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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트가 본 3,000pt, 속도차이 & 상상력이 향하는 곳

bondstone 2021. 1. 15.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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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트가 본 3,000pt: 속도차이 & 상상력이 향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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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pt를 뚫은 KOSPI의 높은 P/E는 고점신호라기보다, ‘실적개선을 추정치가 따라가지 못하거나, 주가가 실적보다 빨리 올랐다’는 속도차이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 높은 P/E가 정당화되려면 ROE개선이 필요한데, 듀퐁분석을 거쳐보면 가능하다. 3,300pt를 넘는 지수대는 상상력이 필요한 영역이지만, 데이터를 통해서 ‘어느 방향으로 상상해야 할지?’는 엿볼 수 있다.


높은 게 아니고 빠른 것이다
P/E가 과열인 동시에 장기적인 상단을 막는 고점이 되려면 분자와 분모인 P (가격)와 E (이익) 모두 높아야 한다. P/E가 13배에서 장기 고점으로 역할했던 금융위기 전 2007년의 ROE는 12%였다. 현재는 2020년 기준 6%로 이제 막 금융위기와 2019년 저점에서 올라서는 상황이다. 따라서 ROE수준에 비춰본 지금의 P/E는 높은 게 아니라 빠른 것이다. 속도조절에 필요한 조정은 있어도, 장기 고점이 지금은 아닐 것이다. 다만 ROE가 올라간다는 전망이 전제돼야 한다.


ROE는 올라갈 수 있다. ROE를 자산회전율, 순이익률, 재무레버리지로 분해하는 듀퐁분석을 해보면 ROE 하락은 셋 모두 원인이지만 기여도는 순이익률이 가장 크다. 순이익률 개선이 시급한 곳은 경기민감 업종과 소비재다. 경기민감은 이미 이익률 개선이 일어나고 있고, 소비재는 자동차처럼 새 성장동력을 찾고 있거나 코로나19 완화만 전제하면 명확한 개선이 예상된다. 회전율은 매출이 중요한데, 2020년 감소한 한국기업 매출이 2년 연속 감소할 리스크는 반도체의 매출개선 덕분에 줄어들고 있다. 재무레버리지는 계속 낮아지면서 ROE 하락에 기여할 수 있지만, ROE와 재무레버리지의 방향은 같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익률과 회전율의 방향이 더 중요하다. 또한 레버리지 하락은 산업경계가 낮아지는 증거로써 상상력을 펼칠 방향을 알려주기도 한다.


[재미로 보는] 상상을 자극하는 데이터와 상상의 결과
KOSPI 3,300pt 이상은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을지 상상력을 펼쳐봤다. 첫째, 산업경계가 낮아진 것에서 ‘전통산업이 새로운 밸류에이션 영역에 들어간다면?’이다. 부채비율의 편차가 좁아지는 등 기업간 구조가 비슷해지는 것은 안정추구의 결과로써 ROE를 낮춘 이유였지만, 산업의 경계가 낮아지는 증거이기도 하다. 오래된 기업들의 신사업 진출도 좋은 예다.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질 때 밸류에이션의 경계도 허물어질 수 있고, 예를 들어 ‘화학이나 자동차가 반도체나 소프트웨어 또는 헬스케어의 밸류에이션을 따라잡을 때 KOSPI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식의 상상을 가능하게 한다 [표4]. 물론 전제조건은 꿈으로 들어올려진 밸류에이션을 현실화할 수 있는 실적이다.


또 하나의 상상은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된다면?’이다. 아시아 신흥국과 선진국, 유럽, 북미와 비교해보면 P/E가 고점을 뚫은 지역은 한국이 유일하다. 자신의 과거를 넘어선 다음에 넘볼 수 있는 목표는 다른 대상을 따라잡는 것일 텐데, P/E가 아시아 신흥국과 같아지면 KOSPI는 3,000pt 중반, 아시아 선진국과 같아지면 3,000pt 후반까지 도달한다 [표5]. 다만 한국보다 높은 P/E를 받는 글로벌 주요국은 배당성향이 한국보다 높다. 배당증가에 대해서도 상상을 펼치기 위해 검색빈도와 순매수 동향을 살펴보면, 가장 큰 수급주체로 떠오른 개인투자자들의 주주환원에 대한 관심이 배당주 매수로도 이어지고 있다. 배당증가 역시 문제는 속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