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ding Idea·Strategy

글로벌 전략과 최근 이슈에 대한 코멘트

bondstone 2014. 3. 5. 15:48

안녕하십니까 하나대투 신동준입니다.

 

어제 [Global Asset Lounge]의 월간 업데이트 버전이 발간되었습니다.

[Global Asset Lounge] 중앙은행에 기댄 시장, 변동성 확대는 기회


글로벌 자산배분전략인 [Global Asset Lounge]는 분기 자료로 기획되었습니다. 안정적인 상품전략을 위해서는 적어도 3개월 이상의 호흡을 가지고 리벨런싱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산시장의 장기(1), 중기(3개월) 투자선호도를 바탕으로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시장환경이 급변하다 보니, 저희의 종합적인 View가 여전히 유효한지를 확인하는 요구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매월 초ㅇ에, 월간으로도 종합적인 글로벌 자산시장의 View를 업데이트해드리기로 결정했습니다.

 

다만, 당초 기획했던 것처럼, 매월 자료가 나가게 되면 월간전망 혹은 한 달을 맞추기 위한 전망자료로 오해될 수 있기 때문에, 월간 업데이트라 하더라도 향후 약 3개월의 투자 시계(視界)를 가지고 업데이트해 나갈 할 예정입니다. 오해가 없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예를 들어 한달 정도 시장이 약세를 보일 것 같지만 중기적인 시계에서는 상승추세를 예상한다면 선호도는 계속 유지할 생각입니다. 또한 당장 한 달은 강해질 것 같지 않더라도 중기적으로 가격이 바닥에 있다면 선호도는 높게 가져갈 것입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주문과 의견을 주시면 적극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선진국주식: 유럽>미국

향후 3개월 예상수익률을 기준으로 업데이트한 결과 1월초에 제시해드렸던 투자선호도와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선진국주식의 선호도가 가장 높았습니다. 다만 약간 달라진 것이 있다면, 1월초에는 미국과 유럽 중 미국에 약간 더 무게를 뒀다면, 지금은 선진유럽쪽이 더 나아 보입니다.

 

미국경제는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경기의 속도가 정상궤도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기울기가 완만해지고 있습니다. 정부부문의 역할도 자연스럽게 감소 중입니다.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 속도 조절로 전고점을 넘어선 주가의 상승탄력이 완만해지고 있습니다. 주춤거리던 데이터도 다시 좋아지고 있습니다. 반면, 유럽주식은 07년 금융위기 이전 고점 대비 하락분을 약 절반 정도 회복한 상태입니다. 상대적으로 통화정책도 완화적인 제스쳐를 취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여전히 비중축소

일본은 여전히 비중축소 의견입니다. /달러 환율의 장기평균은 110엔입니다. 엔화약세는 110엔 수준까지 용인할 것이라는 것이 컨센서스였습니다만, 최근 엔화의 실질실효환율(무역대상국의 가중치와 물가 고려)을 보면 생각이 좀 달라집니다. 엔화가치는 20년래 최저수준입니다. 이미 에너지 수입으로 사상최대의 무역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일본의 입장에서 더 이상의 엔약세는 부담스럽습니다. 그래서 아베정권은 원전 재가동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선거 때마다 쟁점이 되고 있지만 반대 세력도 만만치 않습니다.

 

아베노믹스의 핵심은 엔약세와 주가상승입니다. 사상최대의 무역적자가 점점 더 심해지는 상황에서 엔약세 유도는 경제에 부담을 넘어 위험합니다. 임계점을 넘어서면 엔약세가 급격하게 진행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엔약세 유도를 여기서 마무리한다면 캐리트레이드 청산은 물론 엔 숏과 니께이 롱에 베팅했던 외국인들의 언와인딩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베노믹스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아베노믹스의 동력은 한계점에 다다른 느낌입니다.

 

최근 일본 경제지표가 괜찮습니다. 4월 소비세 인상을 앞두고 미리 앞당겨서 소비하고 있습니다. 막상 소비세 인상 직후에는 몇 달 간 지표가 상당히 부진할 것입니다. 니께이는 이미 10% 정도 조정을 받았지만, 아베노믹스의 핵심인 엔약세의 동력이 사라지는 상황에서 작년에만 57%가 급등한 일본주식을 더 담기는 부담스럽습니다.

 

 

마지막 관문이 남아있는 신흥국 투자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가장 큰 관심 중에 하나는 신흥국 투자입니다. 신흥국 통화가치는 이미 금융위기 직후였던 08년 하반기 수준까지 하락했습니다. 글로벌경제에서 신흥국이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던 2000년대 초반 수준과 비교해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현재 신흥국의 펀더멘털은 나쁘고, 앞으로도 꽤 오랜기간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가격지표들은 이미 그 이상을 선반영하고 있습니다. 최근 Fragile 5 등 취약한 신흥국들의 환율과 금리가 반락하는 등 신흥국 내에서도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양적완화 축소 연기 기대 속에 2분기 중반 정도까지는 일부 신흥국의 자산가격들의 반짝 상승 가능성이 있습니다.

 

양적완화 축소는 시장에 다 반영되었다고 봅니다. 그러나 여러번 말씀드린대로 미국의 금리인상은 아직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반영되기 시작하는 2분기 중반~3분기에는 미국의 장기금리 상승과 달러강세, 그리고 신흥국의 자금이탈 우려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흥국 투자는 이 마지막 관문을 거치고 난 여름 이후에 고려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브라질 국채에 대한 의견도 비슷합니다. 무릎에서 사기 보다는, 바닥을 확인하고 올라올 때 무릎에서 사는 것이 위험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우크라이나 사태

크림반도는 역사적으로 군사적, 전략적 요충지입니다. 우크라이나는 유럽에서 셰일가스 매장 3위 국가입니다. 미국은 이번 기회에 러시아에 대한 금융, 경제 제재를 통해 우크라이나(자원)에 대한 지분을 일부 확보하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의 절반 이상이 우크라이나의 송유관을 통해 공급됩니다. 러시아의 심기를 잘못 건드렸다가는 이제 막 회복되기 시작한 유럽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럽은 개입하기 어렵습니다. 서방의 금융, 경제 제재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반대로 경기둔화에 시달리고 있는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미국과 서방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다는 점에서 루블화와 주가폭락이 두렵습니다. 따라서 미국 등 서방과 러시아의 직접적인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고 봅니다. 결국은 어떻게든 해결될 수 밖에 없습니다. 다만, 호기롭게 덤벼든 이상 서로 발을 빼기 위해서는 명분을 쌓아야 합니다. 시장이 엊그제는 충격을 받았고, 어제는 회복했습니다만, 이런 변동성은 5월 우크라이나 선거까지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중국 WMP 리스크와 위안화 약세

세미나를 진행하면 중국의 WMP에 대한 질문은 거의 빠지지 않습니다.

전세계 모든 부실자산의 처리 문제는 다 같은 경로를 거칩니다. 우리나라의 대우채, 카드채, 저축은행 문제도 그랬고, 미국의 부동산 부실, 그리고 그리스 등 남유럽 문제도 그랬습니다. 부실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시점과 부실자산의 처리 시점 간에는 적어도 3~4년 이상의 시차가 존재합니다.

 

부실을 인지한 시점에서 정부는 무조건 자금을 투입하여 틀어막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멀쩡한 경제주체들까지도 망가집니다. 일단 시간을 법니다. 그리고 서서히 충당금을 쌓고, 부실시장으로의 신규자금 유입을 차단하며, 경제주체들의 체력을 비축합니다. 그렇게 3~4년이 흐르고 체력이 확보되면, 그제서야 부실자산을 정리합니다. 그쯤되면 시장의 충격은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가장 가깝게는 그리스가 그랬습니다.

 

중국의 WMP 문제도 같을 것이라고 봅니다. 지금 문제가 터지면 충격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 일단은 정부가 어떤 수를 써서라도 막아낼 겁니다. 신탁상품의 만기도래 시에도 충격이 클 상품들은 으름장을 놓다가도 어떻게든 정부가 갚아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장은 위험상품에 투자하면 돈을 받지 못할 수도 있구나는 사실을 서서히 인지해 나갈 것입니다. 시간이 많이 필요한 문제입니다. 향후 1~2년의 리스크는 아니라고 봅니다.

 

위안화 약세는 인민은행 주도 하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당국이 가장 큰 리스크로 생각하는 것은 시장의 일방적인 기대입니다. ‘위안화는 강세다라는 명제(?)로 시장이 레버리지를 키우고 위안화 강세에 베팅하는 자금이 많아질수록 잠재적 위험도 커집니다. 이번 기회에 일방적인 기대가 누그러질 때까지 위안화 약세는 진행될 것으로 봅니다. ‘중국경기 둔화 때문이라는 일부의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은 없습니다.

 

  

이주열 신임 한은총재와 채권시장의 변동성

이주열 전 부총재가 신임 한은총재로 내정되었습니다. 조사국, 정책기획국, 금통위원까지 하셨으니 합리적인 선택을 해나갈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다만, 친정부성향이 강한 신임 한은총재가 취임하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일부 외국계IB의 주장과 외국인의 베팅은 크게 상처를 입었습니다. 베팅에 나섰던 외국인들은 어제와 오늘 국채선물을 대규모로 매도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출신의 총재니까 당연히 비둘기파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꺼진 불도 다시보자는 말이 유행할 만큼 올드보이의 귀환이 화두입니다. 현재 김중수 총재와 대립각을 세우고 퇴임했던 분이, 정권과 끈이 닿아있지 않다고 여겨졌던 분이 다시 컴백하기까지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해봅니다. 이성태 총재의 임기만료를 앞둔 시점에서의 행보나, 본인의 퇴임 이후의 활동 등을 감안하면 조심스럽게 이주열 총재님은 오히려 태생적으로 더 친정부적인 성향일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해봅니다. 기우이길 바라면서요.

 

여튼 고사직전에 놓여있던 채권시장은 간만에 변동성이 커졌습니다. 그래봐야 국고3 2.80~3.00%, 국고10 3.45~3.70%의 좁은 박스권입니다. 8개월째 이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몇 달은 이 박스를 깰 가능성은 작아 보입니다. 2분기 중반 이후 상향이탈을 예상합니다. 박스권 하단에서도 그랬듯, 상단에서는 반대로 단기매수로 대응하시길 권해드리겠습니다.

 

 

투자전략

미국 경제지표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식과 채권가격의 동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앙은행들이 립서비스를 통해 하단을 막아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앙은행들은, “장기적인 경기회복 전망은 바뀐 것이 없다. 다만 시장이 걱정하는 것처럼 나빠질 경우에는 언제든지 추가적인 부양책을 제공할 것이다는 립서비스를 잊지 않고 있습니다. 방점은 앞쪽에 있습니다만, 시장은 양적완화를 늦출 수도 있다는 뒷쪽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하단을 막아준다고 하니 원자재나 일부 신흥국 자산과 같이 적정가격 이상 하락한 낙폭과대 자산들에는 더없이 좋은 뉴스입니다. 대신 주가가 상승하더라도 경기에 대한 의구심이 남아있기 때문에 상승탄력은 다소 떨어지고 있습니다.

 

3 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를 쉬어갈 가능성은 없다고 봅니다. 이미 적정 기준금리가 (+)로 바뀐 마당에 제로금리를 넘어 직접 시장에다 돈을 푸는 양적완화를 계속 이어갈 명분은 현저히 작아졌습니다. 매 회의 때마다 100억달러씩 줄여서 연내에 양적완화를 종료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만약 멈춘다면 주가는 오히려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3월 중순 이후나 늦어도 4월부터는 날씨의 영향에서 벗어난 미국 경제지표들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양적완화를 늦출 수도 있을 것이라는 3 FOMC에 대한 기대는 조정되어야 합니다. 우크라이나 사태도 아직 멀었습니다. 4월 소비세 인상을 앞두고 엔화의 변동성도 어느 방향으로 튈 지도 리스크입니다. 중국의 전인대와 위안화 약세, 그리고 4월부터는 신흥국들의 선거가 줄줄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2분기 중반입니다. 자산매입 규모가 약 400억달러 내외로 감소하면 그때부터 시장은 미국의 금리인상 시점에 대한 논쟁에 들어갈 겁니다.

 

위에 언급한 다양한 변동성 요인들에 의해 주가와 금리가 하락한다면 이는 포트폴리오 재조정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제지표들이 고점 징후를 보이고 있다면 모르겠지만, 여러가지 데이터를 감안할 때 중장기적으로 미국의 펀더멘털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습니다. 유럽경제도 빠르게 올라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는 기조 하에서의 변동성 확대는 위험자산 진입의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합니다.

 

쓰다보니 많이 길어졌네요.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