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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다: 네거티브 금리를 동반한 QQE를 통해 인플레 기대심리 재고정하기

bondstone 2016. 9. 7. 11:29

네거티브 금리를 동반한 QQE를 통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재고정하기
(Re-anchoring inflation expectations via "Quantitative and qualitative monetary easing with a negative interest rate")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

도입 
잭슨홀 불러줘서 감사

지난 20여년 동안 일본은 지속되는 디플레이션, 잠재성장률 하락, 몇 차례의 금융위기, 고령인구 증가및 노동가능인구 감소와 같은 구조적 장애 등과 같은 경제적 어려움을 경험. 이런 경험들을 통해 통화정책 구조의 견조함에 대해 생각하며 발견한 게 있는데, 그건 장기적으로 저물가와 낮은 명목금리는 함께 나타난다는 사실. 이런 환경에서 중앙은행은 명목금리 하한(기준금리를 0% 밑으로 내리기 어렵다는 한계) 문제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거의 없음. 다르게 말하면 통화정책(더 구체적으로는 전통적이고 기본적인 통화정책)의 탄력성은 크게 낮아졌음

2013
3월에 내가 총재가 되고 나서 일본은행은 장기화되는 디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해 양적질적완화(QQE)를 도입. 일본은행이 이전의 통화정책 수단을 넘어서게 한 2가지 중요한 요소를 QQE 갖고 있음. 첫째, 가능하면 이른 시일 내에 2% 물가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강하고 분명한 일본은행의 의지. 이건 대규모 통화완화를 통해 뒷받침되고, 그래서 대중들의 디플레이션 심리(mindset)를 뒤엎고 인플레이션 기대를 높이는 것임. 두 번째로 본원통화를 늘려 일본국채(JGBs)를 대규모로 매입해 금리곡선(yield curve) 전반에 하향압력을 가하는 것 (전적으로 본원통화를 늘려 일본국채를 매입 = 돈을 찍어 국채 매입, 차트1). 이 두 요소는 실질금리를 낮추고 완화효과를 강화

차트1: 본원통화량과 일본은행 보유 JGBs(일본국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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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찍어서 그걸로 고스란히 국채를 샀다는 보여주고 있음.


2014
10, QQE는 양적/질적으로 확대. 2016 1월에는 명목금리를 음(-)으로 낮추는 3차원 축을 추가해 '네거티브 금리를 동반한 QQE'로 보강. QQE는 유연하고 강력한 정책 구조로 진화해 일본은행이 양//금리라는 세 가지 차원을 모두 활용할 수 있도록 함

오늘, 이런 배경 하에 견고한 통화정책 구조를 어떻게 만드는 지에 대한 아래 2가지 요소에 초점을 맞추려고 함. 1) 인플레이션 기대를 붙들어 놓는 것의 역할, 2) 네거티브 금리 정책의 전달 경로 


I. 인플레이션 기대를 다시 높이는 것 
A.
유가와 인플레이션 기대 
유가는 2014년 여름부터 급락했음. 인플레이션 전망 측면에서 보면, 유가 하락은 일시적. 유가 선물 시장을 보면 미래에 유가가 추가 하락할 것처럼 보이진 않았음. 결과적으로, 전문가들의 미국 6~10년 인플레이션 전망이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것을 보면,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는 변함 없었음(차트2). 반면 일본에서 관찰되는 장기 인플레이션 전망은 하락했음. 세부적인 데이터의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최근 일본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약화된 것은 2014년부터 유가가 하락한 영향이 부분적으로나마 있었다는 걸 부인할 수 없음

차트2: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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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여름에 유가가 하락한 이후, 미국 인플레이션 기대는 안정적인 반면, 일본의 것은 하락한 것을 보여줌.


헤드라인 CPI는 유가 하락을 반영해 하락하기 시작했고, 이건 2014년 이후 선진국에서 일반적인 현상이었음. 그렇지만 미국과 일본 CPI 기조가 회복되는 양상은 크게 달랐음미국에서는 에너지를 제외한 CPI 2%를 향해 비교적 빠르게 올라온 반면, 일본의 같은 CPI 지표는 아직도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음. (+)의 영역에 있지만 2%에는 크게 못 미침. 일본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유가 급등락과 같은 외부충격에 미국보다 덜 안정적으로 반응한다고 말할 수 있음.

앞서 말한 것처럼 유가 변동은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에 영구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고, 일반적으로는 일시적 요인으로 여겨짐. 이건 미국에서는 맞지만 일본을 이해하려면 다른 요인들이 고려되어야 함미국과 일본의 인플레이션 다이내믹스가 다르다는 건 미국의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는 2%에 상대적으로 잘 고정되어 있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음. 유가 하락이 실제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일본의 인플레이션 기대가 약해지면서 더 커졌음

실제 인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기대의 상호작용은 아직 실증적 분석이 필요한 가설. 그러나 이런 해석을 뒷받침하는 것처럼 보이는 데이터를 통해 조금 확인이 가능함. 미국 6~10년 인플레이션 전망은 일본의 지표가 크게 출렁였던 것과는 달리 전반적으로 안정적이었음. QQE가 시작되던 2013년 초부터 개선의 조짐이 보이긴 했지만, 일본의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는 1990년대 중반부터 2%를 하회했음. 일본 인플레이션 다이내믹스가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는 걸 보여줌


B. 인플레이션 다이내믹스 학습과정의 이해 
미국과 일본의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를 대조하면서 더 심오한 질문이 떠오름. 사람들은 어떻게 인플레이션 기대를 형성하나

전 정보 합리적 기대모형(full information rational expectation models)이 통화정책에 유용한 기준이 된다는 것이 이론적인 결론인 듯. 하지만 실제로는 기업과 가계가 정보를 그렇게 자주 업데이트하지 않음.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에 대해서는 꽤 예전부터 논쟁이 있었음. 인플레이션 기대는 적응적으로 또는 후행적으로 형성된다고 함. 전 정보 합리적 기대에서 벗어난 이 주장이 꼭 '사람들은 비이성적으로 기대를 형성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님. 현존하는 경제 논문들을 보면, 정보수집 비용이 높으면 합리적인 주체가 꼭 정보를 규칙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할 필요는 없다는 걸 인정 

1990
년대 일본의 경험을 돌아보면, CPI 0% 부근에 머무르거나 일정 기간 동안은 음(-)의 영역으로 미끄러지기도 했고,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는 출렁거리면서 하향 추세를 보이기도 했음. (차트3). 몇 차례의 금융위기, 디플레이션 퇴치를 위한 제로금리정책/양적완화와 같은 정책영향 등의 충격들은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불안정하면서 증폭됐음.

차트3:근원 C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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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경험에 비춰 보면,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를 단기 목표수준에 고정하는 것은 안정적인 통화정책 구조의 선행조건. 앞서 말한 것처럼 2% 물가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책무와 함께 일본은행은 디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해 네거티브 금리를 동반한 QQE를 진행 중. 우리 정책의 주요한 요소들 중에 하나는 인플레이션 기대를 2% 목표를 향해 가도록 높이고 목표치에 기대를 다시 고정시키는 것 


II. 네거티브 금리 정책의 전달경로 
A.
네거티브 금리: 실제로는 어떻게 작동하나 
최근에 주목 받는 또 다른 이슈는 일본은행을 포함한 몇몇 중앙은행들이 사용하고 있는 네거티브 금리 정책(NIRPs)의 시행. NIRP는 근래에 비전통적 통화정책 수단 중 하나가 됨. 일본은행은 네거티브 금리(본 은행 당좌예금 순증분에 -0.1%로 적용)를 동반한 QQE 2016 1월에 도입. 새 정책 수단은 금융기관의 한계조달비용을 줄였고, 은행간자금시장 금리를 음(-)으로 유도. JGB 시장과 기타 금융시장은 이 정책 도입에 크게 반응. 특히 장기 및 초장기 JGB 금리는 대폭 하락 (차트4). 장기조달비용 하락은 기업의 장기자금수요 및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수요 확대를 촉진. 특히 20년 또는 그 이상 만기의 회사채발행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관찰, 기업자금의 신규 조달이 눈에 띄었음

차트4: 일본국채 금리곡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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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금리 하락폭이 금리곡선이 평탄화되었음 (네거티브 금리 시행 이후 은행 수익성에 문제가 된다고 하는 이유)


몇몇 중앙은행이 NIRPs를 효과적으로 적용했듯이, 실무에서 명목금리 하한은 건드릴 수 없는 제약이 더 이상은 아님. 금융기관의 경쟁과 자금시장에서의 대차거래 등으로 네거티브 금리는 새로운 금융거래로 확장 적용될 것. 물론 제로금리 하한을 없애는 것이 명목금리를 중앙은행 마음대로 음(-)의 영역으로 낮출 수 있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음(정책금리 하한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 또 다른 하한이 현금보유비용에 따라 존재한다고 보는 게 자연스러울 것. , 현재 일본의 네거티브 금리 수준(-0.1%)은 하한보다 훨씬 높음. 이런 점에도 불구하고 NIRP은 실무적인 통화정책수단으로서 중앙은행이 여러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 

B. QQE에 네거티브 금리를 더한 영향 
일본의 QQE는 인플레이션 기대를 높여 실질금리를 크게 낮춤. 하지만 JGB의 명목금리 하락은 QQE에 네거티브 금리가 적용되기 전까지는 크지 않았음. QQE를 시작하던 3년 전에 이미 명목금리는 낮은 수준에 있었던 것이 일부 영향을 미쳤음. 그렇다면 왜 네거티브 금리를 QQE에 더한 게 전체 금리곡선에 눈에 띄는 영향을 미친 걸까? 네거티브 금리를 동반한 QQE를 도입하면서, 일본은행 당좌계좌의 초단기수신금리는 +0.1%에서 0.2%p 하락한 -0.1%가 됨. 장기금리로의 확산현상은 유럽경제가 경험했던 것에 비하면 컸음. 우리가 제기해야 할 자연스러운 질문은 '무엇이 승수 크기에 영향을 미쳤나? 다르게 말하면, 중앙은행 당좌예금에 적용되는 금리를 똑같이 낮췄을 때, 어떤 요인이 장기금리 하락의 크기를 다르게 만들었나

질문의 답은 나와 있음. 이론적으로 승수는 더 작아지거나 음수가 될 수 있다. NIRP 도입에 반응해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소폭 상승하면서 장기금리가 오를 수 있었음.하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았고, NIRP를 적용한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도 그렇지 않았음. 일반적인 현상 중 하나는 금리곡선이 불 플래트닝된 것(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더 하락). 
이론적으로 장기채의 기간프리미엄 하락과 미래 통화정책경로의 하향조정이 불 플래트닝을 설명할 수 있음. 두 요소 모두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금리곡선을 설명할 수 있지만제로 금리 한계에 대한 향후 통화정책 입장도 그럴듯한 이유가 될 수 있음. 중앙은행의 강력한 완화기조가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시장 참여자들이 기대한다 가정하면, 그 결과 숨겨진 금리는 드러나는 금리보다 훨씬 낮을 것임(숨겨진 금리라는 것은 네거티브 금리가 앞으로도 유효한 정책수단이라고 인식됐을 때의 금리를 의미하고, 드러나는 금리는 네거티브 금리 정책이 일시적이고 제약이 있는 정책이라고 인식하고 있을 때의 금리를 의미하는 듯). NIRP를 적용해 제로금리 한계를 제거했고, 제로금리 한계에 제약 받지 않은 '진짜(true)' 명목금리를 발견했음. 이 경우 숨겨진 금리와 실제 금리의 차이가 크다면, NIRP 도입은 더 큰 효과가 있을 것임. 이는 NIRP의 초기 효과가 여러 만기에서 제로금리로 인해 명목금리가 제약되는 정도에 달려 있다는 것을 의미

결론 
중앙은행이 물가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기업과 가계의 기대를 형성하는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정설. 그래서 중앙은행 스스로의 의지가 견고한 통화정책 구조를 만드는데 여전히 중요한 요소인 것임
일본은행은 매 통화정책회의 때마다 경제활동과 물가 위험을 신중하게 검토하고물가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경우 주저하지 않고 양적, 질적, 금리차원의 3차원 추가 완화 수단을 시행할 것임. 네거티브 금리를 동반한 QQE는 매우 강력한 정책 수단이며, 3개 차원 모두에서 일본은행의 추가 완화의 여지는 의심할 바 없이 충분. 일본은행은 2% 물가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선의 정책수단을 신중하게 고려할 것이며, 계속해서 단호하게 행동할 것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