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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시장에 대한 우려

bondstone 2008. 7. 4. 15:23

거듭된 당국의 달러매도 개입에도 불구하고 원달러환율이 종가로 2년8개월만에 1,050원에 올라섰습니다.(5.4원 상승한 1,050.4원)

 

주식과 채권시장의 약세흐름이 지속되고 있지만, 지금 이 순간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원달러환율입니다.

 

그렇게 보는 이유는,

 

펀더멘털 여건상 원달러환율의 방향은 윗쪽입니다. 외국인들의 시각에서 봤을 때 원화자산은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지금은 평상시와는 다른 위기상황입니다. S&P기준 신용등급 AA-국가인 아이슬란드가 A등급까지, 그리고 등급전망은 Negative로 하향조정되면서 외환위기 문제가 불거지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도 베트남, 아르헨티나, 발틱3국 등이 디폴트, 혹은 외환위기설에 끊임없이 시달리고 있습니다.

 

외국인의 입장에서, 그리고 시스템 리스크가 우려되는 현 상황에서 이머징마켓의 자산배분을 결정하는 기준은 "펀더멘털과 유동성"이 될 것입니다. 예를들어 경상수지, 단기외채, 석유 의존도, 은행의 예금대비 대출 비중, 외환보유고...등입니다. 그런데 외환보유고를 제외한 모든 항목에서 대한민국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있습니다. 평상시와 같으면 질적으로 나쁘지 않은 지표지만 위기상황에서 상대비교를 할 경우 불리할 수 있습니다.

 

90년대 말 아시아의 외환위기 상황도, 외국인들이 몇몇 안좋은 국가에서 자금을 회수하려고 하였으나 유동성 문제로 여의치 않자, 상대적으로 다른 우량한 아시아국가에서 자금을 인출하면서 전아시아로 위기가 확산되었습니다. 물론 당시보다 기업의 펀더멘털과 체력이 건강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위기상황"임을 강조한다면 상대적으로 리스크 노출도가 가장 높은 것이 우리나라라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다른 이머징국가에 비해서 시장개방도가 높아 자금인출이 자유롭습니다.

 

작년~ 올해초 외국인들의 재정거래가 급증했습니다. 외국인들은 특히 올해 초, 신용위기로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았던 자금들을 (조금 과장되게 표현하자면) 다 끌어모아서 우리나라 재정거래에 열중했습니다. 2007년 중 33.5조를 순매수했으며, 2008년에도 4월까지 16.4조원의 채권을 순매수했습니다. 그러나 단기외채 규제 등을 통해 스왑베이시스 (CRS-IRS) 역전폭이 더 크게 확대되면서 오히려 손절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몇몇 이머징국가들의 외환위기설과 리먼, UBS등 대형 IB들의 매각설 등이 나돌고 있는 불안정한 상황으로 급변했습니다. 외국인들은 작년에 지나치게 늘려놓은 원화자산에 대한 익스포져를 줄이고 싶어할 것은 자명합니다.

 

마침 외국인들이 빠져나가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이 제공되고 있습니다. 스왑베이시스 역전폭이 1년 기준으로 -370bp에서 -180~-230bp까지 좁혀졌습니다. 해외채권 발행에 따른 CRS pay 물량이 대량으로 출회되고 있고, 당국은 외환시장에 개입하면서 원달러환율은 위에서 눌러주고, CRS는 아래에서 받쳐주고 있습니다. 더구나 투자할 곳이 없는 자금들이 단기시장쪽으로 몰리면서 단기물의 스프레드는 장기금리에 비해 여전히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외국인들에게는 재정거래를 unwinding 하기에 좋은 환경입니다. 해외채권이 발행되는 날, CRS receive와 단기 재정거래용 채권을 매도하면 됩니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포지션을 줄여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9월 외국인 보유한 원화채권 만기가 8.6조원이 돌아옵니다. 우리나라 기업/은행이 발행한 해외채권 만기는 6월부터 월평균 약 20억불~40억불 가까이 돌아옵니다. 특히 6월, 9월, 11월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9월 한달에만 달러수요가 10조원이 발생할 수 있고, 외국인들은 지금부터 서서히 물량을 정리해 나갈 것입니다. 그렇다면 원달러환율이 향후 3개월간 아랫쪽 보다는 윗쪽으로 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매도는 더이상 설명할 필요도 없습니다. 7월4일까지 20일 연속 순매도(-6조1838억원)로 연속일로 역대 타이기록입니다.

 

위와 같은 요인들로 인해, 현 시점에서는 외환시장이 가장 불안해 보입니다. 당분간 원달러환율 상승에 따른 금리상승에 유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장기금리 수준이 상당히 높이 올라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약세 view를 유지합니다.

 

장기영역 Curve

추가 금리상승시 10년-5년 스프레드는 역전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경험적으로 지표금리의 방향과 10년-5년 스프레드가 역관계에 있다는 점을 제외하더라도,

최근의 인플레는 경기호황기의 수요측면 인플레가 아니라, 비용측면(원자재가격 상승)과 수요측면(과도한 통화공급)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인플레는 장기적인 경제성장을 둔화시킬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10년-5년 스프레드는 역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