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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경제정책방향: 두차례 이상 금리인하 선반영 시작

bondstone 2013. 3. 28. 15:06

안녕하십니까 동부증권 신동준입니다.

 

오후 2시에 [박근혜 정부 2013년 경제정책방향]이 발표되었습니다.

 

올해 GDP 성장률을 대내외 경기회복 지연 등을 이유로 당초 전망(3.0%)보다 크게 낮은 2.3%으로 수정하였습니다. 그 밖에도 중요한 키워드들은,

- 적극적, 확장적 거시정책 운영

- 민생안정과 경제회복을 위한 거시,미시 정책조합(policy mix)을 통해 정책 효과성 제고

- 상반기 조기집행 목표(60%)를 초과 달성하고, 추경 등을 통해 민생 안정 지원

- 한은의 총액한도대출 지원 강화

- 부동산시장 정상화와 투자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 규제정상화, 수급조절 등을 포함한 종합대책 조속 발표(4월초) 등입니다.

 

그 영향으로 채권금리는 일제히 역사상 최저치 아래로 하락했습니다. 국고3년 금리는 기준금리 2.75%에 한번 인하한 2.50%보다도 아래로 떨어졌습니다(2.45%). 국채10년 금리가 지금 기준금리와 같은 2.75%입니다.

 

일단 첫 인상은, "준비가 안되있구나"라는 느낌입니다.

인수위 당시부터 논의되었을 꺼라 예상했던 창의적(?)이고 치밀한 정책들, 혹은 숫자들의 힌트는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매년, 매반기마다 늘상 발표되던 경제정책방향 수준이었고, 그 안에서 특별한 내용도 발견하진 못했습니다. 그나마 창조경제나 민생과 관련한 부분에서 약간의 특이점들이 보였다고나 할까요.

 

성장률을 예상치보다 낮은 2.3%으로 제시해놓고, 무언가 서둘러 발표는 했는데, 구체적인 액션 보다는 "어쨌든 뭐든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는 정도의 느낌입니다. 그만큼 생각보다 준비가 많이 안되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행과의 스탠스 차이는?

아마도 한국은행 전망과의 시각차이가 생긴다면, 원인은 "향후 민간의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감안하느냐에 달려있지 않나 싶습니다.

 

거듭 말씀드린대로 작년 6월부터 정부와 민간이 동시에 손을 놓고 한국경제는 표류 중입니다. 당초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멈추게 만든 원인은 유럽과 미국발 금융위기와 극단적 리스크였습니다. 지금은 이를 리스크라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한국경제는 여전히 민간의 고용과 소비, 투자 등이 멈춰서 있습니다. 현금만 잔뜩 쌓아놓고 있습니다. 이젠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아니라, 한국경제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가계부채와 부동산 등 국내정책 불확실성 때문입니다. 정부도 손을 놓고 있는데, 민간이 뛰어들 이유가 없습니다. 선진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작년 3분기에 그랬듯, 이제는 한국은행을 포함하여 정부가 "무엇이든 다 해줄테니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하라"라고 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시점입니다. 이 부분에 대한 강한 정책대응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한국은행이 정부보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장률을 예상한다면, "글로벌경제가 회복되고 있으니 국내 민간주체들도 이제부턴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것이다"는 전망을 고려한 숫자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릅니다. 이대로 그냥 두었다가는 한국경제는 글로벌경제 회복 국면에서 혼자 뒤쳐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효과가 크지 않더라도, 이제는 정부와 한국은행 등이 나서서 막아준다는 강한 시그널을 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하반기 회복도 어려워질 위험마저 있습니다.

 

정책들이 집중적으로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했던 올해 초, 늦어도 정부출범 전후까지만 해도, 성장률을 하향한다고 해서 기준금리를 내릴 필요까지는 없었습니다. 한은총재께서 저금리의 폐해를 지적하고 계시지만, 그 논리는 상대적으로 한국경제가 양호했던 작년 7월 상황입니다. 당시 금리인하는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오히려 효과가 작은 금리인하 보다는, 작년 4분기 이후 재정쪽에서 정책이 들어가거나 새정부 들어서 적극적 재정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신뢰를 주는 것이 더 중요했다고 봅니다.

 

오늘 전망치를 감안할 때 이젠, "두번 인하는?"이라는 질문에 딱히 "안된다"라고 답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오늘 내용들만으로는 "정책조합"이 집중되어 구체적인 내용들이 조율되고 발표되어 효과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추경에 있어서도 적어도 여야가 금액과 조달방법까지는 합의한 상태에서 어디에다 쓸 것인가를 가지고 협상하는 단계까지 간다면 채권포지션을 줄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벤트 발생 전에 미리 포지션을 줄일 이유는 감소했습니다. 단기 트레이딩 포지션은 장기채 매수를 통해 상반기 내내 이어질 금리하락 위험을 헷지하자는 전략은 조금 더 끌고가야 할 것 같습니다.

 

이상입니다.

 

* 2013.3.29 Update

- 하루 만에 산업은행 매각 철회, 기업은행 매각 축소 등으로 추경 논의 규모가 15조 내외까지 확대되었습니다. 10조원 정도는 경제전망 하향에 따른 세수감소 보전 효과에 머물기 때문에, 경기부양을 위해서라면 20조원 정도의 추경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장기채 트레이딩 포지션은 언와인딩해야 할 타이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