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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채권시장에 '한류 열풍' 분다

bondstone 2009. 9. 18. 17:32

태국 채권시장에 '한류 열풍' 분다

원화채 투자하는 공모펀드 활기..예금 이자보다 3~4배 높아

 

태국 채권시장에 한국 원화채권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이 내놓는 공모 펀드에는 원화채권에 매료된 투자자들이 몰린다. 금융위기로 재정거래를 통해 누릴 수 있는 이익이 크게 확대돼 예금에 맡기는 것보다 서너 배 높은 이자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태국의 크룽타이자산운용(KTAM)은 지난달 16일 29억 바트 규모의 펀드 모집을 마감했다. 이 펀드는 한국 채권 중 만기 6개월 채권에 투자한다. 또 1년 만기 원화채권에 투자하는 50억 바트 규모의 펀드와 3개월만기 채권에 투자해 약 1년 가량 원리금을 재투자하는 30억 바트 규모의 펀드 공모도 계획하고 있다.

계획대로 투자자를 유치할 경우 KTAM이 운용하는 한국채권규모는 460억 바트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약 13억5294만 달러 규모, 우리 돈으로 따지면 1조6641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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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한 자산운용사가 8월3일~10일까지 모집할 통안증권 투자 펀드 광고

이보다 앞서 지난 6월말 카시콘(Kasikorn) 자산운용 등에서 한국채권에 투자하는 펀드 5개를 만들었다. 대부분 2~3일 사이에 투자자 모집이 완료됐는데 총 투자규모가 100억 바트에 달했다. 약 3억 달러 규모이다.

티스코에셋(Tisco Asset)도 한국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 3개를 운용하고 있다. TISCO Korea Fixed Income Fund1, 2, 3에는 총 10억 바트 규모의 원화 채권이 담겨있다. 달러로 환산하면 3000만 달러 규모다.

사실 지난 2년간 한국 채권투자는 태국자산운용업계에 뜨거운 화두였다. 2007년 말만 해도 외국인 채권투자 1위는 프랑스였으며 태국은 10위에 불과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2008년 말, 태국 비중이 24.1%로 1위에 올랐다.

투자금액은 9조194억원으로 국채가 2조1931억원, 통안증권 등 특수채가 6조8263억원으로 집계됐다. 7개월이 지난 현재 태국의 채권투자자금은 크게 더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기를 감안하지 않은 단순 순매수 규모는 2월 1036억원에서 3월 5769억원으로 늘었고 5월에는 1조2041억원, 6월에는 2조6430억원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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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의 원화채권 투자 증가는 2007년 10월 우리나라의 외화자금 사정이 일시적으로 악화된 게 계기가 됐다. 이후 금융위기가 본격화되면서 달러를 들여와 원화 채권을 매입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재정거래이익이 크게 확대됐다. 태국 투자자들은 이 기회를 노렸다.

태국 투자자가 원화채권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달러를 바트화로 바꾸고 다시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통화스왑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해 원화채권에 투자하는 게 바트화 채권에 투자하는 것보다 최소 4배 이상이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기준 태국투자자의 한국채권 투자 수익률은 4.5% 정도로 태국의 예금금리 0.95%, 태국의 1년 국채수익률 1.44%에 비해 3~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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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국제금융센터

최근에 와서는 지난 5월21일부터 시행된 외국인 이자소득세 원천징수 면제 효과도 부각되고 있다. 태국 자산운용사들과 현지 언론에서는 한국 채권투자 매력이 더 확대됐다고 강조하고 있다.

태국 현지의 한 언론은 "올해 만기도래한 한국 국채 관련 뮤추얼 펀드들이 있지만 펀드의 순자산가치(NAV)를 높이기 위해 한국 국채 관련 펀드를 다시 조성할 것"이라며 "같은 만기 채권이라면 태국 국채보다 한국 국채에 투자하는 게 수익률이 훨씬 높고 환위험도 없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2009.8.11

머니투데이 the B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