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my

적어도 올해 유럽의 위험은 수면 아래로 가라 앉을 것

bondstone 2017. 4. 26. 12:13

[경제] 프랑스 1차 대선 이후 유럽

 

1) 적어도 올해 내 유럽의 위험은 수면 아래로 가라 앉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돌이켜 보면 올해 초 가장 큰 위협 요인은 각종 정치 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네덜란드 선거에서도 극우파가 참패했고, 프랑스 선거도 우려했던 일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최근 독일에서도 반EU를 주장하는 Afd당의 지지율이 약해지는 반면, 메르켈 지지율은 42~43%대에서 굳건합니다. 유럽발 정치 위험은 내년 이탈리아 총선이 열릴 때까지는 잠잠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위험이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예컨대 프랑스 마크롱 후보가 대통령에 오른 이후에는 정부 구성이라는 난제가 남아 있습니다. 77년생이라는 젊은 패기와 열정이 있지만 무소속이라는 한계와 투자은행 합병 전문가 출신이기 때문에 기존 정치권에서 충분히 검증되지는 않았다는 불안함이 있습니다. 마크롱 후보가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면 2022년 프랑스 대선에서 르펜 후보가 대통령이 되지 말란 법은 없습니다.

 

내년 상반기 중 예정된 이탈리아 총선도 위험 요인입니다. Eurobarometer 에 따르면 프랑스와 그리스는 그래도 EU에 있는 것이 낫다고 답한 응답자 수 비율이 60% 이상입니다. 반면, 이탈리아는 2016년 하반기 처음으로 EU탈퇴 찬성 비율이 탈퇴 반대 의견을 상회했습니다. 이탈리아는 프랑스와는 또 다른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생긴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 12월 렌지 총리 후임으로 부임한 젠틸로니 총리는 '성장과 재정의 균형 전략 계획'을 발표하며 개혁 노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당장 이탈리아가 문제가 될 가능성은 낮습니다.

 


2) 현재 유럽 경기는 4~5년전 미국, 즉 미국 Tapering 이전 상황과 유사한 것 같습니다.

쉽게 볼 수 있는 지표는 실업률과 주택가격, 재정수지입니다. 고질적으로 실업문제가 심한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의 실업률은 2012년 재정위기 이후 가장 낮습니다. 현재 그리스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 국가들의 주택 가격이 2~5% 이상 오르고 있습니다. 재정수지도 일부 나라들을 제외하면 GDP 3% 규정을 지키는 국가들 수가 확 늘어났습니다. 긴축 압박도 완화되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현재 유럽은 가계부채 조정과 정부재정 조정이 1차적으로 마무리된 다음 나타나는 순환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프랑스 대선 전에 발표된 프랑스와 유로존 PMI과 IFO지수도 상승 추세입니다.

 

물론 한계도 있습니다. 물가 상승은 미미하고 투자가 약합니다. 프랑스는 낮은 생산성 문제, 이탈리아는 부실채권 처리 문제 등 구조적인 난제도 남아 있습니다. 이 때문에 27일 ECB정책회의에서도 경기에 대한 자신감은 높아지더라도 인플레에 대한 경계는 유지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최근 고용시장이 좋아지고 있고, 자본재 수주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대출증가율도 회복 추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시간을 걸리겠지만 임금과 투자가 좀더 좋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게다가 실질실효환율 기준으로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국가들의 환율 가치는 저평가 영역에 있습니다. 독일에 비해 가격에 민감한 제품들을 수출하는 이들 국가들의 수출도 좀 더 좋아질 여력이 남아 있습니다.

 

이처럼 유럽 경기 회복도 지속성을 조금씩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화려하거나 빠르지는 않습니다. 때문에 오히려 드라기 총재는 독일과 일부 북유럽 국가들에서 우려하는 부동산 버블 우려에 따른 정책 변화 요청을 애써 무시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3) 유럽의 위험을 꼽자면 ECB Tapering입니다. ECB Tapering은 미국과는 많이 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유로존이 여러 국가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ECB 정책에 따른 금리 하락 효과 또는 왜곡 현상이 더 컸을 가능성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독일은 재정수지가 흑자인데도 ECB가 국채를 매입 중입니다. 미국과 일본과는 다릅니다. 국채공급에 비해 수요가 훨씬 컸던 만큼 실제 펀더멘탈 대비 금리 수준이 더 많이 내려갔을 공산이 큽니다.

 

즉 정책이 반전될 때 적정 수준을 찾아가는 속도가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훨씬 빠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국가들마다 신용위험에 대한 가격 반영이 더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더구나 ECB 자산매입 프로그램 덕분에 이탈리아/스페인 국가들의 통화가치도 저평가에 놓여 있습니다. 그만큼 Tapering 이후 유로화가 반등했을 때 이들 국가들의 수출 경쟁력도 약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행히 그 시점이 당장은 아닌 것 같습니다. ECB Tapering 시점은 대체로 올해말~내년 이후로 보고 있는 만큼 적어도 2~3분기 중에는 유럽 위험자산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프랑스 대선 이후에도 유로화는 다른 통화 대비 견고한 흐름을 유지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반대로 그동안 안전자산 선호로  강했던 엔화는 당분간 약해질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물론 일본 증시에는 긍정적인 요인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유럽에 대해 장기적인 헤지 수단으로는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가장 취약해질 수 있는 이탈리아 국채  매도 포지션을 고려해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