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ding Idea·Strategy

FOMC 이후 국내외 자산시장을 보는 시각

bondstone 2015. 9. 21. 12:04

안녕하십니까 하나금융투자 신동준입니다.


최근 짧은 자료들만 몇차례 드렸습니다. 금요일에 FOMC 관련 코멘트와 시장전망에 대한 자료는 이미 드렸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자료를 대신하여 채권시장을 포함한 최근 자산시장에 대한 제 생각을 조금 길게 적었습니다. 여유가 있으실 때 차 한잔 하시면서 찬찬히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1. 9월 FOMC의 두가지 화두


생각보다 싱겁게 끝난 금요일 새벽 FOMC는 두가지 화두를 던졌습니다.


1) 첫째, 대외 불확실성입니다.

성명서와 옐런의장은 중국과 신흥시장의 불안이 미국의 경제활동을 제약하는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고려하여 기준금리를 동결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중국경제의 둔화는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정말로 중국 때문에 기준금리를 올리지 못했다면 당분간 금리인상도 쉽지 않을 듯 합니다. 12월 금리인상이 저희의 하우스뷰입니다만, 12월에도 못할 가능성도 40%를 보고 있습니다.


다만, 9월25일 시진핑의 방미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를 기점으로 G2간의 협력 혹은 중국당국의 경기부양정책이 겹칠 경우 중국경제의 현재 상황과는 무관하게 중국에 대한 단기적인 경기반등 기대가 생길 가능성은 있습니다. 


또한 연준의 금리동결로 일부 신흥국 자산에 대한 반등 기대가 높습니다만, 그 포인트보다는 오히려 “미국을 비롯하여 경기에 대한 신뢰는 불안해서 예전만 같지 못한데, 미국을 포함한 중앙은행들이 이제는 무엇을 더 해줄 수 있을까?”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별로 떠오르는 것이 없습니다. 신흥국의 반등은 단기간에 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18일(금요일) 아시아 증시와 달러대비 통화가치는 강세였습니다만, 18일 밤 기타 신흥시장의 증시와 통화가치는 여전히 달러 대비 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반면, 달러는 금리인상 기대가 낮아지면서 유로나 엔화 대비로는 약세입니다. 결국 외환시장은 유로, 엔>달러>신흥시장의 순으로 강세 순위가 형성이 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ECB와 BOJ가 이끈 통화약세의 힘으로 올랐던 유로존과 일본주식시장의 힘이 빠지고 있습니다. 엔화매도+일본주식 매수, 유로화매도+유럽주식과 채권매수가 언와인딩되는 캐리트레이드의 청산마저 나타나면서 변동성도 상당해졌습니다.


2) 둘째, 오버슈팅 정책입니다.

옐런 연준의장은 실업률(현재 5.1%)을 장기균형수준(5.0~5.2%)보다 낮추는 오버슈팅 정책을 통해 고용과 물가반등을 이끌어내겠다고 언급했습니다. 2016~18년의 실업률 전망은 4.8%까지 낮춰서 제시했습니다. 반면 연준위원들의 점도표는 여전히 상당히 매파적입니다. 내년 4차례, 내후년 5차례의 금리인상 속도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올해의 성장률 전망이 2.1%(종전 1.9%)로 상향되었지만, 16년 2.3%, 17년 2.2%, 18년 2.0%로 이후 전망은 하향조정되었고, 물가전망은 거의 변화가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점도표상의 금리인상 속도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습니다. 대폭 하향조정이 불가피할 것입니다. 내년말 미국의 기준금리는 0.75%를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BondFlash] 옐런의 오버슈팅, 내년말 최대 0.75%를 넘지 않을 것




2. 한국경제와 한국금융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말씀드리고 있는 향후 1~2년 동안 한국경제와 금융시장을 바라보는 포인트는 아래의 세가지입니다.


1) 한국경제의 위험요소가 소버린 위험에서 기업위험으로 바뀌었습니다.

보수적인 S&P마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등급으로 상향할 만큼 한국의 소버린 데이터는 훌륭합니다. 대외부채, 단기외채, 경상수지 등 핵심지표들은 신흥국 뿐 아니라 선진국까지 포함해서도 가장 양호한 국가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외국인 중에서도 ‘대한민국’이나 ‘소버린’을 사는 중앙은행(외환보유고)의 장기국채 투자가 이탈할 가능성은 당분간 거의 없다고 봅니다. 

(3개 신용평가사들이 모두 AA-등급 이상을 주고 있는 국가는 미국, 캐나다, 사우디, 카타르, 쿠웨이트, 싱가폴, 홍콩, 네덜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독일, 룩셈부르크, 벨기에, 스웨덴, 스위스, 영국, 오스트리아, 프랑스, 핀란드, 호주, 뉴질랜드까지 총 21개국이네요)


최근까지 대한민국 채권시장을 떠나고 있는 투자자는 대부분 대한민국을 사는 이들이 아니라 단순히 대내외 금리와 환율차이를 수취하기 위해 거래하는 단기차익거래자들입니다. 약간 과장한다면 이들 자금은 하루에 10조원이 빠져나도 한국 금융시장에는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한국경제와 금융시장에 약간의 도움도 되지 않는 이들은 좀 떠나줬으면 좋겠습니다.


반면 가계부채는 물론, 기업부채의 양극화는 심각합니다. 최근 수년 동안 국가와 가계, 그리고 기업의 전체 숫자는 개선이 되었습니다. 국가의 소득도 늘고 가계의 소득도 늘었습니다. 그러나 중하위 가계와 기업의 부채와 신용문제는 위험 수준입니다. 2014년에는 20여 년 만에 대기업의 매출성장이 꺾인데 이어, 올해 1분기 기준으로는 상장기업의 35%가 작년 100bp의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빚을 갚는데 쓰는 지출은 약 40%에 육박합니다. 이런 수준으로 바뀐 지는 꽤 오래 되었습니다. 소비는 어려운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수출은 MB정부 이래 고환율정책의 수혜가 2012년을 기점으로 서서히 약해지더니 지난 2분기 실적 때 드디어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지난 3년 반 동안 무역가중치와 물가를 감안한 실질실효환율 절상국 TOP5는 미국과 영국, 중국과 한국, 그리고 스위스가 엎치락 뒤치락한다는 얘기는 여러 번 드렸습니다. 이들 국가들은 모두 수출에 대한 가격경쟁력을 잃었습니다. 


결국 기업들이 내수와 수출에서 모두 돈을 벌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중하위 기업과 가계의 신용위험은 향후 1~2년이 고비라고 봅니다. 이들이 어떻게 버텨주는가에 따라 이후 한국경제의 모습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즉 경쟁력 약화에 따른 수익성 저하가 신용위험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당국의 주도 하에 기업부채를 점검하고 구조조정을 주도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선회된 것은 다행스런 일입니다. 그러마 구조조정이 진행되면 내수가 단기적으로 더욱 어려워지는 것은 감당해 내야 합니다. 내년 총선, 내후년 대선이 있다는 것이 변수가 될 수는 있겠습니다.


2) 미국경제는 2016년을 정점으로 잠재성장능력이 둔화됩니다.

작년부터 말씀드린대로 미국경제의 정점은 내년(2016년)입니다. 그러나 경제가 갑자기 나빠진다기 보다는,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하면서 고령자에 대한 정부지출이 급증하고 노동인력은 빠르게 감소하면서 미국경제 역시 잠재성장률이 낮아지기 시작한다고 보시는 편이 더 정확할 겁니다. 미국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고령화, 노동인구의 감소, 생산성 하락 등의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민정책을 완화하고 있습니다. 우리와 다른 것이 있다면 산업구조가 이미 재편되어 있고 에너지 비용이 압도적으로 저렴하다는 것이겠죠.


따라서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전의 높이와 속도를 따라갈 수 없습니다. 지금도 “과거 미국 금리인상 초기에 경제와 시장이 어떻게 움직였는가?”를 질문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런 접근법은 상당한 오류를 가져옵니다. 


당시와 미국경제의 위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예외없이 (OECD가 산출한)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강하게 상향돌파할 때 미국의 금리인상이 시작되었습니다만, 현재는 반대입니다. 오히려 기준선인 100을 강하게 하향돌파 중입니다. 예전 같으면 금리인상을 하다가 멈춰야 했을 때입니다. 따라서 지금은 “과거 미국경제가 8~9부 능선을 넘어서면서 경기모멘텀의 기울기가 완만해질 때의 통화정책과 시장의 대응이 어떻게 진행되었는가?”를 살피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최근 흐름들은 주식과 채권시장 모두 과거 금리인상 막바지에 볼 수 있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3) 중국경제는 아직 경착륙을 논할 단계는 아니지만, 내년 하반기 중 신용위험으로 전이될 가능성을 점검해야 합니다.

경기둔화가 결국 경착륙으로 갈 것인가의 여부는 부실이 쌓여 신용위험까지 확산되는가에 달려있습니다. 중국은 국유상업은행 중심의 금융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의 부실채권 대비 충당금 설정 비율은 올해 상반기말 현재 약 190%입니다. 부실이 다 터져도 약 2년 정도 버틸 힘은 충분하다는 얘깁니다. 소버린이 훌륭한 한국의 은행들이 약 120~130%이니 당장 중국의 부실이나 신용문제가 터지기에는 중국의 은행들의 버퍼가 충분합니다. 


다만, 2012년말 300%였던 숫자가 2년반 만에 190%로 급감한 추세를 감안할 때 내년 하반기에 공개될 상반기 데이터는 아마도 우리와 비슷한 수준으로 더 낮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중국의 경기둔화는 진행형입니다. 기업의 수익성도 빠르게 약화되면서 은행의 부실자산 증가속도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물론 중국의 숫자를 액면 그대로 다 믿기는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신뢰도를 감안했을 때 중국경제의 경착륙에 대한 고민은 내년 하반기의 이슈라고 생각합니다.




3. 자산시장 전망과 투자전략


1) 엔, 유로> 달러> 원> 신흥국통화의 흐름을 예상합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엔, 유로, 달러 포지션을 더 유지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신규진입도 여전히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달러는 2011년말 1,150원에서 현재 1,170원 수준으로 소폭 반등해 있습니다. 달러는 전세계에서 원화보다 강했던 몇 안되는 통화였으니까요. 달러가 편하지만 2011년말 1,510원에서 현재 970원대에 머물러 있는 엔화나, 2011년말 1,550원, 현재 1,320원 수준에 있는 유로화도 좋습니다. 기준가 자체가 달러 등으로 산출되는 역외펀드가 대안이 될 수 있겠습니다.


2)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은 올라올 때마다 줄여나가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자산배분 포트폴리오의 두 축은 여전히 선진주식과 국내 장기국채입니다. 미국경기의 정점논란과 중국경기의 경착륙 이슈가 불거지기 전인 내년 1분기까지는 기회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중국의 재정 및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 미국의 오버슈팅 정책, 유로존의 QE 확대, 일본의 추가 QQE 등이 예상됩니다. 이 때마다 나타날 기술적 반등을 활용하시길 권해드립니다.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이러한 정책을 노리고 3~6개월 매수로 진입하는 선택도 가능합니다. 현재 선진주식의 우선순위는 미국=유로존>일본 순입니다. 연초에 추천드렸던 유로존주식과 3월부터 추천드렸던 일본주식 모두 통화약세에 따른 이익전망 상향과 저평가 매력은 아직 여전합니다. 그러나 유로와 엔의 약세 모멘텀이 크게 약화되면서 기업이익 전망의 상향도 약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더구나 BOJ는 ECB와 달리 추가 QQE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증시의 단기반등이 나타난다면 미국과 유로존이 조금 더 우월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더구나 중국의 경기둔화 위험이 반영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중국과 교역비중이 높은 유로존이나 인접국가인 일본이 더 우세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종합하면, 단기투자자라면 미국과 유로존을 주로 활용하시고, 선진주식의 보유자라면 당장 환매 보다는 내년 1분기까지의 기술적반등을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KOSPI의 고점 2,189p(4/24)와 저점 1,800p(8/24)의 피보나치 50% 반등수준은 1,995p입니다. 61.8% 반등수준은 2,041p입니다. 지난주말 종가가 1,995p였습니다. S&P500도 고점 2,134p(5/20)와 저점 1,867p(8/24)의 50% 반등수준이 2,000p입니다. FOMC 당일 장중 2,020p까지 상승 후 1,990p에서 마감했습니다. 주말인 18일(토요일 새벽)에는 1,958p로 -1.6% 하락하며 주말을 마감했습니다. 참고로 S&P500의 61.8% 반등수준은 2,031p입니다. 주말 KOSPI의 P/E는 11.08배로 이미 2015년 고점 11.4배에 근접했습니다.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기업이익이 늘어야 하는데 7월말 대비 매출액과 영억이익 추정치는 -7.2%, -3.8% 하향조정되었습니다. KOSPI의 반등 고점은 2,050p 부근으로 예상합니다.


그나마 KOSPI와 S&P500은 저점 대비 50%까지 반등한 후 하락하고 있습니다만, 중국상해지수는 물론, 일본과 독일, 유로존 주식시장은 아직 저점의 23.6% 반등가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수준입니다. 약세장입니다.


주가가 올라갈 때마다 줄여나가자는 전략이 쉽지는 않습니다. 대안으로 갈아탈 상품이 눈에 띄지 않습니다. 그나마 대안으로 역외펀드나 엔, 유로, 달러 등 선진통화, 그리고 국내 장기채권과 미국 뱅크론(금리인상시 추가 이익효과보다는 기본적인 이자가 4~5% 수준으로 높습니다), 시기적으로는 선진주식을 통해 내년 1분기까지의 정책에 의한 간헐적인 반등 기회를 활용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3) 장기금리는 추세적인 하락을 예상합니다.

채권시장 전망은 4분기 중 한국은행의 성장률 하향조정 및 금리인하, 그리고 국고10년 금리의 2.10%까지 하락, 국고10년-3년 스프레드의 40bp까지 축소를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레벨보다는 방향성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향후 1~2년 동안 장기금리는 하락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일드커브는 더욱 평탄화될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다만 기준금리는 내년 하반기 한미 기준금리 스프레드가 100bp 이내로 축소(예를 들어 미국 0.5%, 한국 1.25%면 75bp입니다)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추가 인하에 대해서는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하셔야 합니다. 경기는 둔화되는데 기준금리를 낮추지 못한다면 기업과 가계의 신용위험은 더 높아집니다. 장기금리의 하락과 일드커브의 평탄화는 더욱 강해지겠죠. 따라서 내년에는 기조적으로 한미 10년 금리가 역전되고(이미 30년 금리는 역전되어 있습니다), 2~3년 후에는 10년 금리가 우리나라 기준금리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선진통화와 함께 장기채는 지금 매수해도 늦지 않다고 봅니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