이나 TV를 통해 자신을 방어했습니다. 여기서 테메르 대통령은 테이프에 녹음된 내용이 조작되었다며 탄핵의 증거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테메르 대통령은 검찰에 공식 수사 중지를 요청했습니다. 24~25일 검찰은 대통령 요청을 수용할지 말지를 논의합니다.

 

당연히 야당의 공세는 높아지고 있습니다.  호세프 전 대통령이 속해 있는 노동당은 탄핵과 이후 직접 선거를 주장했습니다. 다음 대선(원래 예정이라면 2018년 10월)에는 아직도 지지율이 29%가 넘는 룰라 전 대통령이 다시 출마할 것 같습니다.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테메르 대통령이 속한 PMDB당과 연립 정권을 구성하고 있는 중소형 정당 중 하나인 브라질 사회당은 테메르 대통령에 등을 돌렸습니다.

 

다행히(?) 주말에 브라질 주요 지역에 비가 많이 오면서 테메르 탄핵 요구 시위는 약간 수그러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 대통령에 대한 수사 여부가 결정되면 테메르 대통령의 PMDB당과 연정 파트너인 PSDB과 DEM의 입장이 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탄핵이 진행될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내일을 잘 넘기더라도 테메르 대통령에게는 고비가 하나 더 남아 있습니다. 6월 6일 브라질 대법원에서는 2014년 대선에서 부정선거 여부를 판단합니다. 만약 2014년 대선 결과가 무효로 판결이 되면 당시 부통령 당선 결정도 무효가 됩니다. 즉 현재 대통령 지위의 정당성이 없어집니다.

 

문제는 테메르 대통령의 주장과 관계없이 기업인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테메르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추락했다는 사실입니다. 설사 조작되었더라도 밤 11시 대통령 사저에서 비리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 기업인과 테메르 대통령이 도대체 왜 만났냐는 것에 대한 의혹은 사그러들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한마디로 테메르 대통령이 탄핵을 거부하는 한 정치적 불안의 불씨는 남아 있습니다. 그만큼 연금 등 개혁안은 표류하게 될 공산이 큽니다. 투자자들이 불안해하는 이유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라면 테메르 대통령이 탄핵되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것보다는 좀더 나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탄핵되더라도 정책 공백은 호세프 대통령 당시보다는 길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브라질 법상으로 탄핵된 대통령의 후임까지 탄핵으로 공석이 되었을 경우에는 의회에서 간접선거로 대리인을 뽑게 되어 있습니다(88년 개헌). 


하지만 현재 국민들 대부분이 직접선거를 원하고 있습니다. 부패수사 과정에서 너무 많은 정치인들의 비리가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즉, 탄핵이 되더라도 실제 대통령이 선출되는데까지 절차와 시간이 걸립니다.

 

물론 2016년 초만큼 자산가격이 저평가되어 있는 상태라면 정치적 불안에 따른 자산가격 하락을 기회라고 볼 필요가 있습니다. 탄핵 이슈가 발생한 당일 하루에 8% 가량 절하된 만큼 더 절하될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봅니다.


그러나 헤알화가 2001~02년이나 2016년에 비해서는 저평가되었다고 볼 정도는 아닙니다. 예를 들어 재정수지와 헤알화의 관계를 보면 2016년 이후 실제 재정 개선 속도에 비해 헤알화가 빨리 절상되었습니다. 그 간격이 줄어들수밖에 없는 만큼 긴 그림에서 헤알화가 지난 2월 저점(3.04)으로 되돌아가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단기적으로 추가 절하 압력을 피한다고 하더라도 브라질 헤알화의 절상 추세는 마무리된 것으로 판단됩니다.

 

패닉 국면에서 자산을 매각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습니다. 브라질의 심각한 경제위기나 파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채권 자체에 대한 매력이 남아 있다고 보여집니다. 이번 사태에 즉각 매도로 반응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위험대비 수익 관점에서 브라질 자산의 중기적인 매력은 탄핵 논란 이전에 비해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이벤트에 따른 변동성 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