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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케어 법안 관련 내용 및 시나리오 정리

bondstone 2017. 3. 23. 17:17

트럼프케어 법안 관련 내용 및 시나리오 정리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충분한 찬성표를 확보했다고 판단되지 않을 경우, 하원 표결이 미뤄지거나 추가 수정안이 나올 수 있습니다.

2. 따라서 오늘 표결이 진행된다면, 백악관과 공화당 지도부가 충분한 찬성표를 확보했다고 판단한 것일 수 있습니다다.

3. 하원에서 통과되어도 상원에서 부결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하지만 상원 강경파를 설득하기 위해 상원에서 수정안이 나올 수 있고, 이 안은 하원에서도 통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4. 하원에서 부결될 경우, 이후 조세개혁, 2018년 예산안 등에 대한 기대는 하향조정될 것입니다. 트럼프뿐만 아니라 공화당 지도부의 지도력에도 의구심이 더해지면서, 트럼프랠리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질 것입니다.


오늘 시나리오를 예상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오늘 투표 진행 후 하원 통과

단기적으로 가장 좋은 시나리오입니다. 다만, 상원 투표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으므로, 주식의 최근 하락폭을 모두 되돌리지는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단기적으로 S&P 500과 미국채 10년 금리의 반등은 낙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2. 오늘 투표 연기

단기적으로 차선의 시나리오입니다. 연기한 트럼프케어 법안 진행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남아 주가와 장기금리가 단기 하락하겠지만, 추가적인 협의를 통해 지금보다 원만한 백악관-공화당 관계, 공화당 파벌간의 의사조율 능력 등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면서 낙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당일 주가와 금리는 보합권에서 마감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3. 오늘 투표 강행 후 부결

단기적으로 최악의 시나리오입니다. 백악관과 공화당의 소통 능력, 공화당 지도부의 리더십 등이 모두 의심 받을 수 있어 향후 정책 방향도 불투명해질 수 있습니다. 주식은 트럼프의 획기적인 조세개혁 발언 이후 상승폭을 상당히 되돌릴 수 있습니다 (S&P 500 기준 약 2,300pt, 미국채 10년 금리는 전저점 2.30%대 초반). 차후 일정은 트럼프케어 법안은 수정되어 다시 진행될 것입니다. 다만, 경기 펀더멘털이 지난 3월 이후 비교적 견조하게 회복했으므로 하락 추세로의 전환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자세하게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Q. 트럼프케어 입법, 왜 시끄럽나?

트럼프케어 입법안이 하원에서 부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케어 입법안이 오늘 미국 하원에 상정될 예정입니다 (시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트럼프케어는 민주당 전원이 반대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을 적용 받지 못하는 사람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달 중순, 오바마케어에 비해 보험가입자가 내년 1400만명, 2026년까지 2400만명 가량 적을 것이라는 분석이 의회예산국(CBO)에서 나왔습니다. CBO 분석결과 발표 이후 공화당 중도파의 반발이 본격화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공화당 강경론자들은 오바마케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이어갔습니다 (CBO에서 미국시간 기준 목요일에 추가 분석결과를 내놓을 수 있다는 보도가 있어 백악관과 공화당 지도부에서 기대를 했던 것 같은데, CBO 홈페이지를 조회해보니 발표예정보고서 목록에 없다고 합니다.)


Q. 하원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통과를 자신할 수 없으면 표결을 미룰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오늘 표결을 강행하면 백악관과 공화당 지도부가 통과를 자신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부결 후 수정안 상정이 가능하므로, 이 전망은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하원은 435석인데, 공화당은 237석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5석이 공석이고 민주당 하원의원 1명이 아내의 장례를 치르게 돼서 과반수는 215석입니다. 공화당은 과반수보다 22석 많은 상황입니다. 따라서 민주당 의원 전원이 반대하고 공화당 의원 23명 이상이 표결에 반대하면 현 트럼프케어 법안은 하원에서 부결됩니다.


공화당 내에는 강경론자인 '하우스프리덤코커스' 소속 의원이 30~40명으로 분류됩니다 ('하우스프리덤코커스'는 '티파티 하원의원 모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참고로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이 주축 멤버 중 하나였습니다). 이 분들은 한 마디로 '협상이 쉽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2015년 연방정부를 셧다운 직전까지 몰고 갔었고, 이후 민주당과 협력한다는 이유로 존 베이너 하원의장 (공화당)이 몰아냈던 전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트럼프는 엊그제 공화당 의원들을 모아 놓고 '통과 안 시켜주면 당신들 내년 중간선거 때 낙선할 수도 있다'는 식의 협박도 했습니다 (사실 트럼프 덕에 지난 선거에서 당선된 사람이 적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백악관이 일부 멤버들을 개별 면담하면서 몇몇이 찬성으로 돌아섰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그러나 하우스프리덤코커스를 이끌고 있는 메도우스 의원은 ‘오늘 상정 시 부결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아직 24~25명이 반대 입장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화요일에는 27명이었습니다). 어제 밤에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트럼프는 단임하고 말 것’이라는 의원도 있었습니다. 결사항전 의지가 약간 느껴지는 분위기입니다.


몇 시간 전에는 또 다른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중도파인 덴트 의원이 반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덴트 의원은 공화당 중도파 하원의원으로 구성된 The Tuesday Group의 대표입니다. 자신이 반대 입장을 표명함으로써 중도파 의원들이 반대할 가능성을 열어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강경파인 프리덤코커스 설득에 열을 올리던 백악관 입장에서는 조금 난감한 상황이 됐습니다.


개별 접촉을 통해 더 시도를 해보고 통과에 필요한 충분한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판단될 경우, 백악관과 공화당 지도부는 법안 상정을 미룰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오늘 상정될 경우, 백악관과 공화당 지도부가 통과에 필요한 의석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고 판단했다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현재까지의 정보로는 판단이 어렵습니다.



Q. 하원 통과 시 상원에서 몇 표가 필요한가? 상원 통과 가능성은?

과반수(51표) 이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합니다.


상원은 총 100명이고 공화당 52명, 민주당 46석, 기타 2석입니다. 원래 상원에서는 60석 이상의 동의가 없으면 필리버스터를 중단시킬 수 없습니다. 하지만 특정 예산 관련 법안에 관해서는 과반수(51석) 이상이 찬성하면 입법하는 규정 (예산조정지침)이 있습니다. '예산조정'(reconciliation)은 장기에 걸쳐 재정지출을 감소시키는 법안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공화당에서는 현재 상원 (보건상임위원회)에서 예산조정지침을 통과시켜 트럼프케어 법안 입법에 적용하겠다고 했습니다 (연방예산 전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부차적인 특정 조항을 수정할 때는 예산조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버드룰을 근거로 예산조정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아직은 소수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51표인지 60표인지가 중요한 상황이 아닙니다. 공화당 상원의원 3~6명이 현 트럼프케어 법안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입니다 (17명은 부정적 의사를 표했습니다). 물론 오늘 하원 상정이 미뤄지고 수정안이 나올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지만, 현재 법안으로는 하원의 산을 넘어도 상원에서 부결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시장의 전망입니다.


하지만 상원에서 수정안이 나올 수 있습니다. 수정안은 크루즈 상원의원과 가은 강경파를 설득하는 방향으로 갈 것입니다. 상원 강경파가 상원 수정안을 만들면, 하원 강경파의 반발이 누그러질 것입니다. 공화당 하원 중도파 의원들은 대체적으로 덜 강경하기 때문에 강경파에 비해 덜 위협적이라고 판단합니다. ‘트럼프케어 막아서 다른 정책도 막히면 너희도 손해’라는 논리도 중도파의 반대표 단속을 하기 좋은 도구일 것입니다.


Q. 트럼프케어가 통과되지 않으면 다른 정책들부터 하면 안되나?

몇 번 말씀 드렸던 것처럼, 백악관과 공화당의 우선순위는 트럼프케어, 조세개혁과 예산안(2018년)입니다. 트럼프케어와 조세개혁은 정치력을 상당히 소모해야하는 일이기 때문에 인프라투자의 우선순위는 뒤에 있다고도 했습니다 (이번주 초에 보내 드린 Note에서 말씀 드렸던 것처럼,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인프라투자를 원하니까 지출안 합의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만, 공화당은 정부의 직접지출을 최소화한 세액공제 위주의 정책을 추구하고 있고 민주당은 정부의 직접 지출을 원하는 정책을 추구하므로 합의가 쉽지 않습니다).


현재 백악관은 트럼프케어와 관련한 Plan B가 없다고 했습니다. 공화당에 통과를 압박하기 위한 전략이지만, 백악관이 그동안 짜왔던 이 전략에서 벗어나는 상황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공화당은 '예산조정'을 적용해 조세개혁안을 통과시키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예산조정은 재정적자를 줄이는 정책에 적용할 수 있는데, 조세개혁은 재정적자를 줄이는 법안이 아닙니다. 따라서 트럼프케어를 통과시켜 재정지출을 줄이면서 예산 여유를 확보한 후에, 조세개혁을 반영한 2018년 예산안을 예산조정을 적용하여 상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통과시키려는 것이 백악관의 목표입니다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이렇게 언급했습니다).


따라서 트럼프케어가 통과되지 않으면, 이후 입법 전략의 전면적인 재수정이 필요합니다. 트럼프케어 입법을 내년으로 미루고 조세개혁과 예산안을 먼저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오바마케어 폐지를 통해 예산의 여유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진행하는 조세개혁과 예산안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오바마케어 폐지는 공화당의 숙원이면서 트럼프의 행정명령 1호이기에 상징성이 큽니다. 하지만 내년 11월에는 중간선거가 열립니다 (하원은 2년에 한 번씩 전부 다 새로 뽑고 상원은 6년 임기이고 2년에 한 번씩 1/3씩 새로 뽑습니다). 선거철이라 내년은 쉽지 않고, 내후년에 공화당이 다수당이라는 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결론적으로 트럼프케어 통과는 전략적 중요성이 매우 높은 법안이기 때문에, 부결 시 트럼프 정책 기대감은 확연히 약해질 것입니다.



참고. 트럼프케어와 오바마케어는 어떻게 다른가?

참고로, 트럼프케어와 오바마케어의 유사점을 보겠습니다. 

요약하면, 트럼프케어는 오바마케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조항 2개를 유지했습니다.


1) 성인이 된 자녀도 만 26세까지 부모 보험에 속할 수 있는 조항

2) 이미 질환이 있는 환자의 보험 가입을 거부할 수 없게 하는 조항 (단, 필요할 때만 보험에 가입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건강에 이상이 생긴 후 재가입할 경우 보험료를 30%까지 인상할 수 있게 함)


하지만 '개인 선택의 자유'를 강조하는 공화당 지지자들이 비난했던 조항은 폐지됐습니다.

1) 보험가입 의무조항 (보험 미가입 시 벌금 부과) 폐지

2) 주 30시간 이상 근무하는 정규직이 50명 이상인 사업자에 적용하던 보험가입 의무조항 (한국의 직장가입자와 유사) 폐지

3) 소득에 기반을 둔 정부지원금 폐지 (세액공제 tax credit으로 대체)

4) 정해진 회사뿐만 아니라, 마음대로 원하는 보험 선택할 수 있게 변경


하지만 공화당 중도파와 강경주의자 모두가 불만을 보이자, 지난 20일에 수정안이 발표됐습니다.

5) 메디케이드 수혜자 중 고령자와 장애인에 대한 혜택 확대 (메디케이드는 65세 미만 빈곤층 의료보장제도입니다. 65세 이상 고령자 의료보장제도는 메디케어입니다)

6) 신체 건강하고 부양가족 없는 경우 일을 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조항 추가

7) 오바마케어 하에서 부유층과 보험사에 적용된 세금 연내 폐지 (기존 트럼프케어 법안에서는 2018년에 폐지하기로 했던 것을 1년 앞당겼습니다)



* 트럼프케어 관련 Update (3/24 11:00)

트럼프케어 표결은 일단 내일 오전 (한국시간 오늘 밤)으로 미뤄졌습니다.


가장 최신 뉴스를 보면,

트럼프는 강경파와의 협상이 마무리됐다고 한 반면,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아직 진행 중이라고 했습니다.

입법 과정을 수 차례 진행해온 정치인 입장에서 보면

아직 상황종료를 선언할만큼 오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아직 백악관과 공화당도, 시장도 결론은 못 낸 것 같습니다.


추가 내용이 있으면 업데이트하겠습니다.

일단 지금까지 내용을 정리하겠습니다.


1. 조금씩 나오는 중도파의 반대 목소리

오늘 새벽에 중도 쪽에서도 한 의원이 자기는 반대할 거라고 했습니다.

강경파 설득만으로 답이 나오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강경파보다 중도파의 결집력이 떨어지다 보니

강경파를 설득하는 수정안이 나오는 게 현실적일 것 같습니다.


2. CBO의 수정안 분석

가장 최근 수정안에 대한 CBO의 분석결과가 나왔는데,

원안보다 재정부담 감소폭이 덜하다고 분석했습니다.

강경파 입장에서는 수정안도 마음에 안 드는 이유가 하나 더 늘어난 것 같습니다.

추가 수정안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이유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3. 내일 아침에는 가능할까?

아직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트럼프는 '계속 반대하면 너희들 내년에 소수당 될 거야'라고 했는데,

하우스프리덤코커스에 자금을 대고 있는 커크 형제(Koch Brothers)가

'오바마케어를 완전 뒤집지 않으면 안된다'며

강경파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커크家는 월마트의 Walton家 다음의 미국 부자 가문입니다.

공화당 강경파인 티파티 후원자입니다.

수요일에 '2018년 선거를 위한 펀드를 만들 것인데

현 트럼프케어 법안에 반대하는 사람에게만 열려 있다'라고 했습니다.)


4. 그렇다면 그 다음은?

백악관은 그동안 '플랜B'가 없다고 했었는데,

어제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은

트럼프케어가 안된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겠다고 했습니다.

조세개혁, 예산안 협상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겠다는 의미로 보이는데,

어제 말씀 드린 것처럼,

트럼프케어를 통해 예산 여유를 확보하지 못하면

조세개혁과 2018년 예산안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1) 일단 광범위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수정안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해서 실패로 인식되지 않도록 하고

2) 강경파를 설득하는 방향으로 수정안이 나오면서 1~2주 내에 통과되는 시나리오가 현재로서는 현실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