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ding Idea·Strategy

8월 금통위 해석과 평가

bondstone 2009. 8. 11. 13:25

8월 금통위에서 한은총재의 코멘트는 표면상으로는 시장이 원했던 코멘트를 해주었지만, 내면적으로는 경기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한층 강화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한은총재 주요 코멘트]

 

- 2분기 GDP 추정 성장률보다 실제 성장이 조금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향후 국내경기는 정부시책에 의한 성장추진력은 조금 약해지겠지만, 민간부문에서 지난 2분기부터 조금씩 회복을 보이는 것으로 보아 하반기에도 전기비 플러스 성장은 가능해 보인다.

 

- 근래의 시장금리 상승은 미래의 경기, 물가에 대한 인식 등 실물경제의 움직임을 상당부분 반영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장금리와 정책금리의 격차는 일률적인 것은 아니지만 최근 시장금리 상승이 좀 앞서나간 점도 있다고 본다. 시장금리와 정책금리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다. 지금은 좀 앞서가는 상황이며, 격차는 통상적인 수준보다 크다라는 점은 인식하고 있다

 

- 기준금리를 현재 경제흐름으로 봐서는 당분간 인하보다는 인상쪽으로 흐름이 잡혀있는 것이 사실이다.

 

- 미국, 유럽처럼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나라들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외화자금사정이라든가 금융위기가 수출쪽에 영향을 줘서 실물쪽에 크게 파급되어 왔던 상황이다. 우리가 동원한 비상대책은 특히 금융면에서 그런 나라들과 차이가 있다.

 

- 출구전략은 특수한 상황에서 동원한 특별한 조치가 장기간 계속될 경우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이 커지기 전에 적절한 시점에 원상복구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출구전략 방법은 당연히 논의해야 한다. 시작여부는 포괄범위에 따라 다르다. 재정쪽을 제외하고 금융면만 보면,

1) 외자쪽은 적극적 유동성공급을 점차 회수했고 남아있는 것이 크지 않다. 이미 진행된 부분이다.

2) 원화쪽은 기준금리가 그대로 있고 총액한도대출 등을 감안했을 때 큰 변화가 없다. 원화쪽에서는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 총액한도대출이나 지준율 변화는 효과 측면에서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

3) 공개시장조작대상 증권 확대 등 시작부터 일몰조항이 제도화되었던 조치들은 별도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기한이 끝나면 없어진다. 이미 속에 출구전략이 포함되어 있다. 이것도 출구전략의 일부다.

4) 통안채 발행은 시중자금사정에 적극적 영향을 주려하기 보다는 정부나 해외부문에서 생긴 변동요인을 상쇄하는 차원에서의 공개시장조작이다.

 

 

 

금통위 평가

 

“시장금리가 정책금리 격차를 감안할 때 최근의 시장금리 상승이 좀 앞서나간 점도 있다고 본다”라는 표현 외에는 채권시장에 유리한 코멘트는 없었습니다. 대부분이 “경제가 좋다, 하반기에도 플러스 성장이 가능하다. 우리는 선진국에 비해 직격탄을 맞은 것도 아니다, 출구전략은 범위에 따라 다르지만 시급했던 외자는 이미 거의 다 흡수했다, 원화쪽에서는 금리인상 외에는 특별히 되돌릴 것도 없다. 당분간 경제흐름 감안시 인하보다는 인상쪽이다. 공개시장조작 대상증권 확대 등 사용했던 비전통적 수단들은 대부분 일몰조항에 의해 가만있어도 출구전략이 진행된다”는 흐름의 이야기였습니다.

 

시장금리가 정책금리에 좀 앞서나갔다는 것은 최근 단기급등 차원의 언급으로 생각합니다. 금리 뿐 아니라 주가, 환율 등 가격변수들은 항상 펀더멘털을 선반영합니다. 3개월 뒤, 6개월 뒤에 비교적 높은 확률로 갈 레벨이라면 가격은 지금 먼저가서 기다리는 것이 당연한 반응입니다. 연말에 올라갈 금리이니 기다렸다 연말에 채권을 팔겠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는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주가도 한참 내려가야 할 것입니다. 그것을 “합리적이다”라고 할 당국은 없겠죠. 오늘 “금융시장도 지난 몇 달 동안 움직임이 매우 안정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라는 표현을 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무엇보다 시장금리가 정책금리에 좀 앞서나갔다고 해서 자금을 더 채권에 배분할 경제주체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총재의 코멘트로 잠깐 시장금리가 하락한다면 채권투자비중을 줄이고 싶은 투자자가 더 많을 것으로 봅니다.

 

단기금리가 기준금리를 상당부분 선반영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합니다. 그런데 정기예금금리 등 경쟁상품의 금리가 속속 인상되고 있습니다. 1.5년 통안채의 1년 캐리수익률은 현재 curve 하에서 4.3~4.4%입니다. 대형기관들이 받는 확정금리 4.1~4.2%에 비해 결코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단기물이 금리인상을 꽤 선반영했다고 생각해도 단기물이 좋아보이지 않는 이유입니다. 확정형 상품의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는 자금흐름을 감안해야 합니다.

 

장기물의 경우에는 장기물을 골고루 매수하던 연금의 10년 집중매수로 그나마 10년이 제일 좋아보입니다. 레벨도 그렇구요. 연금 매수여력의 10년 집중과 10년 누르기에 의한 5년, 3년 커브가 눌리는 것이 얼마나 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고민 중입니다. 예전에 말씀드린대로 거의 1년간 국내채권을 매월 2.5조원 이상 순증해 나가던 연금의 매수여력은 연말까지 5천억 미만으로 축소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5/10년 스프레드 축소는 천천히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3/5년 축소는 탄력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구요. 그나마 레벨까지 고려했을 때 연금이 집중하고 있는 국고10년과 장기 크레딧물들만 그나마 좋아보입니다.

 

하반기에도 경제를 좋게 봅니다. 재정지출효과는 약해지겠지만, 반대로 미국의 재정지출효과나 경기개선 속도는 하반기부터 빨라질 것입니다. 그리고 재정효과 부족 때문에 경제가 더블딥에 갈 우려가 정말 높아진다면(가능성은 없다고 봅니다), 당연히 2차 추경이 준비될 것입니다. 뒷짐지고 손놓고 있는 정부는 없습니다. 최소한 연내 위험자산선호에 따른 자금이동은 계속될 것으로 봅니다. 금리인상은 내년 1분기에 시작될 것으로 보지만 자금흐름의 변화와 경쟁상품들의 매력도 증가로 채권금리는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금리인상 시기는 더 늦어질 가능성보다는 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봅니다. 금통위 코멘트의 긍정적 해석과 속도조절론으로 채권금리가 반락할 경우 포지션 축소를 권고해드립니다.

 

이상입니다. 장 종료 후에 더 정리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에필로그

 

현재 시장금리에 금리인상이 100bp 가까이 상당부분 선반영되었다..라는 점에서는 고민입니다. 일정부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선반영이라는 의미를 이렇게 생각해봤습니다. ‘만약 올해 12월 혹은 내년 1월에 25bp 금리인상이 확실시되었을 때 시장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하는 것입니다. “다 아는 이야기”라면 받아들인다면 시장금리는 시큰둥하거나 오히려 하락할 것이고(진정한 선반영이겠죠), 아직 반영이 안되었다면 오를 것입니다. 모두는 아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후자쪽에 가깝지 않나 생각합니다. 고작 25bp의 인상이 연말~연초에 시작된다고 했을 때 100bp를 선반영한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아직 금리인상을 제대로 프라이싱하지 않은 것으로 봐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거래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의 선물매도에 의해 밀려올라간 다소 어정쩡한 상황이라고 봅니다.

 

국고3년 대비 기준금리 스프레드는 과거와는 다른 관점에서 봐야합니다. 예를들어 기준금리가 3%에서 2.5%로 인하되던 올해 1월9일 국고3년-기준금리 스프레드는 전일 26bp를 바닥으로 인하 직후  97bp로 급격히 확대되었습니다. 기준금리가 2.0%이던 2월말에는 이미 200bp까지 벌어졌습니다. 이후 꾸준히 벌어져서 250bp 수준까지 왔습니다. 그렇다면 시가평가 이후 국고3년-기준금리 스프레드 94bp나 스프레드가 안정된 2003년 이후 평균 76bp를 적용한다면, 2월말부터 시장은 기준금리 인상을 상당부분 반영하고 있었다는 의미입니다만, 당시는 전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오히려 2월말 200bp에 비해 50bp가 추가 반영되어 있는 정도입니다. 펀더멘털 흐름에 대한 변화에 비해서는 어찌보면 작아보입니다. 결국 지금의 시장금리-기준금리 스프레드는 미래의 펀더멘털 흐름과 중장기적인 수급문제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04년까지만해도 우리나라는 만성적인 채권공급 부족국이었습니다. 과거의 스프레드를 똑같이 적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것은 curve나 credit 스프레드에서도 마찬가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