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my

미국 고용지표 해석과 미국경제의 장기추세 판단

bondstone 2014. 2. 10. 13:10

미국 고용지표 해석과 미국경제의 장기추세 판단

 

기술적반등: 주가와 채권가격의 동반 상승, 옐런에 기대하는 시장의 불안정성

지난주는 시장의 반등이 예쁘게(?) 나왔습니다. S&P 120일선을 딛고 20일선(1,804) 목전인 1,797까지 반등했고, 니께이도 14,000선에서 지지되면서 200일선 위로 올라섰습니다. 위험자산 선호의 바로미터였던 EUR/JPY환율도 2010년 이래로 한번도 깨지지 않았던 120일선에서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미 국채10년 금리도 200일선에서 지지되었습니다. 주말 미국의 1월 고용지표가 상당히 부진했지만, 기술적반등과 숏커버에 일단 압도당하는 모습입니다.





그 과정에서 신흥국 국채가격과 신흥국통화 등이 그동안의 부진을 딛고 반등하였습니다. 한파에 따른 유가 상승, 그리고 달러약세와 겹치며 원자재가격의 반등이 강하게 나온 점도 눈에 띱니다. 지속성이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반면 신흥국주식은 여전히 불안정한 모습입니다. 


일단은 기술적반등과 숏커버에 성공하면서 주가와 채권가격이 동시에 반등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단기바닥을 확인한 시장은 속성상 1~2주 정도 더 기술적반등을 좀 더 이어가겠지만, 그리 깔끔한 상황은 아니라고 봅니다. 미국경기에 대한 불안이 가라앉으면서 주가와 금리가 동시에 상승하는 모습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채권금리가 하락했고, 주식시장에서도 Tapering 속도가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하나 둘 나오고 있다는 얘기는 지난주 고용지표 부진 등을 계기로 연준이 무언가(?)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마침 실업률은 포워드 가이던스상 기준금리 인상의 기준인 6.5%에 바짝 다가선 6.6%까지 하락했고, 이번주 11일에는 옐런 신임 연준의장의 의회 증언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연준은 경제전망에 큰 변화나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는 한, 회의 때마다 100억달러씩의 자산매입 규모를 줄여갈 것으로 예상합니다. 따라서 지난주 반등에도 불구하고, 연준에 기대서 올라선 부분 만큼은 다소 불안정해 보입니다.

 

 

미국 고용지표에 대한 해석

미국의 1월 고용지표가 발표되었습니다. 1월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은 11.3만명으로 시장 컨센서스(18.5만명)를 크게 하회했습니다. 반면 실업률은 6.5% 0.1%p가 더 낮아졌습니다. 주식시장은 긍정적인 면에 반응하며 상승했고, 채권시장은 부정적인 면에 반응하며 금리는 하락했습니다.

 

결론적으로 1월 고용지표가 좋지 않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긍정적으로 해석했거나, 독특했던 면들, 그리고 장기적인 추세의 움직임에 대한 점검이 필요합니다.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하회했는데도 주식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한 이유는 "경제활동참여율" 때문입니다. 미국 노동통계국에서 가계조사를 통해 발표되는 미국의 실업률 통계는 취업자(A)와 실업자(B), 그리고 둘을 합친 경제활동참가자(A+B)가 있습니다. 구직의사가 없는 사람들은 비경제활동참가자(C)로 분류됩니다. (A+B) (C) 모두를 합쳐 생산가능인구(Civilian noninstitutional population: 16세 이상)라고 합니다. 

 

보통 이야기하는 "실업률"은 실업자(B)/경제활동참가자(A+B)로 계산됩니다. 고용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서 구직의사를 포기한 사람들이 늘어나면 이들은 실업자(B)에서 아예 제외됩니다.  경제활동참가자에서 빠져 비경제활동참가자로 분류됩니다. 그렇게 되면 실업률은 하락하지만, 경제활동참가율도 함께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실업률이 내려가도, 경제활동참가율이 함께 하락할 때는 "진짜 고용시장이 좋아진다"고 해석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긴축적인 통화정책도 논의되기 어렵습니다. 이게 지금까지 많이 보아오던 모습입니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습니다. 실업률이 0.1%p 하락했지만, 경제활동참가율은 오히려 0.2%p 상승했습니다. 구직를 포기했던 사람들이 대거 고용시장에 들어왔는데도 실업률이 하락했다는 의미입니다. 이 부분에서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했습니다(그래프를 그려보니 바닥을 다지는 수준에 불과한데도...말이죠). 

 

 

 

또 한가지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한 부분은 광의의 실업률(U-6)입니다. 즉 구직포기자를 포함하고, 취업은 했지만 파트타이머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까지 고려한 광의의 실업률은 12.7%로 전달에 비해 0.4%p나 떨어졌습니다. 분명히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Graph of Total unemployed, plus all marginally attached workers plus total employed part time for economic reasons

 

 

가계조사를 통해 산출되는 "실업률"과 관련된 경제지표의 흐름은 괜찮았습니다. 반면 기업조사를 통해 산출되는 비농업부문 신규고용(Nonfarm Payroll)이 나빴습니다. 주로 건설(+4.8), 사업서비스(+3.6), 레져(+2.4), 제조업(+2.1) 등에서 신규고용이 증가했고, 반대로 정부(-2.9), 소매판매(-1.3)는 부진했습니다. 

 

최근 1년간의 평균 신규고용 추세와 비교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1년간의 평균 신규고용은 18.9만명입니다. 1월 수치(11.3만명)만 놓고 보면 7.6만명이 부족합니다. 건설(+3.1), 제조(+1.2)업 정도만 최근 1년 평균치를 상회했고소매판매(-3.8), 교육(-3.2), 무역/운송/유틸리티(-3.0), 정부(-2.4), 사업서비스(-1.6) 최근 1년 평균치를 크게 하회했습니다.

 

날씨 탓으로 돌릴 수 있는 소매판매의 부진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교육/건강업의 부진이 눈에 띱니다.

 

전체 비농업부문 고용인구(조사대상) 1 3,750만명입니다.  중에서 교육/건강업은 15.4%로 무역/운송/유틸리티(19.0%)와 정부부문(15.9%)에 이어 세번째로 취업인구가 많은 업종입니다. 더구나 금융위기를 거치는 과정에서도 고용감소가 없었던 유일한 업종이기도 합니다. 계절성이 있는가 봤더니 그렇지도 않습니다. 데이터를 보니 다행히 교육보다는 헬스케어 부문, 즉 거주 간호, 사회복지, 이동식 헬스케어서비스 쪽의 감소가 컸습니다. 결국 이 부분도 "날씨 탓"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겠죠.

 

 

 

미국의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94%까지 회복했습니다. 이미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업종은 앞서 고용감소가 없었던 교육/건강업과 레져(비중 10.5% 6, +251% 회복), 사업서비스(비중 13.7% 4, +150% 회복) 순입니다. 나머지는 아직 금융위기 이전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건설업과 제조업의 회복이 두드러졌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그러나 비중 8.8% 7위인 제조업의 회복률은 금융위기 이전 수준 대비 27%로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건설업(비중 8.0%) 24%에 불과합니다. 그나마 덩치가 가장 큰 무역/운송/유틸리티업은 76% 정도 회복 중입니다(광업은 비중이 0.6%에 불과).

 

 


건설업이 4.8만명이 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날씨 탓을 하기도 어렵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중 상당부분은 사무직인 특수거래계약자들이거나, 토목공학, 중공업 종사자들이었습니다. 혹시 폭설과 관련한 부분은 아니었는지...

 

 

미국경제의 장기추세는 견조

미국경제의 장기추세는 아직 견조하다는 판단입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비농업부문 고용은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 94%까지 근접했습니다. 반면, 경기동행지수는 전고점을 넘어서 상승 중입니다. 동행지수보다 앞서 움직이는 선행지수의 기울기가 최근 들어 다시 가팔라지고 있습니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경제의 흐름은 정부지출, 주택경기 주도였습니다. 최근 무게중심이 민간과 투자부문으로 서서히 옮겨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지금까지 비용을 줄여서 성장했다면, 이제는 평균수준을 넘어선 가동률을 바탕으로 투자를 늘리고 사람을 뽑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미국경제는 대부분의 지표들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섰거나 이제 막 넘어서는 과정에 있습니다. 경험적으로 전고점을 회복하고 난 이후의 기울기는 다소 완만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울기가 완만해지는 시점에서, 정부에서 민간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는 시점에서, 기록적인 한파의 영향으로 경제지표들이 혼란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만, 미국경제는 최소한 1년 정도는 더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합니다. 

 

 

 

채권전략

지난 8개월 동안 유지되어 오던 국고3 2.80~3.00%, 국고10 3.45~3.70%의 박스권을 깰 만한 모멘텀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최근 연준에 대한 기대가 다시 생겼습니다. 신임 한은총재에 대한 기대도 약간 남아 있습니다. 실제 연준과 은이 액션에 나설 것 같진 않지만, 적어도 그 기대가 남아있을 상반기까지는 위의 박스권이 유지될 것으로 봅니다. 국고3 2.80~2.85% 수준에서는 단기적으로 이익실현에 나서도 괜찮다는 판단입니다

 

연준의 자산매입 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올해 중반 경, 미국채 2년 금리가 상승하면서 미국채 10년 금리가 다시 3%를 넘어서는 때부터 우리나라 금리는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아마도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까지가 가장 금리가 많이 올라가는 때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논쟁이 시작되고, 적어도 약 100bp 정도의 금리인상이 선반영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실제 금리를 두세번 올릴 때까지 채권금리는 반대로 하락할 것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