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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나쁜 키프러스 구제금융

bondstone 2013. 3. 18. 10:44

안녕하십니까 동부증권 신동준입니다.

 

오전에 세미나를 마치고 돌아오느라 조금 늦었습니다.

 

주말 EU정상회의 및 15일 재무장관회의를 통해 100억유로의 키프러스의 구제금융안이 합의되었습니다.

 

그런데 내용이 아주 독특합니다.

부족자금 중 100억유로는 구제금융을 통해 해결하지만, 60~70억유로는 은행예금자의 손실부담금으로 충당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즉, 키프러스에 10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키프러스 내 은행의 모든 예금계좌에 손실 부담금을 부과한다는 내용입니다.

 

10만유로(약 1.4억원) 이상 예금에 대해서는 9.9%, 10만유로 미만에 대해서는 6.75%의 부담금이 부과됩니다. 물론 원금에서 뗍니다. 여태껏 은행 자산에 대한 헤어컷은 있었지만, 민간의 예금에 대해서까지 손실을 부담하라고 하는 첫 사례가 된 것 같습니다.

 

트로이카가 이런 극단적인 조치를 내린 배경은, 키프러스 은행 예치금 중 20%는 러시아에서 유입된 불법자금들이며 세금으로 이를 구제해줄 수 없다는 것입니다.

 

키프러스의 경제규모는 EU의 0.2%에 불과합니다만, 예금자 보호를 훼손하고 민간 예금자들에게 원금에 손실부담을 적용한 첫 사례라는 점이 상당히 기분이 나쁩니다. 그리스를 포함하여 구제금융 가능성이 있는 남유럽 은행들의 예금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돈을 빼고 싶을 것 입니다. 유로존 전체에서 뱅크런이 우려되는 이유입니다. 현재 나스닥선물은 35.75포인트 급락 중이며, 아시아에서 미국 국채10년 금리는 9bp 급락한 1.91%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예금자들과 야당의 반발이 상당한 가운데, 은행예금자 손실부담 법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키프러스는 디폴트가 불가피할 것입니다. 당연히 유로존의 탈퇴 이슈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반대로 법안이 통과된다면, 향후 위험 확산 여부는 남유럽 은행 예금자들의 불안과 뱅크런 가능성을 어떻게 차단하는가에 달려있습니다.

 

글로벌 위험자산 가격들이 조정 받을만한 타이밍에 나온 뉴스라는 점에서 조정폭은 다소 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 사태 때와는 달리 많은 부분들이 ESM이나 OMT 등 시스템에 의해서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그리스처럼 극단적인 위험으로의 확산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일단 간략하게 먼저 정리를 해드렸습니다. 계속 사태 추이를 파악해봐야겠습니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