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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채 수급 점검

bondstone 2009. 3. 17. 09:18

안녕하십니까 현대증권 신동준입니다.

 

30조원의 추경과 지난주말 발표된 구조조정기금 40조원 등으로 장기채 수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장기채 수급과 관련한 생각을 정리해봤습니다.

 

결론적으로,

현재 뉴스가 되고 있는 발행규모는 정부의 여러가지 방안으로 말미암아 시간이 흐를수록 시장에서 실질적으로 감당해야 할 물량은 점차 감소할 것이며, 실제 시장에 부담이 크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3월 결산을 전후하여 2/4분기 이후에는 국고3년 기준 박스권 하단(3.50%) 및 전저점(3.24%)의 하향돌파와 장기채를 중심으로 한 curve flattening이 진행될 것이라는 view를 유지합니다.

 

과거 어느 때보다 curve는 steep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그만큼 이미 장기국공채 발행에 대한 부담은 선반영되어 있다는 판단입니다. Flat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만, 과거 bull flattening에서 보던 수준을 감안하면 그 수준은 한참 못미칩니다. 과거 경기침체기에는 3/5년, 5/10년 스프레드가 거의 붙거나 역전되었던 사례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장기물 중심의 flattening이 진행될 여지는 충분합니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시장참가자들이 장기국채 발행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채권을 매도하기 보다는 금리가 올라가면 사겠다고 생각하는 참가자들이 많습니다. 금리가 마찰적으로 상승하더라도 아주 짧은 기간 머물다 되돌아올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우려했던 규모를 맥시멈으로 하여 실제 소화해야 할 물량은 시간이 흐를수록 감소할 것이며, 최악의 경우 한국은행의 개입 가능성도 있습니다. 풍부한 유동성과 3월 결산 이후 경기침체에 대한 리스크가 더 부각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2/4분기 이후 장기채를 중심으로 한 금리하락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1) 추경 30조원

- 세계잉여금 2.1조와 한은잉여금 1.5조원

- 기금의 여유자금 활용 7~8조원

- 원화외평채 발행규모 감축 5조원 내외

- MMF의 제도개선(5년 국채 편입)을 통한 FRN 발행

- 단기국채와 재정증권 발행 가능성

- 한국은행의 시장매입

- 공기업 등의 정부지분 매각

 

지금까지 논의되고 있는 방안들을 감안하고, 어림잡아 FRN/단기국채/재정증권으로 7~8조원, 정부지분 매각 1~2조원만 감안하더라도 시장에 3년 이상 중장기 국채발행으로 풀리는 규모는 5조원 내외로 크게 무리가 없는 수준이 될 것입니다. 물론 5조원을 한국은행이 시장에서 매입해줄 가능성도 있습니다.

 

 

2) 구조조정기금 40조원

외환위기 당시 부실정리기금 21.6조원의 조성내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정부보증 기금채권 발행 20.5조원 (발행액 중 한국은행이 2조원 매입)

- 산업은행 차입 0.5조원

- 금융기관 출연 0.6조원

 

부실채권정리기금채는 97년 11월말부터 발행하기 시작해서 2년동안인 99년 12월말까지 총 20.5조원이 발행되었습니다. 금융기관과 기업들의 부실채권이 발생되었을 때마다 그때그때 필요금액만큼을 발행하여 사용했습니다. 97년 11월말~12월까지 7조원이 발행되면서 시장금리가 크게 상승하였습니다만, 당시에는 물량부담에 의한 상승이라기 보다는 IMF에 긴급자금 지원을 정식요청(97.11.21)한 결과입니다. 이후 발행은 2년 동안 꾸준히 진행되었지만 시장금리는 경기침체를 반영하여 꾸준하게 하락하였습니다.

 

한도가 40조원이며, 외환위기 당시보다 부실채권 처리 문제가 급박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발행진도는 초기단계를 제외하고, 우려했던 것보다 완만하게 순차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발행한도 40조원 소진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부실채권 매입시 금융기관에게 시장에 매각이 제한되는 자산관리공사채로 지급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 경우 물량부담은 제한적입니다. 최악의 경우 한국은행의 간접적인 지원도 가능할 것입니다.

 

 

3) 은행자본확충펀드, 금융안정기금

산업은행의 정책금융 기능이 분리돼 세워지는 정책금융공사에 설치되는 금융안정기금은 제2의 은행자본확충펀드로 조성될 예정입니다. 은행자본확충펀드의 소진과 금융회사의 건전성 하락에 대비한 안전판으로 준비되고 있어 당장 대규모 정부보증채 발행을 통해 조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4) 기타 장기채 수급에 우호적인 요인

- 외국인들의 국채/통안채 투자시 법인, 소득세 원천징수 면제와 채권 양도차익 비과세 추진: 2/4분기 말 이후 5년 이상 장기물에 우호적 요인입니다.

 

- 보험사의 채권매수 지연

* 2004년~2008년까지 월평균 채권보유 순증 7,400억원

* 최근 2년간 월평균 채권보유 순증 4,600억원

  * 2004년 이후 월평균 1월 채권보유 순증 7,800억원

  à 2008년 11~12월 3조 4,400억원 채권보유 순감소

à 2009년 1월 순증 2,000억원, 2월 3,300억원, 3월 13일까지 1,200억원

2008년 11월 이후 보험사의 채권보유 순증규모가 크게 감소하거나 정체되고 있습니다. 채권금리가 단기간에 급락하면서 지금은 자금조달-운용간 금리차이가 상당히 벌어져 있지만, 3월 결산과 함께 시간이 흐르면서 눈높이가 재조정될 경우 4%대 중후반의 국고5년을 매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 3월 FOMC(3/19 목요일 새벽)에서 FRB의 장기국채 매입 시사 가능성: 이미 영국은 장기국채 매입을 발표하였습니다.

 

* 10년 국채의 경우 당국의 발행규모 제한으로 완벽한 시장가격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장기 공사채 발행이 늘어나고 있는 부분이나, 단기간에 좁혀진 5/10년 스프레드를 감안하면 단기적으로는 10년 매수 보다는 65~100bp를 감안한 3/5년 교체매매가 나아 보입니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