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포감에 휩싸인 채권시장

bondstone 2009. 2. 18. 10:34

[신동준의 채권이야기] 국고채 금리 불안…5년물 매수 부담

 

2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다. 시장 컨센서스였던 0.25%포인트를 훨씬 뛰어넘는 인하 폭이었으며, 기준금리는 2.0%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 영향으로 지난 일주일 동안 CD금리와 CP금리는 각각 0.35%포인트, 0.42%포인트가 하락했다. 반면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국고채 3년과 5년 금리는 각각 0.24%포인트와 0.30%포인트가 올랐다. 마치 금리를 인상한 것과 같은 모습이다.

 

국고 5년 금리의 전고점인 4.60%가 상향돌파되면서 채권시장에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일시적인 국고 3년의 상대적 약세(16일)와 국채선물 저평가 폭 확대, 본드스와프 스프레드의 역전 폭 확대, 환율 급등 등 대내외 환경불안에 따라 단기 매수로 대응했던 일부 포지션이 손실을 입으면서 손절 물량마저 출회되고 있다. 30조원에 육박하는 추경 규모 논쟁도 한창이다. 추경 금액이 늘어날수록 국채 발행 물량도 늘어난다.

 

증권의 선물매도가 가격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이는 증권사의 장기물 입찰 후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선물 매도와 3월 결산을 앞두고 채권평가이익 확정을 위한 매도가 주 원인이다.

 

더구나 국민연금과 증권금융 등에서 채권을 빌려다 팔 수 있는 물량이 소진되면서 국채 선물 저평가가 -35틱까지 확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매도차익거래 유입마저 부진하다. 국채 선물 가격을 구성하는 바스켓물간의 극심한 가격 차로 인해 선물의 저평가라기보다는 현물 채권의 고평가 상황이다. 선물만기일 직전까지 증권의 선물 매도와 저평가 폭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국채 선물이 20일선을 하향돌파하해 갭이 하락하면서 일단 60일선에서 멈춰섰다. 과거 외국인의 기술적 선물 매매 패턴을 고려할 때 향후에는 외국인의 공격적인 선물 매도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의 매도는 20일선 붕괴 이후 평균적으로 6영업일간 집중되었으며, 동기간 매도 물량은 약 2만5000계약이었다.

 

시장은 당국의 안정대책이 나타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시장안정과 당국의 조달금리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한은의 직매입 혹은 단순매입을 통해 장기 국채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논의가 한창이다. 대책을 통해 시장이 일시적으로 안정될 수는 있다. 그러나 향후 발행되는 대규모 장기 국채는 누군가에게 낮은 금리로 소화되어야 한다.

 

수요자 측면에서는 금리 인하 기조가 마무리되어가고 있고, 대규모 추경과 경기부양책을 앞둔 상황에서 당국의 개입에 의해 낮춰진 4%대의 국고 5년물을 매수하기는 부담스럽다. 장기물은 만기 보유시 이자수익 확보가 가능한 수준이거나, 금리 하락 기대로 자본차익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 그 믿음이 회복되지 않는 한 장기물의 수요회복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국고 5년의 경우 기술적으로 5.0%선이 1차 저항선이 될 수 있겠지만, 손절에 의한 오버슈팅과 본질적인 수요 회복을 위해서는 5.20%대까지의 상승 가능성이 있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신흥국가의 부도 가능성 등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도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른 외환시장 불안도 금리 상승 요인이다.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채권분석팀장)

 

2009.2.18

헤럴드경제

http://www.heraldbiz.com/SITE/data/html_dir/2009/02/18/200902180488.asp

http://www.heraldbiz.com/SITE/data/html_dir/2009/02/18/200902180446.asp

 

아래는 원문

 

공포감에 휩싸인 채권시장

(2009.2.18)

 

2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다. 시장 컨센서스였던 0.25%포인트를 훨씬 뛰어넘는 인하폭이었으며, 기준금리는 2.0%로 사상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 영향으로 지난 일주일 동안 CD금리와 CP금리는 각각 0.35%포인트, 0.42%포인트가 하락했다. 반면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국고채3년과 5년금리는 각각 0.24%포인트와 0.30%포인트가 올랐다. 마치 금리를 인상한 것과 같은 모습이다.

 

국고5년 금리의 전고점인 4.60%이 상향돌파되면서 채권시장에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일시적인 국고3년의 상대적 약세(16일)와 국채선물 저평가폭 확대, 본드스왑 스프레드의 역전폭 확대, 환율급등 등 대내외 환경 불안에 따라 단기매수로 대응했던 일부 포지션이 손실을 입으면서 손절 물량마저 출회되고 있다. 30조원에 육박하는 추경 규모 논쟁도 한창이다. 추경 금액이 늘어날수록 국채발행물량도 늘어난다.

 

증권의 선물매도가 가격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이는 증권사들의 장기물 입찰 후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선물매도와, 3월 결산을 앞두고 채권평가이익 확정을 위한 매도가 주원인이다. 더구나 국민연금과 증권금융 등에서 채권을 빌려다 팔 수 있는 물량이 소진되면서 국채선물 저평가가 -35틱까지 확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매도차익거래 유입마저 부진하다. 국채선물 가격을 구성하는 바스켓물간의 극심한 가격차이로 인해 선물의 저평가라기보다는 현물채권의 고평가 상황이다. 선물만기일 직전까지 증권의 선물매도와 저평가폭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국채선물이 20일선을 하향돌파하여 갭하락하면서 일단 60일선에서 멈춰섰다. 과거 외국인들의 기술적 선물매매 패턴을 고려할 때 향후에는 외국인의 공격적인 선물매도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의 매도는 20일선 붕괴 이후 평균적으로 6영업일간 집중되었으며 동기간 동안 매도물량은 약 25,000계약이었다.

 

시장은 당국의 안정대책이 나타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시장안정과 당국의 조달금리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한은의 직매입 혹은 단순매입을 통해 장기국채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논의가 한창이다. 대책을 통해 시장이 일시적으로 안정될 수는 있다. 그러나 향후 발행되는 대규모 장기국채는 누군가에게 낮은 금리로 소화되어야 한다. 수요자 측면에서는 금리인하 기조가 마무리되어가고 있고, 대규모 추경과 경기부양책을 앞둔 상황에서 당국의 개입에 의해 낮춰진 4%대의 국고5년물을 매수하기는 부담스럽다. 장기물은 만기보유시 이자수익 확보가 가능한 수준이거나, 금리하락 기대로 자본차익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 그 믿음이 회복되지 않는 한 장기물의 수요회복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국고5년의 경우 기술적으로 5.0%선이 1차 저항선이 될 수 있겠지만, 손절에 의한 오버슈팅과 본질적인 수요회복을 위해서는 5.20%대까지의 상승 가능성이 있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신흥국가들의 부도 가능성 등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도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른 외환시장 불안도 금리상승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