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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채 조기상환과 바이백에 관하여...

bondstone 2008. 5. 16. 17:10

재정부가 10조640억원의 국고채 조기상환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재정부조차도 조기차환과 조기상환을 구분하지 않고 있는 것 같네요.

 

개념부터 정리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엄밀히 따져서 바이백(Buy-back)은 두가지 개념입니다.

 

1) 조기환매(바이백, 조기차환): 국채를 발행한 자금으로 만기 이전에 국채를 상환하는 것.

- 통합발행으로 만기가 몇개의 월에 집중됨에 따른 수급상 혼란을 막기위해 만기 전에 만기가 짧아진 채권을 상환

 

2) 조기상환: 예탁자금 조기회수 등으로 발생한 기금의 여유자금으로 국채를 상환하는 것

 

즉, 1) 조기환매의 경우에는 발행 잔액이 유지되지만,

     2) 조기상환의 경우에는 국채를 아예 갚아버리는 것이므로 발행잔액이 줄어듭니다.

 

 

또 하나,

세계잉여금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정부예산을 초과한 세입과 예산 가운데 쓰고 남은 돈(세출불용액)을 합친 금액입니다.

이 돈은 국회의 동의 없이도 쓸 수 있습니다만, 국채 원리금이나 차입금 상환 같은 정부의 채무변제에 우선 충당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 돈으로 학교 기숙사나 다리를 놓거나, 군 막사를 짓는 등 경기부양에 쓰려면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정리하면,

작년에 쓰고 남은 세계잉여금이 15조3428조입니다. 그 중에서,

1) 지방교부세, 교부금 정산에 5.4133조

2)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에 2.9788조

3) 국가채무 상환에 2.0852조를 쓰기로 정부가 이미 계획을 했고,

4) 남는 4.8655조를 추경으로 편성해서 쓸 예정이었습니다만 무산되었습니다. 따라서 이 돈도 국가채무 상환(조기상환) 재원으로 활용이 가능합니다. 올해 계획된 적자국채 발행 규모가 7.4조원이니까 적자국채 발행을 줄이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조기상환 규모와 용도 관련해서는,

A) 이미 올해초에 계획을 잡아놓은 조기환매(바이백) 규모는 5조입니다.

B) 여기에 위의 세계잉여금 중 2)+3)을 더한 금액 5.0640조를 조기상환에 사용하겠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총 10조640억원으로 여기까지는 예상되었던 금액이죠.

 

그런데, 한가지 새로운 항목이 등장했습니다.

C) 추가로 공공자금관리기금의 여유자금을 활용하여 08년9월 만기도래자금 일부를 조기상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돈은 08년 9월 만기도래하는 국고채 상환을 위해서 올해 중 국고채 발행을 통해 미리 조성한 자금이라고 하니까, 엄밀히 말하면 조기상환이 아니라 "조기환매"겠죠. 어쨌든 이 금액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일부 언론의 보도를 보면 1.5조에서 최대 3.0조까지 되는 것 같습니다.

 

D) 또 한가지,

앞서 언급한 4) 추경이 무산된 자금에 대해서는 아직 뚜렷한 이야기가 없습니다. 2차 추경을 위해서 일단 둔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2차 추경도 물건너 간다면 이 4.8655조 중의 일부도 조기상환 자금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실 조기상환 규모가 예상치를 훨씬 넘는 상당한 호재였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시장이 오전에 잠깐 반응하고서 오히려 채권금리가 크게 올랐던 이유는,

1) 조기상환 대상용 채권의 만기가 너무 짧은 데 대한 실망감

2) 이미 전일까지 선반영되었다는 인식

3) 예상치 못했던 통안창판 때문인 것 같습니다.

 

특히 1)에 대해서는 시장은 5-2, 5-5, 6-2 등 2010년~2011년 만기 채권도 좀 포함되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를 가졌었지만, 09년 만기물로 대상이 너무 짧았고, 더구나 1.5조원은 08년 9월 만기물인 5-3, 3-6이었습니다. 과연 1.5조가 다 채워질 수 있을 지 의문이기도 하네요.

 

그만큼 짧은 물건을 던지고, 남는 돈으로 3, 5년 지표물들을 매수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라는 판단이 시장을 더 약세로 이끌었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국고채3년물 기준 5.5% 수준까지 상승 예상된다는 숏뷰를 유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