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투자자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 네 가지

bondstone 2020. 7. 5. 22:45

 

[전문가 칼럼] 투자자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 네 가지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숭실대 금융경제학과 겸임교수/경제학박사

 

“경제는 침체인데 왜 주가만 오를까? 과열 아닌가?”, 2차 팬데믹 우려가 높은데 그 충격은 얼마나 될까?, “코로나의 중국 책임론에 따른 미중 분쟁이 격화될 위험은 없는가?, “인플레를 전망하는 사람도 있고, 연준이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금리는 어떻게 될까?” 최근 투자자들에게 가장 많이 받았던 네 가지 질문들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나타나고 있는 경제와 금융시장과 관련한 새로운 질서 (New Corona Normal)와 이슈들을 정리해 보았다.

 

경기침체 전망이 뚜렷함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증시 반등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팬데믹에 의해 촉발된 글로벌 경기침체는 역사상 가장 깊지만 짧은 침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주식시장은 2020 2분기 최악의 침체와 2021년의 회복 가능성을 동시에 반영하며 상승하는 중이다. 연준의 더딘 경기회복 전망과 코로나 재확산 우려,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속도 조절은 거치겠지만 성장주의 장기 상승추세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연내 미국 S&P500과 한국 KOSPI의 고점은 각각 3,630p 2,360p를 예상한다. 백신 기대로 내년 이익전망이 하향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가 높아졌다.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내년 이후 경기회복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 백신 개발이나 인프라투자 등이 새로운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익전망이 견조하고 잉여현금흐름이 양호한 신산업을 중심으로 한 미국의 대표 성장주에 투자하는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 신용스프레드의 추가 확대가 제한된 투자등급 (IG) 회사채와 국내 우량 크레딧채권은 기업 펀더멘털의 차별화 환경에서 국채 대비 높은 이자수익 (carry)을 확보할 수 있는 투자 수단이다. 경기회복 전망에도 불구하고, 펀더멘털과 기업이익, 재무건전성이 모두 양극화되는 환경이므로 미국 대표 성장주와 우량 크레딧 채권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

 

#질문1. “경제는 침체인데 왜 주가만 오를까? 과열 아닌가?

첫째, 금융시장은 기대를 선반영한다. 지난 4, 전세계 경제가 멈추고 의료시스템의 붕괴를 위협하는 단계까지 내몰렸던 상황을 고려하면, 최악은 지나갔다는 인식이다. 둘재, ‘회복’의 정의가 다르다. 경제 펀더멘털의 회복이 충격의 갭을 메우며 위기 이전의 소득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면, 금융시장의 회복은 위기 이전 추세 (속도, 기울기)로의 회귀를 의미한다. 셋째, 중앙은행이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했지만 모든 경제가 멈춰 있었기 때문에, 실물보다는 금융시장이 우선 반응했다고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네 번째인데, 코로나19 확산이 전통산업과 신산업의 차별화를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지표는 과거의 데이터로 만들어진 숫자를 지금 확인하는 것이다. 여전히 구경제와 전통산업 비중이 높다. 반면 금융시장은 미래에 대한 기대와 기업의 이익을 앞당겨 반영하고 거래한다. 앞으로 더 성장하고 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들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며 이들의 주가는 상승한다. 건설, 조선, 해운, 기계, 철강, 운송 등의 전통산업은 공장과 투자의 규모도 크고 고용 인력도 많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이미 대폭 줄어들었다. 반면 소프트웨어와 컨텐츠, 플랫폼 비즈니스 등 무형자산을 만들어내는 기업들의 주가는 계속 상승 중이다. 미국 기업인 월마트와 아마존이 대표적인데, 매출은 월마트가 2배 가까이 크지만 시가총액은 아마존이 3배 이상 크다. 우리나라에서는 카카오의 시가총액이 현대차보다 커졌지만, 카카오가 GDP에 미치는 영향은 현대차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아무도 이상하다거나, 시간이 지나면 과거로 돌아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전통산업 중심의 매출은 경제를 상징하며, 완만하게 둔화되는 중이다. 반면 신산업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시가총액과 주가는 미래의 성장을 반영하며 추세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미국의 GDP 대비 투자 비중을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전통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구조물 투자, 시설 및 운송장비 투자는 덩치는 크지만 꾸준하게 줄고 있고, 신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지식재산권과 정보처리 장비 투자는 작지만 빠른 속도로 추세적으로 늘고 있다. 심지어 무형자산 중에서 디자인, 브랜드 가치, 인적자본과 조직자본 등은 아직 GDP를 산출할 때 반영되지도 않는다. 이들을 포함한 광의의 무형자산 개념을 적용할 경우 GDP 대비 무형자산 투자의 비중은 현재 GDP 대비 지식재산생산물 투자 비중의 2배 수준으로 확대된다. 이러한 전통산업과 신산업의 차별화는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진행되어 왔지만,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더욱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경제와 주가의 차별화는 추세적인 큰 흐름이다. 경제와 주가를, 전통산업과 신산업을 분리해서 보고 성장하는 산업에 집중해서 투자해야 한다.

 

#질문2. “바이러스의 2차 대유행 (pandemic) 우려가 높은데, 그 충격은 얼마나 될까?

다수의 의학자들이 다시 겨울이 돌아왔을 때 바이러스의 2차 대유행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미국 일부 주에서는 1차 대유행이 재확산될 조짐도 관찰되고 있다. 그러나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대한 합리적 기대도 높다. 가장 영향력이 큰 전문가 중 한 사람인 파우치 미국 국립알러지/전염병연구소장은 미국이 12월 또는 내년 1월에 코로나19 백신을 배포하기 시작할 수 있다며 신중한 낙관론을 피력했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직후 발생한 우리나라의 이태원 클럽발 감염자 재확산은 많은 시사점을 준다. 2~3월과 달리 서울에서 발생하면서 긴장감은 더 높았지만, 한 번 겪어봤기 때문에 첫 발병 때와 같은 충격과 대혼란은 피할 수 있었다. 기업은 즉시 재택 및 대체지 분산 근무를 신속하게 다시 시작했고, 학교는 개학 연기를 즉각 결정했다. 코로나19에 대한 각국의 대응 체계, 취약부분에 대한 정책 지원 등의 노하우가 쌓여있고, 이동제한 (lockdown) 하에서 충격을 최소화는 경제 활동 연습도 해봤다. 의료시스템도 안정적이며 마스크도 충분하다.

 

최근 미국에서는 ‘반 트럼프’의 상징으로 여겨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던 공화당 내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화당 주지사들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할 경우, 치료제와 백신 개발과 가까운 경제적 영향과 투자심리 개선 효과가 있을 전망이다. 재확산 또는 2차 유행의 현실화 가능성은 높지만, 첫번째 확산에 비해 충격은 최소화될 것이다. IMF 2021년 봄에 코로나가 재확산될 경우 경제 충격은 2020년 상반기의 절반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코로나19의 충격이 더 깊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기업이익 전망에도 반영되기 시작했다. S&P 500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 (EPS) 전망은 바닥을 다지고 반등하기 시작했다. 백신 개발 기대는 경제활동이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희망과 함께 이익 전망을 높이기 시작할 것이다. 하향 조정 중인 올해 실적보다는 내년 실적에 집중해야 한다.

 

#질문3. “미국이 중국의 바이러스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미중 분쟁 위험은 없는가?

1차 미중 무역합의 과정에서 역시 겪어 본 이슈다. 관세 부과와 기술 수출 제한, 금융 제재 등 경제적 제재는 미국 경제와 기업에도 큰 타격을 준다. 양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상당히 취약한 상황이기 때문에 심각한 수준의 충돌은 피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반도체 업종의 해외 및 중국 매출 비중은 각각 80% 50%를 넘는다.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와 민주당은 경제적 충돌보다는 홍콩의 인권 문제나 ‘하나의 중국’ 정책 등 양안 문제를 선거를 위해 정치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양국의 긴장감이 높아짐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되겠지만 코로나19가 통제되기 전까지는 심각한 위협으로 확산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질문4. “공급망 차질에 따른 인플레 전망도 있고, 연준이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어떻게 봐야 하는가?

코로나19를 계기로 각국마다 강한 국경통제와 이동제한이 도입되면서 언택트 (Untact) 경제의 부상, 지나친 중국 공급망 의존도에 대한 반성, 국산화 및 리쇼어링 (Reshoring) 정책 재검토, 인종차별과 여행 수요 감소, 식량안보의 중요성 부각 등 탈세계화 (De-globalization)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공급망 차질은 일부 품목의 품귀와 맞물리며 물가상승을 유발하기도 한다. 마침 막대한 유동성이 풀렸기 때문에 가까운 미래에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투자자들도 많다. 화폐가치의 하락에 대응하고자 하는 금 투자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요와 소득의 파괴가 훨씬 더 크고, 금융기관의 자금중개 기능은 아직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인플레보다는 디플레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판단한다.

 

지금 연준 (Fed)은 화폐 발행과 국채 매입 (양적완화)을 통해 사실상 정부의 재정적자를 메워주는 ‘정부 부채의 화폐화 (Debt Monetization)’를 진행하는 중이다. 최근에는 연준이 장기금리의 상단을 제한하는, 일본은행 (BOJ)이 채택했던 수익률곡선 통제 (Yield Curve Control) 정책도 논의되는 중이다. 현재의 정책으로도 중앙은행은 얼마든지 정부의 조달비용을 낮춰줄 수 있기 때문에 당장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도입될 가능성은 낮다. 파월 연준 의장도 “현재로서는 마이너스 금리가 매력적인 정책 수단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코로나19 이후 정부 부채 비중이 급증했다. 정부의 추가 자금조달이 증세 없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부채의 화폐화를 지탱해줄 초저금리의 장기화가 필수적이다.

 

장기적 관점에서는 조금 다르다. 현재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한 몸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향후 경제가 최악의 침체에서 벗어나고 과도한 재정적자에 대한 건전화 작업이 시작된다면 그 때는 통화정책에 대한 의존도가 다시 높아질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는 중앙은행의 정책 카드가 소진되지 않았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연준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도입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마이너스 정책이 도입될 가능성은 오히려 높아졌다.

 

역사상 가장 깊지만 짧은 경기침체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는 역사상 가장 깊지만 짧은 침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 1970년 이후 미국경제가 침체에 빠진 사례는 총 6번이다. 침체에 빠진 뒤 경기 저점까지는 평균적으로 약 4개 분기가 걸렸으며, 가장 최근인 2008년 금융위기 당시는 침체가 시작된 후 6개 분기가 지나서야 경기는 바닥을 확인했다. 전세계 경제전망 기관들은 공통적으로 이번 경기침체의 저점을 침체 이후 2개 분기 만인 2020 2분기로 전망하고 있다. 역사상 가장 짧은 침체인 셈이다. 반면 이번 침체의 깊이는 역대급이다. 미국경제는 2020년 침체의 깊이는 -10.0%에 달할 전망이다.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경기침체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바라보는 향후 전망의 가시성이 중요하다. 6 11일에 발표된 OECD의 경제 전망에 따르면, 전세계 경제 성장률은 2020 -6.0%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침체에 빠지겠지만 2021년에는 5.2%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연내 코로나가 재확산될 경우 전세계 경제성장률이 2020 -7.6%에서 2021 2.8%로 더 낮아진다고 예상하고 있지만, 많은 연구자들이 연내 백신 개발 가능성을 비교적 높게 전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21년 전망의 가시성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현재 주식시장은 이러한 전망 하에서 2020 2분기 최악의 침체와 2021년의 회복 가능성을 동시에 반영하며 상승하는 중이다. 미국 S&P 500 기업들의 주당순이익 (EPS) 2020년에는 전년동기대비 -22.1%나 감소하겠지만, 2021년에는 30%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21년 말 기업이익은 2019년 말 수준을 살짝 넘어선다는 얘기다.

 

결국은 성장주가 이끌어 갈 시장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대형 기술주의 장기 상승추세는 안정적으로 이어질 것이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주가지수가 급락 후 반등하는 과정에서도 IT,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헬스케어 등 성장주는 덜 하락하고 강하게 반등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사람들의 온라인 활동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전통산업보다는 신산업을 중심으로 성장하는 산업에 집중해서 투자해야 한다. 새로운 트렌드를 갖춘 사업 모델은 높은 이익성장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당순이익 증가 등 주주환원을 통해 이익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언택트 (Untact)로서 수요를 유지하고 있고, 원활한 잉여현금 흐름으로 유동성 위험에도 대비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는 성장주에 더욱 유리한 환경을 제시하고 있다. 펙트셋 컨센서스 기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알파벳, 페이스북 등 5개 기업의 향후 3년 주당순이익 (EPS) 연평균성장률 (CAGR)은 평균 28.4% S&P500 기업의 21.4%를 상회한다.

 

미국과 한국의 12개월 선행 기업이익 (EPS) 추정치는 6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미국의 특정 주들과 중국 베이징 등의 코로나19의 재확산 우려는 연방준비제도의 더딘 경기회복 전망과 함께 기업이익 회복을 제한한다. 코스피의 경우 올해와 내년 이익추정치가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는 가정 하에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을 구해보면, 올해 4분기에는 팬데믹 이전을 회복한다는 전망이 현재 컨센서스다 (PER 11.4). 이는 현재보다 약 20% 증가한 수치로, 이를 적용하면 코스피는 2,360pt. 낙관적 전망 하에서도 상단에 거의 근접했으며 속도조절을 거쳐야 하는 구간이라는 의미다.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느리더라도 내년 이후 경기회복과 기업이익 증가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 연내 백신 개발이나 인프라투자에 대한 구체적 실행 방안 등이 새로운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림1) 미국경제의 투자지표, 신경제와 구경제의 차별화

(그림2) 미국경제의 무형자산 투자

 

2020.7.1

골든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