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선진국 주식 잔치는 끝났다?

bondstone 2014. 4. 3. 17:34

4월3일에 보낸 원고가 너무 늦게 실렸네요. 제목도 의도와는 조금 다르게 바뀌었습니다.

선진국이 끝났기 때문에 팔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신흥국이 지나치게 싸졌으니 그동안 비워두었던 신흥국을 조금 채우고 가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본문의 내용까진 달라지지 않았네요. 감안해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참고로 원문은 아래에 첨부하였습니다.

 

 

[글로벌 투자 따라 잡기] 선진국 주식 잔치는 끝났다
1분기 채권·신흥국 약진…자산 선택에서 자산 분배의 시대로

 

 

1분기 자산별 수익률 1위는 금이 차지했다.
  


글로벌 자산 배분 전략이 화두다. 국내 자산 시장의 기대 수익률과 변동성이 크게 낮아지면서 해외 투자에서 기회를 찾으려는 투자자들의 요구가 늘어난 영향이다. 많은 금융회사들이 ‘자산 배분 전략’을 시도하고 있지만 한국에는 아직 진정한 자산 배분 수요가 많지 않다. 자산 배분 전략을 제시하면 “그래서, 지금 뭘 사면 됩니까”라고 물어보는 게 현실이다. 선호도가 높고 배분 비중이 큰 자산은 자연스럽게 매수 신호로, 반대는 다 팔라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예를 들어 지난 몇 분기 동안 투자자들에게 선호도가 높게 제시된 선진국 주식 투자만 집중적으로 권유했다. 상대적으로 선호도는 낮지만 꽤 많은 배분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채권과 신흥국 자산은 아예 투자 대상에서 제외했다. ‘자산 배분’이라기보다 특정 투자 대상을 찍어주는 ‘자산 선택’이었다.

 

최근 몇 년간 ‘자산 선택’이 각광받았다. 막대한 유동성 공급으로 대부분의 자산 가격이 함께 상승하면서 자산 간 상관관계가 높았고 양적 완화 축소 논쟁 이후 주식과 선진국이 명백히 좋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주가가 하락할 것 같으면 전량 매도해 채권으로 갈아타고 다시 주식이 오를 것 같으면 주식으로 전량 갈아타는 전략이 유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분기 성과는 글로벌 자산 전략의 흐름이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예고한다. 선진국 주식의 수익률이 신흥국과 국내보다 좋았지만 예상했던 대로 움직여 준 것은 딱 거기까지다. 양적 완화 축소의 영향으로 비관적이었던 채권의 수익률이 주식보다 좋았고 달러는 약세였다. 오히려 기대하지 않았던 리츠와 원자재의 성과가 우월했다. 매파적으로 해석된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에는 오히려 신흥국 주식·채권·통화 등 신흥국의 약진이 돋보이기도 했다.

 

1분기 자산 시장의 성과는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수년간 익숙해진 ‘자산 선택’에서 재미는 없지만 안정적이고 꾸준한 성과를 추구하는 ‘자산 배분’으로 전략을 이동해야 할 시점이 왔다. 자산 배분 전략은 선호도가 낮은 자산을 일정 비율 담고 가는 것이 묘미다. 정기예금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인 2%대 중반으로 하락하면서 이러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기대 수익률이 높지 않은 롱숏 펀드와 인컴형 상품들에 돈이 몰리고 낮아진 금리는 반대로 브라질 국채처럼 위험도가 높은 신흥국 자산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기도 한다.


‘과열’ 원하지 않는 중앙은행들
투자에서 장기 자산 배분의 성과는 경기순환의 영향이 가장 크다. 반면 중기적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를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생각을 읽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중앙은행들이 경기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고 어떤 정책을 통해 대처할지 읽어야 한다. 바야흐로 중앙은행의 시대다.

 

재닛 옐런 Fed 의장은 3월 19일 미국 FOMC에서 양적 완화 축소가 종료된 후 약 6개월 뒤면 기준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참의 말실수’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깜짝 발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2~3일 ‘움찔’하고 조정을 끝냈다. 이후 신흥국 자산 가격이 급반등했다. 작년 6월에는 “양적 완화는 연내에 축소를 시작해 내년 중반쯤 중단을 검토한다”는 당시 벤 버냉키 Fed 의장의 발언으로 시장은 초토화됐다. 일부 신흥국은 디폴트의 문턱에서 간신히 생존했다. ‘버냉키 쇼크’라고 불렸던 당시 악몽을 떠올리는 투자자들에게 이번 옐런 의장의 발언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당혹스럽다.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Fed가 시장에 반복적으로 던지는 메시지는 동일하다. 미국 경제의 자생적 회복에 대한 확신이 들 때까지 금융시장이 지나친 경계(금리 급등, 주가 급락, 신흥국 폭락)로 회복을 저해하는 것도 싫고 지나친 낙관으로 버블을 만드는 것도 싫다는 의미다. 매파와 비둘기파가 번갈아 가며 때로는 서로의 입장을 바꿔 이야기하며 시장의 상승 추세는 살리되 과열과 변동성은 줄인다. 자연스럽게 시장의 상단과 하단은 제한된다.

 

이처럼 중앙은행들이 금융시장의 과열과 경계를 모두 원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자산 배분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먼저 펀더멘털을 점검하고 점검된 펀더멘털과 비교해 투자 대상의 가치를 평가했다. 결론적으로 경제는 좋지만 많은 투자자들이 자산 쇼핑을 벌여 비싸진 선진국보다 경제가 나쁘지만 자산 가격이 그보다 더 하락한 신흥국의 상대 가치가 좋아 보이는 국면이다.


더 비싸진 선진국 vs 더 싸진 신흥국
글로벌 경제는 미국과 선진 유럽을 중심으로 개선 중이다. 미국의 경제지표는 금융 위기 이후 전고점을 회복했다. 가동률이 평균 이상으로 상승하면 고용과 투자가 늘어난다. 임금 상승률도 올라간다. 다만 소비로 연결되는 고리는 아직 약하다. 소비 지표까지 선순환으로 이어진다면 현재 고평가 논란으로 정체되고 있는 미국 주가는 한 단계 더 레벨업 될 것이다. 반면 미국보다 회복이 늦게 시작된 선진 유럽은 아직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

 

 


경제가 좋아지고 있는 선진국 중에서 투자 대상을 살펴보니 주식은 양호한 펀더멘털보다 더 많이 올라 부담스럽고 채권 금리는 너무 낮아 실익이 없다. 미국은 제로 금리지만 장기 금리가 2%대 후반까지 상승하면서 채권 수익률 대비 주식의 기대 수익률도 많이 낮아졌다. 현재의 기업 이익 전망 하에서 국채 10년 금리가 3.0%면 주식의 상대 가치는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

 

자연스럽게 시야는 쳐다보지 않던 신흥국으로 향한다. 신흥국의 통화가치는 고점 대비 22% 폭락했다. 남미는 30%에 육박한다. 현재는 디폴트 우려가 극심했던 2009년 저점에 근접했으며 신흥국이 글로벌 경제의 전면에 나서기 시작한 즈음인 2003년 수준과도 가까워졌다. 단기 금리도 높아졌다. 신흥국 국채 2년 금리는 선진국보다 5.5% 포인트나 높아졌다. 2007년에는 0.2% 포인트 차이에 불과했다.

 

높아진 단기 금리는 통화가치를 방어하는 효과를 가진다. 실제로 3월 FOMC 이후 선진국의 상장지수펀드(ETF) 자금은 신흥국으로 유입되기 시작했다. 더구나 Fed가 기준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천천히 한다면 달러 강세도, 신흥국의 자금 이탈도 급격하게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경제는 좋지만 많은 투자자들이 자산 쇼핑을 벌여 비싸진 선진국보다 경제가 나쁘지만 자산 가격이 그보다 더 하락한 신흥국의 상대 가치가 좋아 보이는 국면이다.


실제 3월 FOMC 이후 신흥국 주가는 저점 대비 61.8% 수준까지 급반등했다. 장기적으로도 신흥국의 주식은 저점을 꾸준히 높여가며 2011년 이후 굳어진 장기 저항선에 바짝 다가섰다. 신흥국으로의 자금 이동이 동반되고 있어 2분기에는 저항선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지나치게 비워둔 신흥국 자산을 자산 배분 전략 차원에서 일부 채워 갈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흥국 투자가 꺼려지는 이유는 역시 펀더멘털 때문이다. 일부 국가의 지표들을 제외하면 무엇보다 경상수지 적자 등 신흥국 경제의 개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경기 둔화의 속도라도 완만해지면 희망을 가질 텐데 그렇지도 못하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의 수입 수요가 예전 같지 않고 원자재를 소비해 줘야 하는 중국 경제도 녹록지 않다. 가격 매력은 있지만 성장에 대한 기대가 높지 않다 보니 한국에도 일부 대형 수출주로만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아직까지 신흥국 매수는 저가 순환매 차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신흥국 자산 가격의 추세적 반등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자산분석실 이사

 

2014.4.13

한경비지니스

http://magazine.hankyung.com/business/apps/news?popup=0&nid=01&nkey=2014042400959000401&mode=sub_view

 

 

아래는 원문

 

<글로벌 투자 따라잡기> 글로벌 투자, 자산선택에서 배분으로...

 

자산선택에서 자산배분으로...

글로벌 자산배분전략이 화두다. 국내 자산시장의 기대수익률과 변동성이 크게 낮아지면서, 해외투자에서 기회를 찾으려는 투자자들의 요구가 늘어난 영향이다. 많은 금융기관들이 ‘자산배분전략’을 시도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진정한 자산배분 수요가 많지 않다. 자산배분전략을 제시하면, “그래서, 지금 뭘 사면 됩니까?”라고 물어오는 것이 현실이다. 선호도가 높고 배분비중이 큰 자산은 자연스럽게 매수신호로, 반대는 다 팔라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예를 들어 지난 몇분기 동안 고객들에게는 선호도가 높게 제시된 선진국주식 투자만을 집중적으로 권유했고, 상대적으로 선호도는 낮지만 꽤 많은 배분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채권과 신흥국 자산은 아예 투자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자산배분’이라기 보다는 특정 투자대상을 찍어주는 ‘자산선택’이었다.

 

최근 몇 년간은 ‘자산선택’이 각광받았다. 막대한 유동성 공급으로 대부분 자산가격이 함께 상승하면서 자산간 상관관계는 높았고, 양적완화 축소 논쟁 이후에는 주식과 선진국이 명백히 좋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주가가 하락할 것 같으면 전량 매도하여 채권으로 갈아타고, 다시 주식이 오를 것 같으면 전량 주식으로 갈아타는 전략이 유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분기 성과는 글로벌 자산전략의 흐름이 달라지기 시작했음을 예고한다. 선진국 주식의 수익률이 신흥국과 국내보다 좋았지만 예상했던 대로 움직여준 것은 딱 거기까지다. 양적완화 축소의 영향으로 비관적이었던 채권의 수익률이 주식보다 좋았고, 달러는 약세였으며, 기대하지 않았던 리츠와 원자재가 우월했다. 매파적으로 해석되었던 3 FOMC 이후에는 오히려 신흥국 주식, 채권, 통화 등 신흥국의 약진이 돋보이기도 했다.

 

<그림 1> 1분기에 강세를 보인 대체투자와 채권(1분기 수익률)

 

1분기 자산시장의 성과는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수년간 익숙해진 ‘자산선택’에서, 재미는 없지만 안정적이고 꾸준한 성과를 추구하는 ‘자산배분’으로 전략을 이동해야 할 시점이 왔다. 자산배분 전략은 선호도가 낮은 자산을 일정비율 담고 가는 것이 묘미다. 정기예금 금리가 사상최저 수준인 2%대 중반으로 하락하면서 이러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기대수익률이 높지 않은 롱숏펀드와 인컴형 상품들에 돈이 몰리고, 낮아진 금리는 반대로 브라질국채처럼 위험도가 높은 신흥국 자산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기도 한다.

 

중앙은행의 생각 읽기, 무엇이 달라졌을까?

투자에 있어서 장기 자산배분의 성과는 경기순환의 영향이 가장 크다. 반면 중기적으로는 연준(Fed)을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생각을 읽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중앙은행들이 경기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고, 어떤 정책을 통해 대처할 지를 읽어야 한다. 바야흐로 중앙은행의 시대다.

 

319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옐런 신임 연준의장은 양적완화 축소가 종료된 후 약 6개월 뒤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신참의 말 실수’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깜짝 발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2~3일‘움찔’하고 조정을 끝냈다. 이후 신흥국 자산가격은 급반등했다. 작년 6월에는“양적완화는 연내에 축소를 시작하여 내년 중반쯤 중단을 검토한다”는 당시 버냉키 연준의장의 발언으로 시장은 초토화되었다. 일부 신흥국은 디폴트의 문턱에서 간신히 생존했다.‘버냉키 쇼크’라고 불렸던 당시 악몽을 떠올리는 투자자들에게 이번 옐런의 발언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당혹스럽다.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연준이 시장에게 반복적으로 던지는 메시지는 동일하다. 미국경제의 자생적 회복에 대한 확신이 들 때까지 금융시장이 지나친 경계(금리급등, 주가급락, 신흥국 폭락)로 회복을 저해하는 것도 싫고, 지나친 낙관으로 버블을 만드는 것도 싫다는 의미다. 매파와 비둘기파가 번갈아, 때로는 서로의 입장을 바꾸어 이야기하며 시장의 상승추세는 살리되 과열과 변동성은 줄인다. 자연스럽게 시장의 상단과 하단은 제한된다.

 

옐런의‘6개월’발언과 동시에 연준은 성명서에서“금리를 올리더라도 장기적으로 균형수준(normal)보다 더 낮은 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라고 명시했다. 연준 멤버들의 공개된 기준금리 전망치는 15년말 1%, 16년말 약 2% 수준이다. 이들이 장기 균형금리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는 4%를 한참 밑돈다. 3년 뒤에도 균형 기준금리의 절반만큼만 천천히 올린다는 뜻이다. 채권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금리를 “올린다”는 표현에 단기금리는 급등했고,“천천히”올린다는 표현에 장기금리는 오히려 하락했다.

 

균형맞추기: 양호한 경제보다 더 비싸진 선진국 vs. 나빠진 경제보다 더 싸진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금융시장의 과열과 경계를 모두 원치 않는다는 전제 하에 자산배분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먼저 펀더멘털을 점검하고, 점검된 펀더멘털과 비교하여 투자대상의 가치를 평가했다. 결론적으로 경제는 좋지만 많은 투자자들이 쇼핑을 채우고 비싸진 선진국보다는, 경제가 나쁘지만 자산가격이 그보다 더 하락한 신흥국의 상대가치가 좋아 보이는 국면이다.

 

글로벌경제는 미국과 선진유럽을 중심으로 개선 중이다. 미국의 경제지표는 금융위기 이후 전고점을 회복했다. 경기가 전고점을 회복하면 정부는 민간부문의 기여도가 올라오는 만큼 부양정책을 서서히 거둬들인다. 실제로 미국의 GDP 대비 재정적자는 09년말 -10.1%에서 13년말 -3.3%로 축소되었다. 전고점을 회복한 경기의 상승속도(기울기)는 자연스럽게 정상궤도로 돌아간다. 그 과정에서 경기선행지수 등 전년동기대비 지표들이 하락 전환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실제로 1월 북미지역의 OECD 경기선행지수가 소폭 반락했다.

 

가동률이 평균 이상으로 상승하면, 고용과 투자가 늘어난다. 임금상승률도 올라간다. , 소비로 연결되는 고리는 아직 약하다. 소비지표까지 선순환으로 이어진다면 현재 고평가 논란으로 정체되고 있는 미국주가는 한 단계 더 레벨업될 것이다. 반면 미국보다 회복이 늦게 시작된 선진유럽은 아직 추가 상승여력이 남아 있다.

 

경제가 좋아지고 있는 선진국 중에서 투자대상을 살펴보니, 주식은 양호한 펀더멘털보다도 더 많이 올라 부담스럽고, 채권금리는 너무 낮아 실익이 없다. 미국은 제로금리지만 장기금리가 2%대 후반까지 상승하면서 채권수익률 대비 주식의 기대수익률도 많이 낮아졌다. 현재의 기업이익 전망 하에서 국채10년 금리가 3.00%면 주식의 상대가치는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

 

<그림 2> 주요 국가별 주식시장 밸류에이션 점검

 

 

 

 

자연스럽게 시야는 쳐다보지 않던 신흥국으로 향한다. 신흥국의 통화가치는 고점 대비 22%가 폭락했다. 남미는 30%에 육박한다. 현재는 디폴트 우려가 극심했던 09년 저점에 근접했으며, 신흥국이 글로벌경제의 전면에 나서기 시작한 즈음인 03년 수준과도 가까워졌다. 단기금리도 높아졌다. 신흥국 국채2년 금리는 선진국 보다 5.5%p나 높아졌다. 07년에는 0.2%p 차이에 불과했다.

 

 

 

 

 

높아진 단기금리는 통화가치를 방어하는 효과를 가진다. 실제로 3 FOMC 이후 선진국의 ETF 자금은 신흥국으로 유입되기 시작했다. 더구나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천천히 한다면 달러강세도, 신흥국의 자금이탈도 급격하게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실제 3 FOMC 이후 신흥국 주가는 저점 대비 61.8% 수준까지 급반등했다. 장기적으로도 신흥국 주식은 저점을 꾸준히 높여가며 11년 이후 굳어진 장기 저항선에 바짝 다가섰다. 신흥국으로의 자금이동이 동반되고 있어 2분기에는 저항선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지나치게 비워둔 신흥국 자산을 자산배분전략 차원에서 일부 채워서 갈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흥국 투자가 꺼려지는 것은 역시 펀더멘털이다. 일부 국가의 지표들을 제외하면 무엇보다 경상수지 적자 등 신흥국 경제의 개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경기둔화의 속도라도 완만해지면 희망을 가질텐데 그렇지도 못하다. 글로벌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의 수입수요가 예전 같지 않고, 원자재를 소비해줘야 하는 중국경제도 녹록지 않다. 가격 매력은 있지만 성장에 대한 기대가 높지 않다 보니 한국의 경우에도 일부 대형 수출주로만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아직까지 신흥국 매수는 저가 순환매 차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신흥국 자산가격의 추세적 반등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