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ding Idea·Strategy

향후 재정/통화정책 및 채권수급 점검

bondstone 2012. 6. 25. 00:00

안녕하십니까 동부증권 신동준입니다.

 

G20 정상회담 선언문과 국내 정책에 대한 시사점

G20 정상회담 개최결과와 관련한 정상선언문과 부속서, 그리고 한은총재의 창립 62주년 기념사(6/12)와 최근 재정부 고위관계자들의 발언들은 맥이 닿아있습니다.

 

먼저, G20 정상회담 선언문과 부속서의 내용입니다.

 

견조한 경기회복을 위한 정책조합(Policy Mix)을 이행

1) 재정정책: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면서 성장지원에 중점

- 한국/호주/브라질/캐나다/중국/독일/인도네시아/영국/미국 등 재정여력국은 현재 경제여건 및 국가별 상황을 고려하여 자동안정화 장치를 가동

 

2) 통화정책: 중앙은행의 목적을 고려하여 물가안정을 유지하고 경기회복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수행

- 신흥국들은 물가안정을 확보하면서 내수진작을 위한 거시정책을 수행하되, 국내 신용 및 유동성 관리를 위한 거시건전성조치 활용

 

3) 추가공조: 세계경제의 현저한 악화시, 한국/아르헨/호주/브라질/캐나다/중국/독일/미국은 국가별 여건에 맞추어 재정 또는 여타 추가 조치 공조에 나서기로 합의

 

4) 유가안정: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유가상승 가능성에 대비, 필요시 G20의 추가조치를 약속하고, 산유국의 충분한 공급보장을 환영

- 사우디는 필요한 경우 여유 생산능력 중 하루에 250만 배럴 이상의 공급확대 의지를 표명

 

5) 전이방지: 국내정책의 다른 국가로의 부정적 파급효과(negative spillovers)를 최소화하며, 환율의 과도한 자본변동성이 경제와 금융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재확인

 

 

다음은 한은총재 창립 62주년 기념사(6/12)의 내용입니다.

 

" 따라서 이제는 아시아 신흥경제권이 경제위기 해결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미국과 유럽의 양적완화정책에 따른 부정적 파급영향(negative spillover effects)을 최소화시키는 장치를 강구하여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유지함으로써 성장을 유지하기 위한 신흥경제권의 정책대응이 대외 위험요인에 의해 위축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다양한 형태의 거시건전성정책들이 그 대안으로 고려될 수 있겠습니다."

 

"통화정책이 위험관리와 유리되어 논의하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고, 이러한 의미에서 거시건전성 정책과 통화정책의 유기적 관계가 형성되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앙은행이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동시에 고민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과거의 경제 상태를 바탕으로 형성된 몇 가지 준칙을 사용하여 통화정책을 운영하는 것이 적절하고 유효하다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재정우위(fiscal dominance)정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것이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에 미치는 부정적 부담이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인플레이션 타겟팅 정책의 유효성에 대한 반론도 학계에서 제기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다음은 최근 재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발언입니다.

- 재정부차관보,"통화정책, 금리보다 통화량 관리에 중점둬야"(6/13)
- 재정부차관,"통화량 증가가 부채증가로 이어지는만큼 통화정책은 통화량 관리 강화하는 방안 강구해야"(6/20)

 

 

복잡합니다만.. 종합해보면 맥이 닿아 있습니다.

 

재정정책 측면에서 한국은 자동안정화 장치를 가동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자동안정화장치란, 경기불황이나 호황기에 정부가 의도적으로 재정지출과 세율을 변경시키지 않더라도 자동적으로 재정지출과 조세수입이 변동하여 경기변동의 진폭을 완화시켜주는 기제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경기가 하락하면 재정수입이 줄고 실업수당이 늘어납니다. 이는 기업과 가계의 소득에 직접적 영향을 줍니다. 즉 조세체계의 누진도나 실업급여 지출이 중요합니다. 즉 다소 비판적으로 말하자면 재정측면에서는 건전성을 위해 적극적인 추경편성 등은 하지 않으면서, 실업수당은 더주고 세금은 덜 걷도록 이미 짜여진 시스템을 활용하겠다는 얘기입니다.

 

통화정책 측면에서는 거시건전성 조치의 활용이라는 부분이 눈에 띱니다.

즉 지금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 당국이 가지고 있는 최대의 관심사는, 금리를 몇 bp 내리고 올리는 문제가 아니라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양적완화 등을 통해 풀린 막대한 유동성의 유출입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입니다. 인도네시아 등이 최근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현재 시행하고 있는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은행세, 선물환포지션 규제의 소위 3종 세트는 모범적인 사례로 당국은 자평하고 있습니다.

한은총재의 기념사에서의 "거시건전성 정책과 통화정책간 유기적 관계"와 재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통화량 관리" 언급, 그리고 작년부터 한국은행이 손을 보고 있는 "지급준비제도의 개선" 등 모두 다 동일한 맥락입니다. 자본유출입의 관리, 전체적인 유동성 총량 관리 등이 고민의 1순위입니다.

 

금리인하에 대해서는 G20의 3) 추가공조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에 한꼭지씩을 할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추가공조" 파트가 추가되었습니다.

세계경제의 현저한 악화시 한국 등은 재정 또는 여타 추가 조치 공조에 나서기로 합의하였습니다. 여기에 추경과 금리인하 등 추가 확장정책이 포함되어 있다고 봅니다. 세계경제의 현저한 악화시라는 것은 당국이 최근 준비한 "컨틴젼시플랜" 상황입니다. 예상치 못한 극단적 상황이 벌어지거나, 3Q12까지도 정책공조의 큰 방향이 가닥이 잡히지 않고 글로벌경제가 둔화된다면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그럴 경우 추가 공조에 나설 국가들을 찍어서 언급한 것으로 보아, 08년과 같은 강력한 정책공조 가능성이 거론될 수 있습니다. 이 때는 긴급 금통위 소집, 혹은 50bp 금리인하나 25bp 인하 후 추가 인하 강력 시사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때의 시장의 반응은 또 다른 얘기입니다. 08년말~09년초의 사례를 참고하시면 될 듯 합니다. 당장 채권금리는 급락했지만 이내 장기물은 급등했습니다.

 

 

채권전략: 듀레이션 중립 이하

경기둔화로 시장의 관심이 넘어오면서 여전히 채권은 저가매수 인식이 우세합니다. 외국인의 매도에도 크게 움츠려들지 않을만큼 자신감도 상당합니다. 따라서 부진한 경제지표를 배경으로 당장 채권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미 한번 이상의 금리인하를 시장이 선반영하고 있고, 극단적 위험 완화와 글로벌 정책공조를 감안할 때 시간이 흐를수록 경제지표들은 예상치를 하회하는 숫자가 줄어들 것입니다. 국제유가등은 또다른 자동안정화장치입니다. 채권금리는 저점을 완만하게 높여가는 흐름을 예상합니다.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도 금리상승 요인입니다.

 

정부 재정지출 확대로 국고채 바이백이 대폭 축소될 것이라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현재까지 바이백(2조원)과 교환(0.5조원)을 감안한 잔여 한도는 전년(28.7조원) 대비 감소한 11.1조원입니다. 잔여액 중 상당부분은 재정지출 등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바이백이 진행되고 있는 2014~2015년 만기의 비지표물(9-1, 9-3, 4-6, 10-1, 10-5, 5-4)들과 다음 바이백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었던 2016년 만기 비지표물들(11-1, 6-5)의 상대적 약세를 예상합니다.

 

 

 

보험사의 채권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최근 기관별 동향을 살펴보면,

순투자(보유잔고) 기준으로 보험사는 5월부터 과거 월평균 순투자 패턴으로 돌아온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보험 외에 나머지 기관들의 6월 수치가 좀 이상합니다. 찾아보니 6월 만기도래분이 빠져나가면서 순투자가 급감한 영향입니다.

 

따라서 순매수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순매수를 보면 보험사의 4~5월 중 순매수는 월평균(최근1년) 규모를 하회하고 있습니다만, 6월 이후 예년의 수준을 회복했습니다(6월21일까지 데이터를 1개월치로 환산). 기금도 5월에 비해 6월 순매수 규모가 커졌습니다. 만기별로 살펴보면 기금은 10년 이상 장기물 순매수 규모를 이어가면서 여타 짧은 만기를 줄이고 있는 반면, 보험사는 반대로 10년 이하와 10년 초과 만기의 순매수가 3개월째 예년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습니다. 그 부분을 6월 들어 5년물 매수로 채우고 있는 모습입니다. 6월 크레딧 투자 비중은 45%로 5월 80%, 최근 1년 79%에 비해 크게 줄었습니다. 6월중 5년물 투자 비중은 국채비중이 99.7%입니다. 6월 들어 보험사는 크레딧과 장기물 비중을 대폭 줄이고 5년 국채비중을 크게 늘렸습니다.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두가지로 해석이 가능할 듯 하네요. 첫째는 보수적인 보험사의 입장에서 10년 이상 장기채를 줄이는 대신 5년 투자를 늘리는 듀레이션 축소 방향이거나, 두번째는 최근 크레딧 스프레드가 확대되면서 단기적으로 크레딧 보다는 국채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근 증권사들의 5년 매도와 1/3년 스프레드 확대 등 커브 스티프닝 분위기 속에서도 3/5년 스프레드 확대가 더디 진행되는 이유는 보험사의 국채 5년 매수가 배경으로 판단됩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여전히 채권금리 상승과 함께 3/5년과 1/3년 중심의 스프레드 확대를 예상합니다.

 

 

이상입니다.

즐거운 월말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