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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막장으로 가는 브라질 정치 리스크

bondstone 2017. 5. 18. 17:47

[EM] 다시 막장으로 가는 브라질 정치 리스크

 

어제 브라질을 말씀드린지 하루가 안되서 브라질 정치 위험이 다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기폭제는 브라질 신문 O Globo에서 테메르 대통령이 소위 Lava Jato(부패 척결)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이 폭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업들을 통해 정치인들에게 뇌물을 주었다는 녹음이 발견되었다는 기사였습니다.


내용인즉, 테메르 대통령이 측근을 통해 Cunha 전 하원의장에게 자신이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는 댓가로 주당 50만 헤알(16만 달러)를 제공한다는 내용입니다.  돈은 브라질 최대 육류포장업체 JBS사가 제공하고, 대신 테메르 대통령은 JBS 회장과 사장에 대해 현재 뇌물 혐의 수사에서 벗어나는데 도움을 준다는 조건이었습니다.

 

여기서 뇌물을 받게 되는 Eduardo Cunha, 즉 전 하원의장은 테메르 대통령과 같은 PMDB 당 소속으로 호제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인물이었습니다. 호제프 대통령을 끌어 내리는 주역이였는데 막상 자신도 지난 3월 Lava Jato 수사 과정에서 비리혐의로 구속되었습니다.

 

이 내용이 담긴 녹음은 Cunha 하원의장에게 뇌물을 제공하라고 요청받은 JBS 회장과 CEO가 연방 검사들에게 자신들의 형량 감형을 위해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번 녹음에는 현재 테메르정부의 핵심 각료들이 꽤 포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2014년 대선 후보 PSDB당 네베스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나 더욱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기존 정치인들 가운데 연루되지 않은 정당과 인물이 없는 만큼 호제프 대통령 탄핵과는 또 다른 양상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번 폭로 뉴스는 브라질 시간으로 수요일 저녁, 저희로는 오늘 오전에 공개되었는데, 테메르 정부는 즉시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성난 군중들의 과격한 시위가 잇따랐습니다. 야당에서 테메르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면서 브라질 정치 불안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호제프 대통령에 이어 테메르 대통령도 현재 지위를 유지하기가 매우 어려워진 것으로 판단됩니다.

 

현재 테메르 대통령의 지지율은 9%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낮습니다. 더군다나 언론에서 터뜨린 내용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브라질은 대통령에 이어 부통령까지 탄핵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게 됩니다.

 

브라질 헌법으로는 대통령이 탄핵될 경우 4년 임기 중 남은 임기가 2년 미만일 경우 부통령이 대신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야당은 당장 직접선거를 요구하고 있으나,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과 부통령이 사임을 했을 경우에는 의회의 간접선거로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직을 수행해야할 대리인을 뽑아야 하는데, 부통령마저 없는 상황에서의 간접선거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은 없는 상태입니다.

 

구체적인 브라질의 정치 일정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이번 사건은 테메르 대통령이 설사 하야 또는 탄핵되더라도 사실상 국정 안정에는 시간이 걸릴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특히 그나마 진행 중이던 연금개혁 및 노동개혁안이 미뤄지거나 폐기될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악재입니다. 어제 말씀드린대로 연금개혁과 노동개혁은 그나마 브라질의 장기적인 재정건전성과 경쟁력을 높이는데 중요한 내용입니다.


아직 CDS 같은 금융지표이 반응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간 안정적이었던 헤알화와 브라질 자산가격이 불안해질 여지가 있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정치 비리 사건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브라질 자산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응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추가적으로 소식이 있으면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