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동부증권 신동준입니다.
EU 정상회담에서 타결된 주요 내용들과 코멘트입니다.
공식문서인 "EURO AREA SUMMIT STATEMENT"의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1) ECB에 연말까지 통합 은행감독기구 설립
- 가장 핵심적인 내용. "연말까지 급선무(matter of urgency)로 해결"
- 전체적으로 독일이 양보했다는 평가가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은행 구제기금과 예금보증에 앞서 통제 장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독일의 주장 관철
2) ESM의 부실은행 직접 지원
- 통합 은행감독기구 설립 후, 국가를 통하지 않고 역내 은행에 직접 자본확충(recapitalize banks directly)
3) 스페인 은행 지원시 우선변제권 포기
- 스페인 은행부문의 자본확충을 위한 금융지원
- ESM 가동 전까지는 EFSF를 통해 공급. ESM 가동시 금융지원은 (우)선순위권 없이 ESM으로 이전
- 기존에 합의된 1천억유로 규모의 스페인 은행 지원은 정부(FROB)를 통한 지원으로 국가부채 규모가 확대. 지원 결정에도 불구하고 스페인 국채금리 급등을 초래한 원인을 제거
4) ECB의 국채매입 합의
- EFSF/ESM을 통한 금융시장안정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천명
- 몬티 이탈리아 총리는 동 문구가 "국채 직매입"이라고 부연
-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고려한 결정
- 금융시장 안정조치를 위해서는 신재정협약 준수 및 시한 목표 준수 의무 부과
5) 1,200억유로 규모의 성장기금 조성
- 취약국가 기업 지원 및 EU 중소기업 지원, 청년/노년층 고용 확대, 연구개발 확대 등에 중점
- 600억유로는 EIB의 대출자금으로 조달(EIB의 대출여력은 연말 전까지 자본금 100억유로 확대로 충당)
- 나머지 600억유로는 기존 개발기금(Structured Fund) 미사용분 550억유로와 프로젝트본드 50억 유로 발행을 통해 조달
유로존의 해법은 이미 도출, 정치적 합의가 필요
유로존의 문제는 크게 두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1) 경제성장 문제와 2) 은행권의 부실자산처리 및 구조조정문제입니다. 08년 리먼 파산 이후 동일한 문제에 직면했던 미국의 경우에도 1)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를 통해 경기를 부양했고, 2) TARP(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 Troubled Asset Relief Program)를 통해 부실자산처리와 금융권의 구조조정을 진행했습니다.
유로존 문제도 비슷한 맥락에서 접근해 본다면, 해법은 이미 EU 정상회담 이전 G20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었습니다. 1) 성장문제는 성장협약과 금리인하, 그리고 EIB의 프로젝트를 통해서, 2) 은행문제는 은행연합과 예금보장, 은행감독을 통해서 해결하는 그림입니다.
즉, 1) 성장문제는 각국보다는 유로존 기구를 통해 진행하고, ECB(유럽중앙은행)는 금리인하를 비롯한 경기부양적 통화정책을, 재정지출적 성격의 부양은 EIB(유럽투자은행)가 담당하는 방향입니다. 그리고 2) 은행권의 문제는 ESM(유럽안정화기구)에게 은행면허를 주면서 유로존 은행의 자본확충과 부실자산처리를 돕도록 만들고, 은행연합을 통해 예금을 보증함과 동시에, ECB를 통해서는 유로존 은행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방향입니다.
이번 EU 정상회담 결과는, 두번째 문제인 은행권 문제 접근방법에서 진일보했습니다. 핵심요소인 은행연합, 예금보장, 은행감독 중에서 독일의 주장에 의해 "은행감독" 부문에서 먼저 합의를 도출하였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물론 근본적인 리스크 요인이 남아 있습니다.
즉, 1) ESM의 은행 직접 자본확충은 통합된 은행감독기구를 설립한 이후에 가능합니다. 독일이 꾸준하게 주장해온대로, 연말까지 일단 통제권을 먼저 확보한 후 지원에 나설 수 있도록 합의했습니다. 향후 세부적인 논의를 거치면서 삐걱거릴 여지는 분명히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메르켈총리를 비판하고 있지만, 메르켈은 "나의 과거 주장과 다르지 않다"고 말하는 배경일 것입니다.
2) 두번째로는 ECB의 국채 직매입 등에 대해서도 신재정협약과 신한 목표를 준수를 전제로 했다는 점입니다. 여전히 지원기준에 대한 논란은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 요인에도 불구하고, 큰 틀에서 은행감독을 합의했다는 점은 은행통합, 혹은 정치통합으로 방향을 설정하고 한발한발 나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통합감독기구가 출범되면, 자연스럽게 은행연합과 예금보장 논의는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부실은행을 둘러싼 유로존의 극단적인 리스크는 분명히 완화되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성장"문제입니다. 그러나 첫번째 문제인 이 부분은 1200억유로의 성장기금에 대한 구체안을 마련했습니다.
유로화가 유통되기 시작한 02년 이후 올해(예상)까지 11년 동안 글로벌 경제의 평균 GDP 성장률은 3.8%였습니다. 동 기간 동안 유로존의 성장률은 평균 1.0%입니다. 올해 예상치도 대체적으로 -0.5~-0.3% 수준에 분포되어 있습니다. 유로존이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4년 23.2%을 정점으로 올해 17.5%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신흥아시아(한국,대만,싱가폴,홍콩 등 선진 아시아는 제외)의 비중이 2000년대초 7%대에서 올해 17.1%로 급증했고, 내년이면 유로존 경제규모를 앞지를 것으로 IMF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2017년에는 미국도 앞지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 약 10%의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의 영향입니다. 선진 아시아 4개국(현재 3%)를 더하면 Asia ex Japan의 경제비중은 더 커지겠죠. 유로존 해체 등 유로존 경제가 극단적인 위험에 빠지지만 않는다면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결국 유로존의 성장문제가 남았지만, 글로벌 경제 측면에서는 이제 하반기에 중국과 미국경제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가에 달렸습니다. 저희는 중국경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7월 중순 이후 발표되는 6월 장기대출과 부동산거래량부터 개선되고, 9월에 발표되는 8월 데이터부터는 소비도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발표는 9월이겠습니다만, 금융시장은 당연히 그 이전에 움직일 것으로 봅니다.
한국은행 수정 경제전망과 금리인하 기대 완화
최근 3년간 한국은행의 하반기 경제전망은 7월10~15일 사이에 나왔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세번 모두 다 금통위 다음날 발표되었네요. 7월12일(목)이 금통위니, 13일(금)에 발표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지난주에 정부가 수정전망을 발표했습니다. GDP성장률은 3.7%에서 3.3%으로, CPI는 3.2%에서 2.8%로 각각 하향조정했습니다. 참고로, 4월에 수정된 현재 한국은행의 GDP성장률 전망은 올해 3.5%, 내년이 4.2%이며, CPI는 올해가 3.2%, 내년이 3.1%입니다.
합리적으로 예측하면 성장률은 3.2~3.4% 밴드에서, CPI는 2.6~2.8% 밴드가 예상됩니다. 재정부에서 발표한 숫자보다는 약간 낮을 듯 합니다만, 재정부의 하향조정으로 김을 한번 뺀데다 숫자 자체도 큰 차이가 없어서 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한국은행이 금리인하를 감안했다는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지만, 실제 한국은행은 컨틴젼시 플랜 하에서의 금리인하 정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향후 재정/통화정책 및 채권수급 점검 참조)
계속되는 글로벌 정책공조와 경기부양 정책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한두달의 경제지표 둔화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극단적인 안전자산 선호와 경제활동이 멈춰있던 5~6월 지표라는 점에서 채권금리는 하단을 점진적으로 높여갈 것으로 예상합니다. 더구나 지난주말 국채선물 20일선이 장대음봉으로 하향돌파되었고, 누적순매수 규모가 14만계약 내외로 추정되고 있어 외국인의 선물매도가 본격적으로 출회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외국인의 선물매도 공세를 견디다 보면 7월 중순~8월로 시간이 넘어갈 것이고, 그 즈음부터는 중국의 일부 지표와 미국의 부동산 지표 등이 개선되면서 국고3년 금리는 3Q12 중 3.70~3.8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금리인하 기대 없이 경제지표가 개선되었고, 동시에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와 증권사의 분기말 손절이 겹쳤던 3월 금리고점은 3.64%였습니다. 현재는 연내 금리인하 기대로 커브 자체가 눌려있는데다, 당시보다 외국인의 누적순매수 규모가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는 다소 멀어보이지만 3Q12중 금리인하 기대 소멸과 함께 40~50bp는 쉽게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드커브도 스티프닝을 예상합니다.
다만, 당장의 금리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입니다. 워낙 하반기 경기둔화와 저가매수에 대한 기대가 강한데다, 외국인의 꾸준한 원화채권 매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EU 정상회담에 대한 부정적 코멘트들이 쏟아질 것이며, 더구나 지난주 금요일 주요 시장의 움직임을 비교해보면 7월초부터 국내금리가 경기둔화를 압도하며 급등할 가능성은 당장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시간이 좀 필요해 보입니다.
주식시장은 금요일 유럽과 미국장에 비해서 아시아의 상승폭이 크게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만, 국채금리는 조금 다른 모습입니다. 우리나라 10년 금리가 4bp(불름버그 기준, 민평은 +5bp) 상승했습니다. 미국(+7bp), 독일(+7bp) 등 선진국과 재정위기에서 거리가 먼 국가들의 국채금리는 상승했고, 재정위기에 가까운 국가들이나 신흥국들의 금리는 하락했습니다. 주가와 달리 금리상승폭 면에서 큰 차이가 없네요. 맨 아래에 그림을 보시면, 선진국 혹은 재정위기에 먼 국가들의 금리들은 대부분 국채10년 금리가 20일선 위로 올라섰다는 점은 부담요인입니다.
[東部策略] 자산선택 - 바닥권에서 드러나는 현상들
http://www.dongbuhappy.com/upload/research/xyz/20120702_B_100313_214.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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