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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과 달라진 위안화

bondstone 2017. 1. 9. 14:37

작년과 달라진 위안화


위안화 걱정은 당분간 안해도 될 것 같습니다. 


6일 위안화 고시환율이 2005년 7월 이후 최대 폭으로 절상되었습니다. 뒤이어 주말에 발표된 12월 중국 외환보유액은 411억 달러가 감소한 3조 100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2011년 3월 이후 최저이긴 해도 예상(450~500억 달러 감소)는 선방(?)했습니다. 이로써 중국 외환보유액은 2015년 5,127억 달러 감소에 이어 2016년에는 3,198억 달러가 감소했습니다.


12월에 달러 강세를 감안할 때 외환보유액 평가 손실은 70~80억 달러로 추산됩니다. 최근 경상흑자가 200억 달러 정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본유출은 540억 달러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중국 외환관리국에서는 1) 외환 안정을 위한 중앙은행의 개입, 2) 환율 변동성, 3) 달러 강세, 4) 외화자산을 통한 해외 투자를 외환보유액 감소 요인 네 가지로 설명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중국 외환관리국이 이 네가지 요인 중 외환 안정을 위한 중앙은행의 개입(외화 자산 매각, 위안화 표시 자산 매입)이 외환보유액 감소의 가장 큰 요인이었다고 인정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만큼 위안화에 대한 일방적인 절하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입니다. 


최근 중국 정부의 각종 자본 유출과 관련된 규제도 지난해에 비해 매우 강화되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최근 중국 정부의 외화 유출 관련 강화된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개인별로는 인당 5만불의 외화 유출 한도 규정을 강화했습니다. 강화한다는 내용은 경상적인 거래만 허용하되 부동산이나 해외증권 및 보험을 통한 자본거래는 허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2) 기업들은 지난 11월말부터 대규모 해외 투자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특히 부동산의 경우 10억 달러 이상, 주력 산업이 아닌 부문의 해외직접투자 100억 달러 이상, 해외 M&A 10억 달러 이하만 허용했습니다.


3) 수출 기업들의 외환 보유 방법도 제한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2007년 기업들이 벌어들인 외화를 위안화든 달러든 보유하는 방법에 규제를 완화했는데 이번에는 무조건 위안화로 전환하도록 했습니다. 


4) 금융기관들에게는 50만 위안 이상 외화 유출의 경우 당국에 보고하도록 했습니다(이전에는 20만 위안).


이러한 조치들은 위안화 안정을 위한 의지가 지난해 1~2월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방증입니다. 지난해 1월에는 인민은행이 고시환율을 절하면서 위안화 절하 우려가 확대되었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의도를 해석해 보면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아직은 외환과 관련된 통제력이 살아 있는 만큼 강력한 조치를 통해 위안화에 대해 위로든 아래로든 한방향의 베팅을 막고자 하는 의도로 볼 수 있고, 다른 하나는 그만큼 외화 유출이 생각보다 심각해 강력한 조치가 필요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경기와 기업들의 현금흐름이 나아진 점을 감안하면 그래도 후자보다는 전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상을 용인할 정도의 상황은 아닙니다. 위안화 절상 기대가 생기면 내부적으로 버블 우려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미국 경기와 연준의 금리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유효한 만큼 달러 대비 위안화는 완만한 절하로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결론적으로 연초 위안화 절하 속도는 우려에 비해서는 완만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는 달러 강세에도 불구하고 신흥국 투자에 대한 부담을 줄여줄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