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ding Idea·Strategy

채권수급 update- 국민연금 포함

bondstone 2008. 11. 18. 10:36

지난 수요일에 [Bond Focus: 채권수급 균열조짐]보고서를 내고, 목~금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본의 아니게 가장 힘든 시기에 자리를 비우게 되었네요. 죄송합니다.

 

국고3년 금리는 결과적으로 우상향의 국채선물 20주선(106.36)과 피보나치 전고점(6.01%)과 전저점(4.39%)의 61.8% 되돌림 수준인 5.40%에서 급상승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지난 수요일 Bond Focus에서 말씀드린 대로 향후 채권수급은 연기금의 자산배분계획에서 국내채권투자계획을 늘려주거나, 한국은행이 새로운 자금을 공급해주지 않으면 상당히 힘겨운 상황입니다. 수급상 장기금리의 상승압력을, 통화당국이 금리인하와 유동성공급을 병행해서 끌어내리는 최근과 같은 상황이 당분간 반복될 것으로 보입니다. 상당한 변동성을 유지하면서 금리가 천천히 내려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20주선의 훼손은 추세이탈을 의미합니다. 한국은행이나 정책당국도 채권금리의 추세 훼손까지 원하지는 않을 것이므로, 20주선이 깨지게 될 경우에는 물리더라도 매수관점으로 보시는 것이 맞다는 생각입니다.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수많은 걸림돌들이 남아있고, 망가지면 망가질수록 당국의 개입시점은 빨라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전반적인 채권시장의 자금상황을 의미하는 “수급”이 가장 중요한 이슈입니다. 기준금리 대비 국고3년 스프레드의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졌기 때문에 수급을 반영하는 통안채의 움직임을, 즉 국고3년-통안1년(혹은 2년) 스프레드를 병행해서 보셔야 합니다. 지난 보고서에서 말씀드린대로 지난 1년간 1/3년 평균스프레드(-2bp)와 변동성(1σ)을 고려할 때 최소한 -25~-30bp 안쪽으로 역전폭이 축소되어야 3, 5년 지표물이 하락할 여지가 생깁니다. 전일 종가가 -18bp 이므로 지표물 강세가 유지될 여지가 약간은 남아있지만, 여전히 3, 5년이 강하게 밀고 내려가기에는 부담스러운 1/3년 스프레드 수준입니다. “유동성”이 가장 중요한 market driver였던 10월 하순과는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국민연금의 2009년 채권투자계획입니다.

만기를 고려한 연간 국내채권 순증이 2006년 18.3조원을 기점으로 2007년 9.5조원, 2008년 9월까지 3.5조원으로 급감했다는 부분은 보고서에서 말씀을 드렸습니다.

 

2008년 11월12일에 발표된 2009년 기금운용계획안에 따르면, 내년에도 어렵습니다.

지난 10월23일 여유자금운용계획을 변경하여 국내채권투자를 늘리기로 한 부분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국내채권 순증계획은 2008년 9.1조원, 2009년 5.1조원에 불과합니다. 2009년 월평균 순증으로 보면 3,970억원에 불과하여 2006년 1.5조원은 물론이거니와 국내채권 투자를 늘리기로 변경한 2008년 7,480억원에도 못미치는 수준입니다. 내년도 수급이 심히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매입계획상 채권투자는 총 34.3조원. 국채 15.0조원+국채이외 19.3조원, 국내채권 31.2조원+해외채권 3.1조원으로 분류)

 

  


한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2009년 기금운용계획안에서,

“국민연금 기금운용 중기자산배분(안)(2009~2013년)에 따라 2009년 말까지 국내채권 비중을 큰 폭으로 축소하는 반면에 국내외 주식과 대체투자 비중을 그 만큼 확대하는 것으로 계상하고 있으나, 기금운용계획 제출시한 때문에 국내외 경제 및 금융시장의 불안상황이 반영되어 있지 않다”면서 “2008년도와 같이 여유자금운용 계획 변경과 같은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명시적으로 언급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직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확정되더라도 추후 변경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상입니다.

 

PS: 내용이 모호했었나요? 결론이 뭐냐?는 분들이 계시네요.

다시 정리하면,

 

1) 한국은행의 적극적 유동성 공급과 금리인하, 그리고 국민연금의 운용계획 변경이 없을 경우 수급상 채권금리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적극적 유동성공급을 꺼려하는 듯한 한국은행의 스탠스를 고려할 때 더욱 그렇다.

 

2) 그러나 금리인하와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는 한은이나 정책당국의 입장에서, 채권금리의 방향이 상승으로 향하도록, 추세가 훼손되도록 놔두지는 않을 것이다. 상황이 악화될 때마다 개입이나 대책에 나설 것이다.

 

3) 1)의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때까지는 적극적인 매수보다, "망가질 때 개입하는 당국"을 활용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 20주선을 중심으로 한 매매가 유용하다.

 

4) 매매시 레벨은 20주선, 강도와 curve는 1/3년 스프레드를 활용해야 한다. -25~-30bp를 중심으로 한 curve 전략을 추천한다. 1)의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상태에서 1/3년 역전폭 확대는 되돌려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