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my

[KB Insight] 한국 자산가격 버블 점검, 위험보다 상승 잠재력

bondstone 2021. 1. 22. 18:20

KB Insight
한국 자산가격 버블 점검, 위험보다 상승 잠재력

bit.ly/3p4tcX2

 

요약 

 

1) 대부분의 자산가격 붐은 수년간 지속되기도 하지만, 과열을 우려한 중앙은행이 긴축으로 급선회하면서 붕괴로 이어지고 사후적으로 '버블'로 판명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2) 소득과 물가로 추정한 부동산 가격과 실제 가격을 비교할 경우, 1980년대 후반 일본, 2000년 중반 미국에서는 상당한 수준의 버블이 확인됩니다. 한국의 부동산 가격은 2020년부터 고평가 영역에 진입했습니다만, 고평가 정도는 아직 미미합니다. 다만, 가파른 가계신용의 증가가 향후에 미칠 위험에 대해서는 계속 분석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3) 일본증시는 30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12개월 선행 P/E는 17.7배로 과거 버블 당시는 물론 장기평균인 27배도 한참 밑돌고 있어 과열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합니다. 미국증시의 P/E는 IT 버블 수준까지 상승했지만, 낮아진 금리수준을 함께 고려하면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지 않습니다. 

4) 코스피의 P/E는 13~14배로 역사상 최고 수준입니다만, P/B는 1.2배로 과거 평균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는 코스피가 과열된 것이 아니라 ROE에 문제가 생겼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ROE를 순이익률, 자산회전율, 재무레버리지로 분해해서 분석한 결과 한국기업의 체질은 완전히 바뀌었으며 ROE는 저점 확인 후 빠르게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였습니다.

5) 한국증시는 10년만에 중후장대 산업 중심에서 IT/바이오/2차전지/비메모리 등 신사업 중심으로 변신했습니다. IT와 자동차에 선진기술을 모두 가진 국가는 미국과 한국뿐입니다. 과거 코스피는 P/B 1.8~1.9배에서 고점을 형성했습니다만, 이제 1.2배 수준에 도달했을 뿐입니다. P/E로 보면 버블의 끝자락이지만, ROE가 올라올 것이라는 전망 하에서 P/B로 보면 상승장의 중턱쯤 되는 지점이라고 판단합니다.

6) 한국의 자산가격은 하락위험보다 상승 잠재력이 더 크다는 판단입니다. 다만 부채의 빠른 증가 속도는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할 요소입니다. 미국 증시의 120년 역사를 돌아보면, 버블 붕괴의 시그널은 추세적 인플레이션과 동반된 긴축정책으로의 전환이었습니다. 위험요인에 대해서는 면밀히 업데이트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확장판] 추가 내용

 

1) 코스피의 P/E는 상승했지만, 낮은 금리로 인해 버블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는 논지가 추가되었습니다. 추정실적에 기반한 한국주식의 리스크 프리미엄 (ERP)은 5.2%로 추정됩니다 (P/E 14.4배의 역수 6.9%와 국채10년 금리 1.76% 기준). P/E 13배가 장기고점 역할을 했던 2007년의 금리는 5%대로, 같은 기준의 ERP는 3.5%입니다. ERP 3.5%의 과열권이 되려면 P/E는 19배까지 상승해야 하는데요, 코스피 지수로 환산해보면 4,100pt가 됩니다 (p21).

2) 버블이 어떻게 형성되기 시작하고, 언제까지 지속될지를 필립스 곡선을 통해 가늠해 보는 부분을 추가했습니다. 기술혁신을 통해 창출되는 무형자산과 빅데이터와 같은 새로운 가치들은 GDP로 측정이 불가능하거나 인플레를 낮추는 무료 자산들이 대부분입니다. 새로운 기술혁명은 낮은 실업률과 낮은 인플레를 동반하면서 필립스 곡선 이론이 작동하지 않도록 만듭니다. 중앙은행은 실업률이 하락해도 인플레가 낮게 유지되는 한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지속합니다. 역사적으로 그 기간 동안 주식시장은 어김없이 버블이 형성될 만큼 상승했습니다 (p22~31)

3) 마지막으로, GDP 대비 주택 시가총액으로 본 한국 부동산의 위치를 추가했습니다. 한국의 GDP 대비 주택 시가총액은 2020년 280%를 상회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만, 1990년 일본의 520%와는 아직 거리가 있습니다. 다만, GDP 대비 주택 시가총액의 국가별 단순 비교는 한계가 있습니다. 2008년 경기침체 진입 당시 미국은 225%로 1990년 일본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해당 지표의 수준과 대출 관련 정책기조를 함께 고려해야 할 것으로 판단합니다. 최근 한국의 GDP 대비 주택 시가총액 비율이 빠르게 높아지는 것은 주택 관련 위험을 높이는 부분입니다만, 2017년 이후 LTV와 DTI 등 주택 거래 및 신용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버블 관련 위험은 크지 않다는 판단입니다 (p6).

 

이상입니다.

 

 

[KB Insight] 한국 자산가격 버블 점검, 위험보다 상승 잠재력 (확장판)

 

한국 부동산은 ‘가계신용의 빠른 증가’가 우려되나, 버블과는 거리가 있다. 증시도 버블에 대한 우려보다 오히려 자기자본이익률 (ROE) 분석에서 확인된 희망적인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1980년대 후반 일본, 2000년대 중반 미국의 버블 형성기와 현재 한국의 비교  

자산가격 붐은 경기 회복, 풍부한 유동성, 위험 선호 확대 등이 맞물려 수년간 지속되기도 하지만, 과열을 우려한 중앙은행이 긴축으로 급선회하면서 붕괴로 이어지고 사후적으로 ‘버블’로 판명된다. 자산버블의 대표적 사례인 1980년대 일본, 2000년대 중후반 미국과 현재 한국과의 비교를 통해, 한국 자산가격의 버블 관련 위험성을 점검해보았다.  소득, 물가 등 펀더멘털로 부동산 가격을 추정해보면 1980년대 후반 일본, 2000년대 중반 미국에서는 상당한 수준의 버블이 확인된다. 한국 부동산 가격은 고평가 영역으로 진입했지만, 일본과 미국과 비교하면 고평가 정도는 미미하다. 한국의 GDP 대비 주택 시가총액은 2020년 280%를 상회했을 것이나, 1990년 일본의 520%와는 거리가 있다.   

한국 증시: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면, 지금은 상승장의 중반으로 향하는 길 

Bottom-up: 코스피의 P/E (주가수익비율)는 역사상 최고치이지만, P/B (주가순자산비율)는 과거 평균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코스피가 과열된 것이 아니라, ROE (자기자본이익률)에 어떤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뜻한다. 듀퐁분석*으로 ROE를 쪼개보았다. 그 결과 상장 기업들은 도약의 시작점에 서 있다고 판단된다. 삼성전자는 비메모리 반도체, 자동차는 전기차/수소차, 중후장대 기업들은 2차전지/태양광/풍력 등에 진출하며 완전히 새로운 모습이 되었다. 이런 변화에 힘입어 2012년 이후 8년간 정체되었던 코스피 매출은 2021년부터 상승을 재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 기업에겐 장인정신이나 옛 것을 보전하는 힘은 부족할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에겐 새로운 것을 빠르게 추진하는 힘이 있다. 중후장대 산업 중심의 코스피가 불과 10년도 안 돼서 신성장 산업으로 완전히 탈바꿈한 것이 그 증거이다. *주: 듀퐁분석은 P.12 참조 

Top-down: 버블이 왜 시작되었는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이 말해준다. GDP와 기존 물가지표로 봤을 때는 지금이 저성장/저물가 시대인 것이 맞지만, 여기에는 4차 산업혁명이 만드는 ‘비용혁명’이 간과되었다. 과거에도 새로운 기술이 도입될 때마다 낮은 실업률과 낮은 인플레이션의 어색한 조합이 반복되어 나타났다. 그리고 이 현상이 유지되는 동안 주식시장에는 버블이 형성되었다.  결론적으로 역사적 경제지표와 구조적인 기업의 변화에 근거하여 판단할 때, 한국 증시는 장기적 으로 상승장의 중턱쯤 되는 지점이라 판단한다.   

체크 포인트: 실업률, 추세적 인플레이션과 동반된 긴축정책으로의 전환  

한국 자산 가격은 하락 위험보다 상승 잠재력이 더 크다. 다만 부채의 빠른 증가 속도는 계속 점검해야 할 리스크 요인이다. 금리 하락으로 이자 부담은 크게 늘지 않았으나, 금리 상승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경기 및 물가 움직임은 주의해야 한다. 미 증시의 120년 역사를 돌아보면, 버블 붕괴의 시그널은 실업률의 상승, 추세적 인플레이션과 동반된 긴축정책으로의 전환이었다. 이 두 지표를 통해 버블 붕괴 신호를 사전에 감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