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ding Idea·Strategy

Climax로 달려가는 6월 상반월 흐름

bondstone 2012. 6. 4. 02:06

요즘 고객들과 세미나를 진행하거나 전화통화를 할 때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는,

"작년말에 동부가 했던 연간전망하고 똑같이 가고 있네요"라는 말입니다.

 

ECB와 독일이 남유럽에 돈을 넣을 명분이 없기 때문에,

이탈리아 등 남유럽의 대형은행이 디폴트 직전까지 가는 상황이 되어야만 명분을 가지고 돈을 빌려주는 것이 아닌 "지분"을 투입하는 형태가 될 것이며,

그 정도까지 가려면 미국경제가 견조하더라도 유럽경제는 침체, 중국경제는 수출급락으로 7%대로 성장으로 떨어지고,

그러면 한국경제는 상반기중 전기비 0.5% 미만의 성장에 머물면서 한국은행은 상반기 중 기준금리를 두 번 인하할 것이다.

글로벌 경기선행지수의 저점은 4~5월 경 형성될 전망이어서,

올해는 이자수익이 아닌 자본차익을 먹고 빠지는 장이므로 4~5월이 자산 리벨런싱의 가장 좋은 시점이므로,

"망설이지 말고 사자!"가 당시 동부증권의 하우스 뷰였습니다.

 

지금와서 당시 리포트를 펼쳐보니, 와!! 정말 기가 막히게 잘 썼네요. 뒤돌아 봤을 때 지난 리포트를 잘 썼다고 느꼈던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말입니다. ㅎㅎ

 

돌아보니 자산가격들이 1Q12에 더 하락했어야 하는데, 명분을 얻지 못한 상태에서 급히 투입한 LTRO가 1Q12의 fake가 된 것 같습니다. 국고3년 3.50% 아래로 20bp가 하락하는 장을 놓친 것이 뼈아프긴 합니다만, 지금 다시 큰 그림을 점검해 봐도 지금 현재가 당초 연간전망의 큰 틀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 같지 않습니다.

 

 

많은 상황들이 예상보다 훨씬 안좋은 모습으로 전개되면서 Climax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리스의 2차 총선과 유로존 탈퇴 우려, 스페인의 뱅크런과 7%에 근접한 국채금리, 구제금융 임박, 그리고 중국경제의 가파른 추락이 확인될 6월 중국지표와 빨라진 정책 행보, 컨센서스가 된 금리인하, 그리고 2개월이 넘게 공격적인 순매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국채선물시장의 외국인, 어느덧 $80 근방까지 하락한 국제유가 등이 그렇습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와 스페인 은행의 뱅크런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된 지 벌써 2개월이 지났습니다. 분명히 예상했던 수준보다 더 나빴습니다. 이제부터는 일부 경제지표들이 금융충격의 영향권 아래로 들어가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이미 전저점 아래로 내려갔고, 조만간 OECD 글로벌경기선행지수도 100선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부터 또 2~3개월이 별다른 대책없이 지나간다면 중국경제를 비롯하여 하반기 글로벌 경제는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무런 대책이 없다면요.

 

그러나 현재 그리스와 스페인 은행들이 지금처럼 빠른 속도로 악화되는 주변 여건 속에서 2~3개월을 버텨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역설적으로 재정위기 이후 유럽은 위험이 커질수록 강한 글로벌 정책공조를 통해 고비를 넘겨왔습니다. 작년에도 11월중순 이후 이탈리아 국채10년 금리가 7%가 넘나들면서 위기가 고조되자, 11월30일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전격적인 달러유동성에 나섰습니다. 이후 5.87%까지 급락한 이탈리아 국채10년 금리가 12월말 다시 6.8~6.9% 수준까지 급상승하자 이번엔 ECB에서 1차 LTRO을 단행했습니다. 이번엔 스페인입니다. 스페인 국채10년 금리는 6.5~6.6% 수준까지 상승했습니다. 뱅크런과 함께 1분기에만 스페인 GDP의 10%가 스페인에서 빠져나갔습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도 부쩍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작년말에는 ECB와 독일이 돈을 넣을 것인지 조차도 불투명했지만, 지금은 그렇지는 않습니다. 여기서 어떤 명분으로 독일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가가 다시 핵심이 되었습니다만, 이미 ECB가 유로존 GDP의 13%나 되는 자금을 투입한 만큼 작년 저희처럼 참여를 안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신 분들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고민도 여기에 있습니다. ECB와 독일의 자금투입이 재개된다면 그 즉시 시장과 경제는 (타결의 강도에 따라 설령 몇개월 반짝일지라도) 반응하겠지만, 통화정책의 효과는 6개월 후에 나타납니다. 지금의 상황이 글로벌 정책공조에도 어쩔 수 없는 글로벌 경기침체 상황이라는 확신이 없는 이상 많이 올려놓지 못한 3.25%에서의 금리인하는 쉽지 않습니다.

 

설령 예상과 달리 금리인하에 나선다고 해도, 시장은 이미 금리인하를 약 1.5회 반영 중입니다(포워드 기준 6개월래 35bp). 50bp 이상의 공격적 금리인하가 아닌 이상 채권금리가 추가로 더 하락할 여지는 크지 않을 것입니다. 50bp 이상의 금리인하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독일과 유로존의 명분싸움이 결국 파국으로 가거나 이태리 등의 대형은행이 갑자기 파산하거나, 그리스가 17일 이전에 유로존을 탈퇴하거나 하는 예상치 못한 충격이 나타나야 가능한 수준입니다. 글쎄요...그 정도 상황이 전개된다면 글로벌 경제는 리먼 파산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을 것을 봅니다. 아마도 저희 회사같은 중소형 기업들은 생존할 수 있을지 자신하기 어렵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현재는 위험이 점점 Climax에 가까이 가면서 극단적인 안전자산 선호가 지배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 독일, 프랑스, 영국, 스위스, 호주, 뉴질랜드, 덴마크, 스웨덴은 물론이고, 작년에는 남유럽 익스포져가 커서 위험국가로 분류되었던, 아직도 은행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벨기에와 오스트리아의 국채 10년 금리마저 역사적 최저치를 경신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달러에 연동되어 있는 홍콩과 싱가포르 국채금리가 역사상 최저점입니다.

 

우리나라 국채금리도 역사적 저점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5년물은 3.33%, 10년물은 3.55%에 각각 6bp와 8bp만 남아있을 뿐입니다. 3년물은 역사적 저점(2.90%)까지는 많이 남았지만, 기준금리와의 격차가 5bp로 축소되었습니다. 최근의 극단적인 안전자산 선호 모멘텀과 금융충격으로 일부 위축되기 시작한 경제지표들, 그리고 (최악의 상황은 아닙니다만, 기대가 워낙 컸기에) 미국 고용지표에 대한 실망, 그리고 여전히 공격적인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수 등을 감안하면, 국고3년 금리는 단기적으로 기준금리와 거의 근접하거나 살짝 역전시키는 상황까지 감안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시가평가 이후 우리나라 국고5년 금리의 장기챠트를 살펴보니, 04년말 3.35%, 10년말 3.45%, 11년말 3.40%에 이어 현재 3.39%로 다시한번 역사적 저점을 시도하는 중입니다. 지금처럼 3개월~3년 구간까지 일드커브가 누워 있었던 04년말과 비교해봐도 각 만기별로 약 5bp 내외 정도 여유가 있어 보이네요.

 

 

 

물론 금리가 무조건 더 하락한다거나, 중장기적인 뷰가 바뀐 것은 전혀 아닙니다. 여전히 2Q12를 저점으로 하반기에 금리가 상승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다만, 6월 한달을 놓고 볼 때는 적어도 부정적 영향을 받기 시작한 경제지표 발표와 정치 일정상 스페인의 뱅크런 우려와 국채금리의 7% 근접, 중국의 5월 경제지표 발표(6/8)와 그리스의 2차 총선(6/17) 등이 예정되어 있어 6월 중순까지는 금융시장이 극단적인 안전자산 선호의 지배를 받는 것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경제활동참가자들도 모든 액션을 멈추고, 특히 6월17일이 어떻게 진행되는 지 여부를 지켜보고 다시 투자나 소비를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더이상 시간을 끌기에는 유로존의 취약한 고리들이 견뎌낼 수 있는 임계점에 가까이 가고 있다는 판단입니다. 6월 중순 이후 예정되어 있는 유로존의 각종 회의와 G20 정상회담, 그리고 FOMC 등에서는 정책적 합의와 글로벌 공조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렇다면 예상대로 2Q12를 저점으로 6월 중순 이후 채권금리는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입니다. 반등의 목표치는 3월의 고점보다 다소 높은 국고3년 3.70~80%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모멘텀은 유로존의 정치적 타결과 중국의 정책집중,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 전환 등이 될 것으로 봅니다.

 

국채선물 20일선 붕괴와 외국인들의 대규모 선물매도가 항상 시장에 충격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경험적으로 몇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1) 국채선물이 3개월 이상 추세적으로 상승하고, 2) 외국인의 누적순매수 규모가 사상최대치 수준일 때, 3) 20일선을 장대음봉으로 하향돌파되는 경우에는 펀더멘털 여부와 무관하게 상당한 충격이 있었습니다. 충격은 주로 초기 5~10영업일에 극대화되었고 이후에는 매도물량이 커지더라도 시장충격은 완화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3월말 이후 국채선물 가격이 상승추세로 접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6월 중순 이후 글로벌 정책공조와 장대음봉에 의한 20일선 하향이탈시에는 상당한 수준의 리스크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MSCI 기준의 글로벌 주가 챠트입니다.

대부분의 인덱스가 09년 이후 상승추세선에서 간신히 지지되고 있거나, 유럽처럼 헤드앤숄더 형태에서 위태롭게 버텨내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나마 미국이 가장 강한 추세를 형성하고 있고, 글로벌 주가와 원자재 인덱스는 03년 이후 거의 완벽하게 동행하는 모습입니다.

 

오른쪽 어깨인 올해 3월 고점 대비 글로벌주식은 -13.4%가, 유럽은 -19.8% 급락한 상태입니다. 작년 중앙은행들의 달러유동성 공급 공조와 LTRO 직전에 얼마까지 하락했는가를 봤더니 글로벌주식은 -23.3%, 유럽주식은 32.1%가 급락한 후 정책공조가 나왔네요. 둘 다 당시에 비해 약 10%가 남았다고 봐야할까요. 그렇다면 6월 중순까지 글로벌주식의 장기추세가 깨지고, 10% 정도가 추가로 하락하면서, 스페인과 남유럽 은행들과 그리스를 둘러싼 분위기가 험악해져야 뒤늦게 글로벌 정책공조에 나설까요...6월 중순까지의 흐름은 험난해 보이지만, 그 이후를 기대해 봐야겠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챠트만 놓고 보면, 작년말에도 1,200원 수준에서 지지가 되었습니다만, 장기추세의 훼손 위험 부근에 위치해 있는 것이 특이사항입니다. EUR/USD는 10년 중반 1.2달러까지 갔었습니다. 원/엔 환율은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정말 비약적인 차이를 보여주네요.

 

 

유로존 국가, 은행들의 CDS나 각국에서의 예금인출과 fund flow는 오늘 같이 보내드리는 [東部策略] 자금흐름 - 목적지까지 오르는 길은 높고 길다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Dongbu Page] 채권 - 고조되는 불확실성, 월중순 이후 글로벌 정책공조 기대

http://www.dongbuhappy.com/upload/research/xyz/20120604_B_100745_169.pdf

 

[글로벌 투자전략] - 6월 17일 이후,  Grexit? Rush Orders?

http://www.dongbuhappy.com/upload/research/xyz/20120604_B_011418_136.pdf

 

[東部策略] 자금흐름 - 목적지까지 오르는 계단은 높고 길다

http://www.dongbuhappy.com/upload/research/xyz/20120604_B_081423_677.pdf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