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ding Idea·Strategy

금리반락 속도의 두려움, 장기흐름 재점검

bondstone 2012. 5. 7. 09:35

예상보다 채권금리 반락폭이 더 컸습니다.

그동안 "예상했던 시나리오"라는 생각으로 제 스스로도 크게 긴장하지 않았습니다만, 지난주 금요일 장막판의 국채선물 급반등은 상당히 위협적이었습니다. "무언가 잘못되고 있나?"라는 두려움을 가졌습니다.

 

예상했던 채권금리 반락 수준은 국고3년 3.50%이었습니다. 그러나 반락 초반에는 외국인의 기술적인 국채선물 매수가, 그리고 중반에는 증권사의 숏커버와 단기 트레이딩이, 그리고 후반인 최근에는 국내외 다양한 경제지표들이 예상치를 하회한 영향으로 금리인하 기대가 다시 살아나면서 국고3년 금리는 3.42%까지 급반락했습니다. 여기에 주말 미국의 고용지표와 프랑스 올랑드 대선 후보의 당선, 대형 저축은행의 영업정지, 한중일 국채투자 협약, 내년 적자국채 발행 축소, 더구나 "국내경기가 저점을 찍었는지 확신 어렵다"는 한은총재의 코멘트는 이번주 금통위를 앞두고 상당한 부담감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외국인은 3월28일 이후 26영업일 동안 하루를 제외하고 10만 2,318계약의 대규모 국채선물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를 감안할 때, 일부 증권사를 제외하면 국내기관들은 대부분 듀레이션이 길지 않은 상태에서 힘겨운 버티기를 지탱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숏커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보다는, "View가 바뀌지 않았느냐?"라고 물으시는 고객분들이 많으신 것으로 미루어 그 고통의 강도가 얼마나 상당한지 느낄 수 있습니다.

 

"반락"을 예상했지만 이를 넘어 추세를 의심받을 만큼 "하락"하고 있고, "당연한 금리동결"을 주장하지만, 역시 하반기 글로벌 경제의 경로에 의구심이 높아질 만큼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분들이나 기대가 부쩍 늘었습니다. 금리인하 없이는 추가하락하기 부담스럽다는 공통적인 견해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는 거칠게 진행되고 있지만, 글로벌 경제나 금융시장의 경로는 큰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자료에 말씀드린 것처럼, View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판단의 중요한 근거는,

 

1) 미국경제가 더블딥 혹은 성장추세를 이탈할 리스크가 있는가?

기본적으로 4월 고용지표를 포함해서 미국경제지표는 2Q12중 기울기가 둔화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보다 더 나쁘게 보이고 있다는 측면도 분명히 고려해야 한다. 따뜻한 겨울 효과로 봄에 늘어나야 할 신규고용이 지난 겨울에 미리 늘어나면서 지표가 예상보다 더 나빴다. 정부부문도 지속적으로 감원 중이다. 4월에 부진했던 신규실업 신청자건수가 다시 36.5만명으로 3월 수준으로 돌아갔다. 신규고용이 월 15만명을 유지한다면 성장률 2.0~2.5%의 완만한 개선흐름은 유지할 수 있다. ISM 제조업지수는 예상보다 양호했다.

 

2) 중국경제는 정말 하반기에 반등 가능성이 있는가?

최근 부동산업체 등을 중심으로 중국주식이 반등세다. 상해종합지수는 200일선까지 뚫었다. 이번달 지표는 나쁘겠지만, 2Q12중 대출금리 인하 등 경기부양책이 기대된다.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3) 유럽경제가 다시 극단적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있는가?

올랑드 후보가 당선되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ECB와 IMF 등이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고, 독일을 포함한 EU는 신재정협약에 성장협약을 병행하는 흐름으로 바뀌고 있다. 유럽은 기대할 것이 앞으로도 별로 없지만, 판을 깰 위험만 없으면 된다. 어수선한 분위기에 비해 국가별 CDS나 스왑베이시스, OIS스프레드,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금리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글로벌 경제의 문제이고, 또 은행의 문제로 좁혀지는 분위기다.

 

4) 모든 것을 종합할 때 한국은행이 금리인하할 가능성이 있는가?

지표 개편 이후 계절조정 수치들이 조금 이상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한국의 3월 광공업활동동향은 예상보다 분명히 나빴다. 전반적으로 재고조정 과정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2Q12가 저점이 될 것이라는 기존의 시각은 동일하다. 그러나 금리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없다. 글로벌 경제의 극단적 하방 위험이 낮기 때문이다. 주요국의 정책에 따라 오히려 상방 위험도 있다. 한국은행의 성장전망이 하향조정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민간수치에 비해 지나치게 높았다. 한은총재의 코멘트도 GDP갭이 플러스, 기대인플레 이야기를 동시에 한 것으로 미루어 경기가 나빠진다는 코멘트라기 보다는 경기판단에 대한 신중한 발언이었다. 연내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이다. 내년 상반기 인상을 예상한다.

 

 

 

그 밖에 한중일 국채투자와 적자국채 발행 축소 소식은 분명히 중장기 수급 호조와 금리하락 요인입니다. 그러나 현재 반영되어야 할 재료는 아닙니다. 한중일 국채투자에 대해서는 시장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협의"한다는 측면에서, 그리고 적자국채 발행 축소 소식은 "내년"이다. 내년에는 1Q를 고점으로 완만한 금리하락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저축은행 영업정지는 크레딧 관점 외에 시중은행으로의 자금유입으로 이어졌다는 측면에서 작년 2월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중은행이 평소 주로 매수하는 채권은 주로 통안채2년, 은행채1년, 회사채5년 순이지만, 작년 저축은행 영업정지 이후 1개월간 예금이 늘어난 시중은행이 평소보다 더 순매수를 늘린 채권은 은행채1년이었습니다. 작년과 달리 올해는 예보채 발행이 동시에 늘어날 가능성을 동시에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저축은행에 의한 수급은 중립적이거나 단기물 하락요인, 장기물 상승요인입니다.

 

 

여전히 2Q12는 좋은 자산 포트폴리오 리벨런싱(듀레이션 축소, 커브 스티프터, 크레딧 비중 확대, 투자등급 하한 완화)의 시점이라는 기존의 시각은 동일합니다.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펀더멘털과 수급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면서 계속해서 업데이트 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