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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 Update] 브라질: 가을까지 남아있는 채권투자의 기회

bondstone 2017. 5. 17. 16:33

[EM Update] 브라질: 가을까지 남아있는 채권투자의 기회


트럼프를 둘러싼 정치적 불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글로벌 여건은 신흥국 자산에 부정적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1) 미국 경제지표들이 다소 부진하지만 유럽이 이를 상쇄해주고 있습니다. 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른 불안감이나 글로벌 경기도 걱정할 정도는 아닙니다. 달러가 약한 이유입니다. 


2) 중국의 긴축은 원론적으로 원자재 가격에 민감한 신흥국에는 부정적입니다. 그러나 긴축 강도가 심하지 않습니다. 중국경기가 급격하게 둔화될 위험은 낮아 보입니다.  중국 수요에 예민한 국가들의 상대적 약세가 예상되나 신흥국 전체를 나쁘게 볼 정도는 아닙니다. 


3) 여기에 사우디와 러시아가 감산 연장에 합의하겠다는 소식은 긍정적입니다.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오르지는 못해도 하방경직성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입니다. 그동안 유가하락과 동반한 기대인플레의 하락 때문에 신흥국 전반에 대해서 부정적이지 않을까 고민했습니다만, 일단 유가의 하방경직성은 이러한 리스크를 크게 완화시켜주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신흥국 자산 가격에는 나쁘지 않은 환경입니다. 일부 신흥국 개별 국가들의 상황을 업데이트할 계획입니다.


먼저 브라질입니다. 


한마디로 브라질은 기준금리 인하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채권 투자 매력은 유효합니다. 

다만 재정을 둘러싼 위험요인이 사라지기까지는 아직 가야할 길이 좀 멀어 보입니다. 


1) 경기는 조금씩 좋아지고 있으나 속도는 매우 더딥니다. 

단적인 예가 3월 소매판매입니다. 3월 소매판매는 전년대비 4%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5월에는 -9%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감소 폭은 그나마 조금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실업률이 13.7%로 매우 높습니다. 기업심리는 좀 반등했으나 소비심리는 여전히 약합니다. 올해 침체를 벗어날 것으로 예상되긴 하지만, 턴어라운드라고 보기에는 속도가 매우 더딥니다.


2) 다행인 것은 물가가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고, 무역수지 흑자는 늘고 경상적자는 축소되고 있습니다.

4월 브라질 CPI는 전년대비 4%로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습니다. 물가만 보면, 5월 30~31일과 7월 25~26일 통화정책회의 두번에 걸쳐 100bp 이상 금리를 인하할 여력이 있습니다. 


경기가 최악을 벗어나긴 했지만 내수가 안좋다 보니 무역흑자는 쌓이고 있습니다. 4월까지 무역흑자(12개월 누적)는 558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2006~07년 당시 고점 466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경상적자의 GDP 대비 비율은 -1.1%로 2008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습니다. 달러 유동성이 부족해 문제가 불거질 조짐은 찾기 어렵습니다. 


3) 그러나 영원한 아킬레스건인 재정적자의 개선은 답보상태입니다.

예컨대, 지난 4월 테메르 정부는 증세보다 2018~19년 기초 재정수지 적자 목표를 상향해 버렸습니다. 원래 2018년 기초재정적자는 79억 헤알(GDP 1.1%)이 목표였으나, 이번에 1290억 헤알(GDP 1.8%)로 재정적자 목표 달성에 한발 물러섰습니다. 강하게 재정을 개혁하지 못하고 주저 앉은 것입니다.


다행히 5월 3일 하원 특별위원회에서 연금개혁법이 통과되긴 했으나, 중요한 개혁 내용들은 빠졌습니다. 재무부 추정으로는 원래 연금개혁안을 100%라고 보면 통과된 연금개혁법은 83% 정도로 보았습니다. 사실 50% 정도만 되어도 의미가 있긴 합니다만, 상원까지 넘어가는 과정에서 개혁안은 좀더 너덜너덜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브라질 재정이 얼마나 좋아질 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안합니다.


4) 정치적 혼란의 여지가 있긴 해도 현재 테메르 정부가 개혁적이긴 합니다.

노동법 개혁과 정부의 국유자산 매각이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1분기와 마찬가지로 4월말에도 전력라인 공급 사업을 민간에게 매각했습니다. 다행히 민간기업들의 참여가 활발해 매각은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또한 4월말 브라질 하원에서는 노동법 일부를 개정했는데, 대부분 기업들에게 유리한 내용이었습니다. 기업이 노조가 아닌 노동자와 직접 협상이 가능하도록 했고, 소송의 여지가 너무 발생하지 않도록 법을 개정해 기업들의 협상력에 약간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브라질은 주식보다는 채권 쪽에 좀 더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장기적인 재정에 대한 의구심이 남아 있고, 브라질 헤알화의 절상 속도도 다소 주춤해졌습니다. 브라질 자산가격의 정상화 과정도 꽤 진행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올해 3Q까지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남아 있습니다. 가을 정도까지 채권투자의 기회는 남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