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013년 글로벌 자산시장 총정리: 최고 투자는 아시아 인터넷 주식

bondstone 2014. 1. 3. 01:16

<글로벌 투자 따라잡기> 2013년 글로벌 자산시장 총정리

(2014.1.2)

 

2013년 최고 투자는 ‘아시아 인터넷 주식’

희비 엇갈린 글로벌 자산 수익률… 최악은 귀금속 등 원자재

 

선진국주식의 성과가 돋보였던 2013년 글로벌 자산시장

2014년 새해가 밝았다. 2013년 글로벌 자산시장은 버냉키 쇼크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 시작, 아베노믹스와 급격한 엔화 약세 등 굵직굵직한 이벤트들이 시장의 영향을 주었다. 국내적으로도 동양사태 등 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냈다. 2013년을 돌아보고 올해의 전략을 재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2013년 글로벌 자산시장에는 몇가지 뚜렷한 특징들이 있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글로벌경기에 대한 극단적인 위험(Tail-Risk)이 큰 폭으로 완화되었다. 그 영향으로 신용스프레드와 신용부도스왑(CDS) 등 위험지표들이 전반적으로 하락했으며 글로벌 주식과 채권금리는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자금흐름은 선진국 내에서는 채권에서 주식으로 이동했지만, 신흥국에서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위험이 부각되면서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모두 자금이 이탈했다. 글로벌 자금은 오로지 선진국 주식시장으로만 흘러 들어갔다.

 

이러한 흐름은 자산가격에도 그대로 반영되었다. 선진국주식이 26.3%나 급상승하며 0.9% 상승에 불과했던 신흥국주식은 물론 글로벌 자산시장 내에서도 압도적인 성과를 나타냈다. 국내주식은 0.7% 상승에 그쳤다. 전반적으로 채권시장은 마이너스 성과를 나타낸 가운데 글로벌 하이일드의 성과가 가장 양호했다. 국내채권은 2.3%의 저조한 성과를 나타냈지만 주식과 달리 글로벌 대비로는 비교적 선방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유로화 강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신흥국통화 대비 원화의 상대적 강세가 눈에 띄었다. 원자재가격은 석유를 제외하면 재고 등 공급 측면의 부담과 BRICs의 성장세 둔화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텐센트 등 인터네 서비스주 66.4% 상승

불확실성의 완화는 채권 대비 주식의 상대적인 매력도를 높였다. 선진국 내에서는 위험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채권에서 주식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Great Rotation이 나타났다. 그 영향으로 미국 등 주요국 주가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일본(56.7%), 미국(29.6%), 독일(25.5%) 등 주요 선진국의 주가상승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반면 5~10월까지 미국의 조기 양적완화 규모 축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요 신흥국 주식은 급락했다. 연간으로도 브라질(-15.5%), 칠레(-14.0%), 터키(-13.3%), 중국(-6.7%) 등의 신흥국 주식 성과가 부진했다.

 

주식시장에서는 최근 수 년간 좋은 성과를 거뒀던 방어업종, 우선주, 리츠 등 이른 바 채권과 비슷한 주식들(bond-like stocks)의 성과가 부진했다. 채권가격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원자재에서도 경기방어 품목으로 분류되는 귀금속과 농산물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금융위기 이후 좁혀졌던 자산별 성과 격차도 벌어졌다. 주요 자산간 상관관계가 낮아진 결과인데, 특히 선진국과 신흥국, 주식과 원자재에서 상관계수가 크게 하락했다. 지금까지 전 자산군에 영향을 미쳤던 매크로 이슈의 영향력이 작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에도 이와 같은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2013년을 뜨겁게 달궜던 글로벌 주식을 지역과 업종으로 세분하여 어떤 업종들이 가장 돋보였으며, 반대로 어떤 업종들이 가장 부진했는지 살펴보자.

 

 

Best #1. 신흥아시아 인터넷서비스: 중국의 텐센트 홀딩스, 인도의 Tata 컨설턴시, 한국의 NAVER 등이 속한 신흥아시아 인터넷서비스 주식은 동일가중지수(EWI) 기준 66.0%, 시가총액가중지수(MWI, 연초 USD 시가총액 기준) 기준 66.4% 상승했다. 올 한 해 온라인 게임 시장의 성장이 둔화됐지만, 텐센트는 위쳇(WeChat), NAVER LINE과 같은 모바일 플렛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작년까지는 스마트폰 보급률 상승에 따라 하드웨어 업체가 수혜를 입었다면, 올해는 확산된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소프트웨어/서비스 업체가 주목 받은 한 해였다.

 

Best #2. 선진국 바이오기술: 미국과 유럽의 바이오기술주가 상승세를 주도하면서 선진국 바이오기술주는 연초대비 EWI 기준 59.9%, MWI 기준 63.8% 상승했다. 바이오기술주는 성장주가 흔치 않았던 시장에서 성장 매력을 어필하며 큰 폭으로 상승했다. 벨류에이션 부담은 높아졌지만, 글로벌 제약사 간의 인수합병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여전히 높다.

 

Best #3. 아시아태평양 전자부품: 아시아태평양 전자부품 주식은 연초대비 EWI 기준 57.6%, MWI 기준 61.2% 상승했다. 엔저 영향으로 히타치, 무라타, 교세라 등 일본 전자부품 기업의 실적이 빠르게 개선된 영향이다. 홍콩의 킹보드 케미칼 홀딩스, 싱가폴의 플렉트로닉스 인터네셔널 등도 포함되어 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사실상 엔 약세 수혜를 입은 일본 전자부품주가 강세를 이끌었다.

 

Worst #1. 글로벌 금속/광산: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채산성이 악화되면서 글로벌 금속/광산주의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캐나다, 남아공, 칠레 등 원자재 수출 금액이 큰 국가의 금속/광산주가 약 40% 가량 하락했다. 귀금속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귀금속 생산업체의 주가 하락폭이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약 70%에 이르렀다.

 

Worst #2. 신흥아시아 건설: 주요 광산업체 주식을 제외하고 가장 성과가 부진했던 분류는 신흥아시아 건설 주식이다(연초대비 EWI 기준 -10.7%, MWI 기준 -13.5%). 신흥아시아 건설주는 해당 분류의 약 20%(최근 시가총액 기준)을 차지하는 한국 건설주가 주도했다. 한국 건설주는 연초부터 GS건설의 어닝쇼크로 해외사업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보이고 정부의 인프라 투자가 증가한 말레이시아 건설주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Worst #3. 중국 부동산개발: 지난 6월 중국 신용경색 이후 은행이 부동산 개발에 대한 대출조건을 까다롭게 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졌다. 부동산개발주에 대한 투자심리도 동반 위축되면서 부동산개발주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신흥국의 건설·부동산주는 2013년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사진은 중국 충칭의 아파트 건설 현장.

 

 

채권투자는 미국 전환사채가 1위

선진국 장기국채 금리 상승과 신흥국 국채금리가 급등으로 채권은 손실을 입었다. 그러나 채권과 주식의 성격을 모두 가지고 있는 하이브리드형 상품은 고수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불확실성 완화로 신용스프레드가 하락하면서 수혜를 입은 상품도 있었다. 채권은 ETF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Best #1. 미국 전환사채: 미국 주가지수가 상승하면서 주가가 전환사채의 전환가격을 상회했다. 전환사채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미국 전환사채ETF도 약 2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전환사채ETF는 주가지수와 상관성이 높지만, 최근 2년 여 동안 전환사채 시장의 공급이 적었다는 점도 성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한다.

 

Best #2. 남유럽국채: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로 서유럽과 북유럽 국가의 국채금리는 상승했다. 그러나 동시에 유럽의 극단적 위험(Tail-risk)이 크게 완화되면서, 위험국으로 분류됐던 남유럽국가들의 국채금리는 하향 안정되었다. 유럽 위험국 국채 ETF(X1G FP)의 성과도 좋았다. 남유럽 국채는 서/북유럽에 비해 금리도 높다. 이자수익과 자본차익 등 모든 측면에서 남유럽 채권이 서/북유럽 국채의 성과를 압도했다.

 

Best #3. 유럽 하이일드 채권: 유로존의 위험 완화로 신용 스프레드도 축소되었다. 채권금리 상승 우려가 있었지만, 하이일드 채권은 높은 배당수익률과 짧은 듀레이션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Worst #1. 신흥국 국채: 지난 5월 버냉키 FRB 의장의 Tapering 발언 이후 신흥국 채권시장에서 자금이 빠르게 유출됐다. 5대 취약국가(Fragile 5)인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남아공, 터키 금리는 급등했고, 통화는 큰 폭으로 절하되었다. 채권ETF는 일반적으로 통화 헤지를 하지 않는다. 신흥국 국채ETF는 금리 상승, 환율 약세의 영향으로 약 10%의 손실을 기록했다.

 

Worst #3. 미국 장기국채와 물가연동국채(TIPS): 미국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 가능성이 제기된 이후, 미국 장기국채 금리는 150bp 이상 상승했다. 연초 대비 미국 장기국채지수의 성과는 –3% 이상 손실을 나타내며 전년도 성과 2.2%를 모두 반납했다. 국채금리 상승으로 TIPS ETF의 수익률도 크게 낮아졌다. 약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도 수익률 부진의 원인이었다.

 

2014.1.6

한경비지니스 제 94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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