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4분기 투자전망: 채권/원자재

bondstone 2011. 9. 1. 20:53

추석 이후 자산관리 이렇게 (4분기 투자전망)


채권: 장기채권와 신흥국 채권투자의 매력도 부각

 

외국인의 원화채권 매수 속도가 가파르다. 미국과 유럽의 디폴트 위험이 부각된 7월12일 이후 8월말까지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7.2조원을 순매도 하는 동안, 원화채권은 7.5조원을 순매수했다. 최근 외국인의 원화채권 순매수의 특징은, 매수채권 만기의 장기화와 매수주체 중 중앙은행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의 5년 이상 장기채 순매수 비중은 상반기 8.7%에서, 경기둔화 우려가 부각된 하반기 이후 46.2%로 급증했다. 외국인 중 중앙은행의 보유비중은 08년 8%에서 7월 현재 27.5%로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CDS 프리미엄이 확대되고 있지만, 확대폭은 주요국 중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축에 속한다. 외국인의 채권투자 자금 유입으로 원/달러 환율도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디폴트 리스크 부각을 계기로, 경제의 기초체력과 재정건전성이 양호하고, 국가신용등급의 하향 가능성이 낮으며, 통화가 저평가되어 있는 원화채권이 글로벌 채권투자자들에게 있어 안전자산으로 격상되고 있다.

 

채권금리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국고채5년 금리는 7월초 4.08%에서 3.58%까지, 국고10년 금리는 7월초 4.23%에서 3.73%까지 0.50%p가 급락했다. 반면 물가상승에 따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부담으로 단기금리들은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같은 기간 동안 CD 91일짜리 금리는 여전히 3.59%를 유지하고 있다. 오히려 만기가 짧은 CD금리가 국고5년 금리보다도 더 높아졌다. 글로벌 경기둔화를 반영하면서 장기금리는 하락하지만,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면서 단기금리는 상승하거나 덜 하락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주가하락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가 겹치면서 최근 시중자금은 단기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MMF나 증권사 CMA, RP등으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수신고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잠깐 머무르다 여타 다른 자산으로 갈아탈 대기자금이 아닌 꾸준하고 고정적인 이자수익 확보를 위한 자금이라면, 채권매입시 단기채보다는 장기채를 매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채권보유시 이자와 함께 가격상승(금리하락)에 따른 자본차익까지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들의 경우 직접투자는 고금리 이자를 확정하기 위한 만기보유 목적의 회사채 투자가 주를 이룬다. 또한 최근에는 브라질 채권처럼 재정건전성이 양호하고 통화가치가 저평가되어 있는 신흥국채권으로 글로벌 자금이 몰리고 있다. 절세목적의 채권투자도 있고 CB, BW와 같은 주식관련사채 투자도 있다. 금리하락기에는 자본차익을 얻기 위한 채권형 펀드투자가 많다. 채권투자는 목적에 따라 가격변동과 부도위험, 환금성과 세금효과 등 여러가지 상반된 위험이 존재하는 만큼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 개인들은 신용등급 하락이나 가격변동에 따른 시가평가 위험에도 크게 노출되어 있지 않지만, 분산투자가 어렵기 때문에 회사채의 부도가능성에 대해서는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금리가 높을수록 신용위험도 높아진다. 신흥국채권 역시 재정건전성과 환율전망 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채권투자는 주식투자의 대체재가 아니라 은행 정기예금의 대체재로 생각해야 한다. 예금보다 1~2%포인트 정도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종목을 선별할 필요가 있다.

 

 

 

 

원자재: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 변동성 확대, 상품별 차별화 예상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하향 조정 이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원자재시장도 글로벌 경제전망에 따라 함께 출렁이면서 상품별로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기에 민감한 에너지와 비철금속 가격은 8월 이후 경기침체 우려로 큰 폭 하락하면서 올해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반면 주가급락이 진정되던 8월 중순부터는 비교적 경기에 둔감한 농산물과,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질 때 주목 받는 귀금속 가격이 큰 폭으로 반등했다. 금융시장이 최악의 공포감에서는 일단 벗어나는 모습이다. 당분간 글로벌 경기둔화를 반영하는 흐름 속에서 상품간 차별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투기자금의 이동 규모가 가격 변동의 수준을 결정할 것이다.

 

국제유가는 경기둔화를 반영하며 완만한 하락이 예상된다.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리비아 내전과, 미국의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휘발유 수요 감소도 유가하락 요인이다. 그러나 추가 하락시 중동국가들의 생산량 조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전략비축유 방출 이후에도 가격이 쉽게 떨어지지 않던 WTI 유가가 미국의 더블딥 가능성으로 급락했다. 반면 유럽과 아시아의 영향을 많이 받는 Brent유는 상대적으로 적게 하락하면서 Brent-WTI 유종간 격차는 확대되었다. 리비아 악재가 해소되면서 Brent-WTI 유종간 격차는 서서히 축소될 것이다.

 

6월말 이후 강세였던 비철금속 가격은 경기둔화 우려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하락추세로 전환되었다. 다만, 비철금속 지수가 추세대 하단에 위치하고 있고 8월중 낙폭이 컸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가 soft recession으로 진행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반등 가능성이 높다. 구리가격은 광산 파업과 신규 광산개발 프로젝트 연기 등 상승 요인으로 하락폭이 비교적 작았다. 금 가격은 증거금 인상과 차익실현 매물로 8월말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 가능성이 있지만, 안전자산 선호로 온스당 1,9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금 가격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에 따라 중기 상승추세가 유지될 것이다.

 

농산물 가격은 최근 미국 중서부지역의 이상 기후와 옥수수와 봄밀의 작황 부진으로 상승했다. 7월 중국의 주요 곡물 수입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중국 수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것도 가격상승 요인이었다. 농산물은 경기에 영향을 덜 받는 상품이기 때문에 투기자금의 이탈도 크지 않았다. 그러나 경기방어적 성향이 부각되면서, 미국의 작황 부진 우려는 오히려 다소 지나치게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경기 민감 상품으로 투기자금이 이동하면서 조정이 예상되지만, 중기적으로는 경기방어적 성향의 부각으로 중기 하락추세 상단을 돌파하면서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매주 발표되는 미국의 작황 보고서와 날씨의 영향에 따른 공급 우려 여부도 변수가 될 것이다.

 

동부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본부장 신동준

 

2011.9.1

매경이코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