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Issue

남은 이벤트: 미국 예산안과 G20 재무장관 회담, 미독 정상회담

bondstone 2017. 3. 16. 17:16

3월 FOMC와 네덜란드 총선을 비교적 무난히 치르고 이번주에 남은 이벤트는


1) 오늘 저녁 트럼프 예산안 제출,

2) 내일~내일모레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담

3) 내일 트럼프-메르켈 정상회담입니다.


현재까지 전망이 쉽지 않은 주제들입니다 ('트럼프'가 끼면 다 어려운 것 같습니다). 예측이 어렵다 보니 투자와 관련한 함의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네요. 아래와 같이 정리를 했습니다.



1. 내년 미국 예산안

뉴욕타임즈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오늘(16일) 오후 8시 (현지시간 오전 7시)에 발표될 다음 회계연도 (2017년 10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예산안은 한 마디로 '국방비는 늘리고, 다른 부처의 예산을 삭감해 작은정부 기조를 확립한다'입니다.


시장이 기대하는 것과는 달리 지출과 세금 등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개략적인 큰 그림만 나올 것이라고 합니다. 선거 유세 과정에서 모호하게만 나왔던 정책 방향이 그나마 처음으로 구체화 되었다는 것에 의미를 둬야한다는 평가입니다. 조세개혁안, 안보/건강보험 등과 관련한 정부지출안은 봄에 나온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일정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즈에 보도된 내용도 환경보호청과 국무부(한국의 외교부) 예산이 각각 31%, 28% 삭감된다는 것 정도입니다. 국무부 예산 삭감에 대해 일부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가 있다고 합니다.


예산안 발표 이후

1)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조세, 인프라투자 등의 부문에서 구체성이 여전히 부족하고,

2) 트럼프케어에 이어 예산안에서도 공화당 의원들의 반발이 기사화되면


트럼프의 정책추진력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 적용될 예정이었던 반이민규제법안 2탄도 어제 하와이주 연방법원 판사에 의해 일시 중단됐습니다.


오늘 옐런이 '트럼프 정책 없어도 경제는 좋다'는 걸 암묵적으로 상기시켜줬는데, 연준의 비둘기 기조에 트럼프 정책 기대 약화가 더해지면 전일 나타났던 달러 약세, 금리 하락의 흐름이 조금은 더 진행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까지의 보도만으로는 그럴 수 있을 듯 한데, 속단하기보다는 오늘 발표를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2.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담

이번주 초에 말씀 드린 것처럼 미국은 '미국 우선주의' 통상정책에 걸림돌이 되는 문구를 코뮤니케에서 지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달 초 로이터가 입수한 초안에서는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all forms of protectionism)을 지양한다는 기존 문구가 삭제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예상보다 다른 나라들, 특히 올해 G20 의장국인 독일의 반발이 큽니다. 독일은 코뮤니케와는 별도의 문서를 발간해 코뮤니케에 담긴 사안들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독일뿐만 아니라 중국과 같은 교역 중심 국가들도 독일의 움직임에 동조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 G20 회원국이 회람하고 있는 문서에는 '원활하게 기능하는 경제' (well performing economy)를 만들기 위해 재정, 통화, 교역 정책에서 추구해야 할 10가지 원칙이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 중에는 '금융시스템 안정 구축' 항목이 있는데 독일이 강력하게 1순위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합니다. 단기 부양책에 의존하지 말고 경제의 근간(펀더멘털)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트럼프 정책과는 좀 다른 색깔입니다.


이번 회담에서 모든 회원국들의 지지를 받지는 못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 7월 정상회담에서 다시 시도해보겠다는 것이 독일의 입장이라고 합니다. 이번 회담이 자국 중심주의를 천명한 초강대국 미국과 의장국 독일의 힘겨루기 무대가 되는 분위기입니다.


의미를 도출하기가 쉽지 않은데, 회담이 끝나고 다음주 초에 다시 업데이트해 드리겠습니다.



3. 트럼프-메르켈 정상회담

한파로 연기된 미독 정상회담이 내일 열립니다. G20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정상회담도 뭔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럽 최장기 집권자 메르켈은 복안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올해 말에 트럼프가 유럽순방을 할 때나 만날 것 같던 두 사람이 이번에 만나게 된 건 독일의 요청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독일이 요청해서 미국이 초청한 형식입니다). 그만큼 메르켈은 트럼프를 만날 준비가 되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메르켈은 이번 순방에 기업인들을 대동하고 갑니다. 독일 기업들이 미국에 얼마나 많이 투자를 하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고용하는지를 알리고, 독일 특유의 도제식 직업교육을 미국에 제공하겠다고 해서 트럼프의 입맛에 맞는 정책 보따리를 풀어놓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독일에 대한 통상압력을 완화시켜보겠다는 전략입니다.


NATO 문제도 논의가 될텐데요, 트럼프는 독일에 방위비 증액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독일 국방비 지출이 GDP의 1.2% 정도인데 미국은 2%까지는 올리기로 한 약속을 지키라고 합니다. 메르켈은 그러겠다는 의사를 표명했고요. 하지만 독일 내부에서도 이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네요. 일단 NATO 문제는 깔끔한 합의점을 찾기보다는 '이러저러하도록 하겠다'는 식으로 마무리될 것 같습니다. 오바마-메르켈 때와 같이 상호존중하는 분위기도 이전에 비해 확실히 덜할 듯 합니다 (참고로 오바마가 퇴임 전 메르켈과 마지막 정상회담 했을 당시, 기자회견에서 두 사람은 눈물을 보였습니다.)


선거 유세 때와는 달리 트럼프는 미국 사람들하고 있으면 세게 말하고 정작 당사자들을 만나면 순해지고 있습니다. 물론 또 뒤돌아서면 다시 화가 나 있고요. 정상회담 이후 순한 트럼프가 보이는 듯 하다가 며칠 지나면 또 독설을 퍼붓는 모습이 반복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근 몇 번의 경험에서 학습효과가 생긴 투자자들은 별 신경 쓰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이번 회담 이후 4월에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의 예고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일정은 미정이지만, 미국 언론에서는 6~7일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회담 이후에 특이 사항이 있으면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