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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불거지는 외국인 채권자금 이탈설..괴담..

bondstone 2011. 11. 29. 14:42

또다시 외국인 자금 이탈설...

12월중에 외국인 채권보유자금의 원리금이 7.0조원입니다. 이 자금이 이탈하면 큰일 날 거라는 "괴담"도 어김없이 등장했습니다.

템플턴 글로벌본드펀드가 재투자를 안할 것이라는 루머(?)도 있었습니다.

 

 

결론적부터 정리하면,

1) 외국인 보유채권 86.6조원, 보유채권의 평균만기(듀레이션) 2.1년을 감안하면, 산술적으로도 매월 3.4조원의 외국인 보유채권 만기가 돌아옵니다. 매월 "3조원 유출설, 괴담설"을 걱정해야 합니까?

 

2) 우리나라 국채만기가 3, 6, 9, 12월 특히 6월, 12월에 3년물 만기가 몰려있다보니, 항상 위기설, 괴담 등은 6월, 12월이 많습니다.

 

3) 분명한 것은, "외국인 매도"가 아니라 "만기도래"입니다. 만기도래 자금은 "내다 팔" 수 없습니다. 만기가 3년 이상 남은 중장기 채권을 "매도"할 경우 채권금리가 상승하겠지만, "만기도래"의 경우 돈 받아 나가면 그만입니다. 국외로 가지고 나가지 않는 경우 현금이 왕창 풀리는 효과로 금리가 오히려 하락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4) 남유럽처럼 국채를 재발행(롤오버)해야 하니까 금리가 오른다고요? No. 분기말 만기집중을 분산위해 매월 바이백(조기상환)을 실시 중입니다. 우리나라의 국채발행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월 균등발행합니다.

 

5) 만기상환 받은 외국인이 한꺼번에 달러로 환전하여 나갈 경우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위험이 있기는 합니다.

- 그러나 외국인도 바보가 아닙니다. 재정거래로 들어온 외국인은 이미 환을 헷지한 상태이며, 만기규모가 클 경우에는 그 이전부터 분산하여 NDF를 통해 환을 헷지하게 됩니다. 한방에 수조원을 환전하여 나가는 경우는 한국의 디폴트 리스크로 원화약세가 급격하게 진행되는 경우를 제외하면 별로 없습니다.

 

6) 글로벌 IB들의 2012년말 원/달러 환율 컨센서스 1,050원을 감안하면 전세계 어떤 통화보다 원화강세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굳이 1,150원 환율에서 빠져나갈 이유가 없죠.

- 물론 자국 사정에 의해 빠져나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유럽계 채권자금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만기도래에 따른 "괴담"과는 또 다른 얘기입니다. 어떤 나라에 투자되어 있는 수조원대 자금이 한꺼번에 모두 빠져나간다는 가정은 지극히 비현실적입니다. 유출입의 변동성이 상당한 주식자금도 그런 식으로 빠져나가지는 않죠 

- 10월말 현재 유럽계 채권자금은 10조원 내외에 불과(영국 3.3조, 스위스 2.3조, 프랑스 2.0조, 독일 1.8조, 네덜란드 1.0조, 기타는 1조원 미만. 룩셈부르크 14.1조원이 있지만, 주로 템플턴 등 펀드투자 자금으로 유럽은행의 자금과는 거리가 있음)합니다.

 

7) 최악의 경우, 외국인이 왕창 빠져나간다 하더라도, 현재는 전세계에서 달러가 가장 많은 중국,일본과 통화스왑을 맺어놓은 상태라 외화유동성 리스크는 상당부분 제거되었다는 판단입니다.

 

 

템플턴 글로벌 본드펀드는...

실제 템플턴 글로벌본드펀드는 11월2일부터 룩셈부르크에서 39억달러, 미국에서 31억달러가 환매되었습니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8조원 가량이 환매된 것으로 한국채권 비중 15%로 계산하면 약 1.2조원 정도가 이탈한 것으로 추정 가능합니다.

 

실제 11월2일 이후 외국인 매도 종목 중에서 8-6 (-5,018억원), 11-2 (-418억원), 10-2 (-415억원) 등이 눈에 띄긴 합니다만, 템플턴의 물량이라고 확신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10-6을 4,069억원, 9-2를 1,324억원, 9-4를 661억원 순매수했습니다.

 

그러나, 템플턴 글로벌본드펀드의 환매에도 불구하고 아직 원화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의 이탈 조짐은 없습니다. 9월에도 미국, 룩셈부르크 소재의 템플턴펀드에서 151억달러가 환매되었지만 당시 외국인들의 원화채권 보유잔고는 6,700억원이 증가했고, 11월 이후에도 23일까지 템플턴펀드는 70억달러가 환매되었지만 외국인 보유잔고는 115억원이 감소하는 데 그쳤습니다.

* (update) 11월 마지막주에는 다시 19억달러가 유입되었습니다.

 

유로존의 불안으로 유로표시 국채들의 리스크는 더 커졌습니다. 달러와 엔은 금리가 너무 낮습니다. 최근들어 원화를 포함한 동아시아와 북유럽 통화는 오히려 더 선호되는 흐름으로 보이구요. 실제 템플턴펀드의 원화채권비중은 최근들어서도 조금씩 오히려 더 높아졌습니다.

 

원/달러 환율도 1,150원에서 등락하는 상황이라 외국인들의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수준입니다. 글로벌 IB들의 내년말 컨센서스 환율은 1,050원입니다. 1Q12까지 좀 더 대외 불확실성이 강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불안정하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재투자(롤오버)가 좀 더 이연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시차를 두고 재투자하는 것이죠.

 

 

 

 

관련해서...

위기를 과장하여 조장하는 신문 기사는 여전합니다.

아무리 아니라고 설명을 해도, 기사는 엉뚱한 방향으로 나갑니다. 답답합니다.

 

금요일에 받았던 기자분들의 전화는 대부분,

"템플턴 유출설이 있다면서요? 그 영향으로 금리가 3bp 급등했다던데요? 이번달 들어 1400억원을 내다팔았다면서요? 어제도 천억 넘게 팔았고, 오늘도 천억 넘게 팔았다면서요?"

 

제가 드린 대답은,

1) 금리가 3bp 급등했다구요? 3bp는 아주 통상적인 금리변동이구요. KOSPI로 따지면 10포인트도 안움직인 겁니다.

 

2) 하루에 천억 정도 규모의 순매수/순매도는 아주 통상적인 수준입니다. 외국인의 보유잔액이 줄었다고 "내다판" 게 아니라 만기가 돌아온 경우가 많구요. 또한 채권은 주식과 달리 만기가 있기 때문에 순매수/순매도가 아니라 순투자를 봐야합니다.

 

3) 우리나라 3년 국채만기가 주로 6월, 12월입니다. 템플턴이 주로 3년을 중심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재투자(롤오버)가 보통 5~6월, 11~12월에 진행됩니다. 외국인이 현재 12월에 만기도래하는 국채(8-6)를 3.3조 보유하고 있습니다. 만기도래 자금을 가지고 재투자를 하는 경우, 보통 한달을 전후하여 쌀 때 미리 사기도 하고, 또 늦게 사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3.3조가 만기도래하는 12월10일의 외국인 보유잔고는 그만큼 줄어들겠지만, 그 한달 전후를 같이 연결해서 봐야하기 때문에 흐름을 봐야합니다. 하루 이틀, 혹은 12월10일 하루만 보면 외국인이 한국채권을 3.3조 판 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전혀 아니라는 거죠

 

4) 만기 한달을 전후한 시점에서 재투자하는 외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단기적으로는 유럽 재정위기로 원/달러 환율이 좀 더 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롤오버를 늦출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내년말 글로벌 IB들의 컨센서스 환율이 1,050원 부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한국시장에 대한 생각은 바뀌지 않은 것 같다. 외국인이 안사는 것 처럼 보이는 것은 일시적인 마찰적 요인이지 한국을 떠나거나 나쁘게 보고 있어서가 아닙니다.

 

5) 11월은 24일까지 순투자는 375억원이 줄었지만, 아주 미미한 수준입니다. 채권은 만기가 중요한데, 순매수로 보면 1년 미만에서만 7,417억원을 순매도했고, 나머지 만기구간에서는 모두 순매수였습니다. 전체적으로는 4,928억원 순매수입니다. 11월24일까지 통안채 6,167억원이 만기도래했네요. 이 정도 규모라면 외국인이 "내다판다"는 식의 얘기를 하기에는 민망한 수준입니다. 특히 3년 이상 중장기채권을 진짜 순매도하는 경우라면 긴장해야겠지만, 만기도래 혹은 1년 미만 짧은 만기채권의 순매도는 시장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얘네들은 한국의 펀더멘털을 보고 매매하는 외국인도 아닙니다.

 

08년 9월 위기설부터 시작된 주기적인 "위기설"은....

아무리 설명을 해도 기사는,

외국인 3조원 유출설, 채권금리 급등(3bp?), 한국을 떠나나, "내다판다"라고 나오네요...휴우....

아예 불안하다로 답을 내놓고 기사를 쓰는 모양입니다. 아무리 얘기해도 듣지 않으시네요.

 

 

결론적으로...

10월말 기준으로 외국인이 우리나라 주식을 369조원(31%), 채권을 87조원(7%)을 가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이들의 동향은 항상 경계대상이며, 위험요인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는 "개연성"을 경계 혹은 모니터링 하는 것을 넘어서,

반대로 확률이 낮은 위기 상황을 가정하고 과도하게 언급하는 것 또한 경계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