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환율과 국채발행 논란에 의한 변동성 확대

bondstone 2009. 2. 25. 08:15

[신동준의 채권이야기]환율ㆍ추경用국채물량이 관건

지난 5영업일간 채권금리는 방향성을 상실한 모습이다. 장중 혹은 일별 변동성도 컸고, 장ㆍ단기금리 간의 움직임도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여전히 풍부한 단기자금 사정의 영향을 받고 있는 CD금리는 0.06%포인트가 하락했고, 최근 들어 금리상승폭이 가장 컸던 국고채 5년 금리는 0.23%포인트가 하락했다. 국고채 20년 금리는 무려 0.41%포인트가 급락하는 등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금리하락폭이 크게 나타났다. 반면 단기물인 통안채 2년 금리는 0.21%포인트가 오르는 등 채권시장은 대체적으로 어수선한 모습이다.

 

이런 혼란스러움은 환율급등과 추경용 국채발행 물량의 소화 여부에 이유가 있다.

 

원/달러 환율은 24일 1516원으로 11년 만에 최고치까지 급상승했다. 미국발 제2 금융위기 우려와 동유럽 등 신흥국가들의 위험확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의 영향이다. 여기에 북한 미사일과 우리은행의 외화 후순위채 콜옵션 포기 등 악재마저 겹쳤다. 2월 이후 달러 대비 통화가치 하락폭은 주요 37개국 중 최고 수준이다. 특히 작년 4분기의 환율급등이 달러유동성의 부족에 의한 마찰적 상승이라는 측면이 강했던 반면 최근 흐름은 달러유동성 부족보다는 신흥국가들의 펀더멘털한 위험들이 부각되는 모습이라 장기화 가능성마저 있다.

 

최근 국채선물의 장중 등락은 원/달러 환율과 상당히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의 급등은 물가를 자극하여 채권금리를 밀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자국통화가치의 절하는 중앙은행의 금리인하를 부담스럽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다. 또 원화자산은 글로벌 투자대상 중에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고 있어 원/달러 환율의 급등, 특히 원화가치 하락은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 가능성을 높인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 11일째 순매도를 보이고 있는 외국인이 아직 채권시장에서는 이탈조짐이 없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오히려 2월 들어 1조원 안팎의 보유잔액 증가가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국제금융시장의 상황을 고려할 때 이들 자금은 대한민국의 안전성을 바라보고 유입되었다기보다는, 단기 재정거래와 함께 원화가치 하락으로 주식을 판 자금들이 대외로 유출되지 못하고 남게되면서 일부 채권시장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인들의 동향에 경계를 풀기 어려운 부분이다.

 

추경규모가 약 15조~20조원으로 가닥이 잡혀가는 가운데, 재원마련을 위해 발행될 상당규모의 국채물량의 소화 여부도 중요한 관심사다.

 

2월 들어 수급부담으로 중장기 채권금리가 급상승했다면, 지난주 후반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달라지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국채발행물량을 직접 떠안아주거나 시장에서 매수해주는 방법, 혹은 재정부가 변동금리부국채를 발행하거나 재정증권을 발행하여 중장기 국채발행 압력을 줄여주는 방법, 또는 국민연금에서 국채발행의 일부를 소화해주는 방법 등이 갑론을박 속에 논의 중이다. 정부의 요구를 근본적으로 거절하기 어려운 중앙은행과 국민연금 등의 속성을 고려할 때 시장은 결국 어떤 형태로든 국채발행에 대한 부담을 줄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

 

환율과 국제금융시장 불안과 맞물린 3월 위기설 우려와 함께, 추경과 국채발행 규모가 윤곽을 드러낼 3월은 채권금리의 변동성이 계속해서 커질 수 있다. 방향성보다는 위험관리에 주력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현대증권 채권분석팀장

 

2009.2.25

헤럴드경제

http://www.heraldbiz.com/SITE/data/html_dir/2009/02/25/200902250569.asp

 

아래는 원문

 

환율과 국채발행 논란에 의한 변동성 확대

(2009.2.25)

 

지난 5영업일간 채권금리는 방향성을 상실한 모습이다. 장중 혹은 일별 변동성도 컸고, 장단기금리간의 움직임도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여전히 풍부한 단기자금사정의 영향을 받고 있는 CD금리는 0.06%포인트가 하락했고, 최근 들어 금리상승폭이 가장 컸던 국고채5년 금리는 0.23%포인트가 하락했다. 국고채20년 금리는 무려 0.41%포인트가 급락하는 등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금리하락폭이 크게 나타났다. 반면 단기물인 통안채2년 금리는 0.21%포인트가 오르는 등 채권시장은 대체적으로 어수선한 모습이다.

 

이런 혼란스러움은 환율급등과 추경용 국채발행 물량의 소화 여부에 이유가 있다.

원달러환율은 2월24일 1516원으로 11년만에 최고치까지 급상승했다. 미국발 제2 금융위기 우려와 동유럽 등 신흥국가들의 위험확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의 영향이다. 여기에 북한 미사일과 우리은행의 외화 후순위채 콜옵션 포기 등 악재마저 겹쳤다. 2월 이후 달러대비 통화가치 하락폭은 주요 37개국 중 최고수준이다. 특히 작년 4분기의 환율급등이 달러유동성의 부족에 의한 마찰적 상승이라는 측면이 강했던 반면 최근 흐름은 달러유동성 부족보다는 신흥국가들의 펀더멘털한 위험들이 부각되는 모습이라 장기화 가능성마저 있다.

 

최근 국채선물의 장중 등락은 원달러환율과 상당히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원달러환율의 급등은 물가를 자극하여 채권금리를 밀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자국통화가치의 절하는 중앙은행의 금리인하를 부담스럽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다. 또한 원화자산은 글로벌 투자대상 중에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고 있어 원달러환율의 급등 특 원화가치 하락은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 가능성을 높인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11일째 순매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아직 채권시장에서는 이들의 이탈조짐이 없다. 오히려 2월 들어 1조원 안팎의 보유잔고 증가가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국제금융시장의 상황을 고려할 때 이들 자금은 대한민국의 안전성을 바라보고 유입되었다기보다는, 단기 재정거래와 함께 원화가치 하락으로 주식을 판 자금들이 대외로 유출되지 못하고 남게되면서 일부 채권시장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인들의 동향에 경계를 풀기 어려운 부분이다.

 

추경규모가 약 15~20조원으로 가닥이 잡혀가는 가운데, 재원마련을 위해 발행될 상당규모의 국채물량의 소화 여부도 중요한 관심사다. 2월 들어 수급부담으로 중장기 채권금리가 급상승했다면, 지난주 후반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달라지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국채발행물량을 직접 떠안아주거나 시장에서 매수해 주는 방법, 혹은 재정부가 변동금리부국채를 발행하거나 재정증권을 발행하여 중장기 국채발행 압력을 줄여주는 방법, 또는 국민연금에서 국채발행의 일부를 소화해주는 방법 등이 갑론을박 속에 논의 중이다. 정부의 요구를 근본적으로 거절하기 어려운 중앙은행과 국민연금 등의 속성을 고려할 때 시장은 결국 어떤 형태로든 국채발행에 대한 부담을 줄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

 

환율과 국제금융시장 불안과 맞물린 3월 위기설 우려와 함께, 추경과 국채발행 규모가 윤곽을 드러낼 3월은 채권금리의 변동성이 계속해서 커질 수 있다. 방향성 보다는 위험관리에 주력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