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ding Idea·Strategy

채권금리 급등과 관련한 몇가지 이슈 정리

bondstone 2009. 6. 9. 09:17

안녕하십니까 현대증권 신동준입니다.

 

미국에서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에 따른 미국채2년 금리 급등과 외국인들의 공격적인 국채선물 매도로 어제 채권금리가 크게 올랐습니다. 몇가지 이슈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인플레이션

 

최근들어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통상적으로 유동성이 풀린 후 인플레이션 발생까지는 1.5~2년 정도의 시차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작년 10월부터 전세계적으로 유동성이 풀렸다고 본다면 올해 내 물가상승이 수치화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다만 1) 시차적으로 내년 2/4분기를 전후해서는 인플레이션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고, 2) 많은 예측기관들이 전망하는대로 1/4분기부터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국면과 맞물릴 가능성이 있고, 3) 통상적으로 6개월의 통화정책 파급시차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지금부터 논의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됩니다.

 

실제로 주요국의 기대인플레(국채금리-물가연동국채금리)를 살펴보면, 아직까지 디플레에 대한 두려움에서 헤어나오고 있지 못하는 일본을 제외하고는 최근 한달 사이에 아주 가파르게 상승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연내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4/4분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이슈화가 가능하고 내년초에는 실제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채권시장에는 하반기부터는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을 선반영해나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달 한달 지날 때마다 국내외 지표들, 특히 미국의 주택경기 지표들이 좋아질 것입니다. 실제 IRS1년-CD금리 스프레드는 55bp로 향후 1년 내 금리인상을 50bp 이상 반영하고 있습니다. 1y*1y금리는 약 100bp를 반영 중입니다. 선제적 금리인상론이나 탈출전략에 대한 논의를 구체화하자는 주장들, 그리고 지역연준총재들의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에 대한 발언들은 연내 금리동결 전망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리스크요인들입니다.

 

 

미국국채금리 상승

 

미국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경기회복을 저해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FRB의 국채매입 규모 확대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미국금리도 경기회복에 따른 추세적인 금리상승이라는 기본을 피해갈 수는 없습니다. 다만 국채매입 등으로 인해 금리상승의 속도를 조절할 뿐이며, 금리가 추세적으로 상승하더라도 정상적인 수준보다 낮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정도의 차이일 뿐, 경기회복을 저해하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저축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경기바닥권 혹은 경기회복 초기의 현상일 뿐이며 이는 향후 소비에 쓰여질 실탄입니다.

 

 

박스권 상단 상향돌파 가능성

 

최근 투자자들을 만나보면, 박스권 상단에 대한 믿음이 예전 같지 않음을 느낍니다. 오히려 4.00%에 대한 믿음이 너무 강한 것이 불안하다는 시각도 꽤 보입니다.

그동안 박스권 상단에 대한 믿음이 강했던 이유는,

 

1) 경기는 회복된다고 인정하더라도, 통화정책이 당장 바뀔 정도는 아니다.

2) 오히려 내년 초 더블딥에 빠지거나, 금리를 인하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3) 수급이 좋다. 풍부한 유동성 때문에 정기예금 대비 채권의 매력도가 높다. 박스권 상단에서는 연금과 보험사가 막아준다.

 

라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전제조건 중에서 1), 2)는 미국의 고용지표를 포함한 최근 국내외 경제지표들과 선제적 통화정책 필요론들로 인해 크게 약화되는 모습입니다. 더구나 국내외 오피니언 리더들이 내년초 본격적인 경기회복에 대한 컨센서스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3)번인 수급 역시 정점을 지나고 있습니다. 연금과 보험사가 급하게 채권을 매수할 자금들은 이미 3월말~4월에 소진했습니다. 5월에 보험의 잔여수요와 연금의 교체수요를 마무리로 이제 3월말~4월처럼 장기투자기관들이 현금을 가지고 가격을 결정할 수 있는 수급상황은 아닙니다. 과거 이들 기관들이 그랬듯이 지금부터는 단지 상승속도를 늦출 뿐입니다.

 

정기예금 대비 채권의 매력도는 크게 줄었습니다. 크레딧스프레드의 대폭축소와 은행의 특판예금, 그리고 6개월~1년 CD금리의 상승 등으로 채권의 대체재인 예금/CD의 금리도 높아졌습니다. 최근 3영업일 동안 6개월만기 CD금리는 11bp가 상승했습니다. 선제적 금리인상론이 나오고 있는 이제는 정기예금 만기자금이 편안하게 채권을 캐리하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 최근 단위금고나 신협들의 크레딧채권 매수도 크게 감소했습니다. 만기가 짧아진 채권들을 이익실현해서 평가익을 낼 생각을 하고 있는 금고나 신협들도 있습니다.

 

 

외국인 선물매도와 국채만기 14조

 

외국인들은 어제 하루동안 12,133계약을 대량매도했습니다. 자주 있는 경우는 아니지만, 20일선이 장대음봉으로 붕괴되는 날 나올 수 있는 패턴입니다. 다만 20일선 붕괴 이후 대량매도(약 5영업일간 3만계약 내외)가 나오기 위한 전제조건인 직전일까지의 누적순매수가 사상최대규모일 것, 3개월 이상의 추세상승(선물가격기준)을 이어왔을 것이라는 조건과는 다릅니다. 외국인들의 선물매도는 추가적으로 진행되겠지만, 과거 20일선 붕괴 직후의 공격적인 매도물량 만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아직 유지되고 있는 박스권에 대한 믿음을 감안할 때, 120일선과 선행스팬의 하단이 위치해 있는 110.65 수준에서는 저가매수가 유입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번 달에는 박스권 상단이 깨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제 하에 공격적인 매수는 자제하는 것이 좋아보입니다.

 

선물만기일(16일) 이후 시장이 약세로 가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만, 어제 하루 동안 상당부분 반영이 된 것으로 봅니다. 오히려 목요일 금통위에서 특별히 경기가 좋다고 확신하거나 유동성을 흡수해야 한다고 말하기 어렵다면, 금통위와 선물 만기 이후 며칠간이 시장이 안정될 수 있는 타이밍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역시 매도의 기회로 삼을 것을 권고드립니다.

 

14조원의 국채만기에 대한 기대가 많습니다만, 과거의 대규모 국채만기 사례를 관찰했을 때 큰 영향력은 없었습니다. 단지 만기 1~2일 전부터 6개월~9개월 만기구간이 상대적으로 강했을 뿐 중장기물에 영향은 거의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남아있는 수익기회는...

 

300bp이상 금리가 하락하면서 돈을 벌었고, 크레딧스프레드가 공격적으로 축소되면서 돈을 벌었습니다. 이제 채권시장에 남아있는 것은 현물/IRS 커브와 스왑스프레드(IRS-KTB) 등 파생상품과 연관된 스프레드들 입니다. 이들은 아직 정상화되지 않았거나 추세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외국계은행들의 차입 혹은 리스크여건이 변화되거나 구조화채권시장이 활성화되었을 때 경기회복과 통화정책 변화에도 불구하고 커브플랫, 금리하락 등으로 속도가 조절될 여지가 있는 부분입니다. 세일즈 등에서 변화의 조짐이 보일 때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상반기중 박스권(국고3년 3.70~4.00%)을 유지하겠지만, 하반기에는 추세적으로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합니다. 다만 20여일 남아있는 상반기 안에 박스권 상단이 상향돌파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박스권 상단에서의 트레이딩은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을 권고드립니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