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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징 업데이트(2): 긍정적인 러시아

bondstone 2017. 5. 26. 15:30

[경제] 이머징 업데이트(2): 긍정적인 러시아

 

브라질 탄핵 우려 때문에 못했던 신흥국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러시아는 긍정적으로 봅니다.

다만 추천 강도는 연초보다 약해졌다고 보시면 됩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경기 측면에서 러시아도 완만한 회복 시도가 예상됩니다. 브라질보다는 1분기 정도 빠릅니다. 

브라질 실업률은 치솟고 있지만, 러시아 실업률은 지난해 3월 6%를 기록한 이후 지난 3월 5.4%로 하락 중입니다. 인플레가 하락하면서 실질 임금 증가율도 지난해 3분기 이후 (+)로 돌아섰습니다.

 

투자도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데, 속도는 더딥니다. 서방국가들의 제재때문에 FDI 유입이 끊겼고, 최근 루블화 강세가 비원유 산업들의 경쟁력을 약화시켰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2) 경기 회복이 더디다 보니 완화적 통화기조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지난 4월 28일 의외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50bp) 이후 하반기 추가적인 인하 속도는 주춤할 것 같습니다. 4월 러시아 CPI는 4.1%로 2012년 1분기를 제외하면 역사적인 바닥입니다. 물가의 추가 하락 폭은 제한적입니다.

 

여기에 최근 러시아중앙은행은  향후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해 점진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유가 급락 국면에서 러시아는 금리를 대폭 올리는 대신 통화량은 늘려 내수를 방어하려고 했는데, 그 과정에서 현재 M2 증가율이 11~12%에 이르자, 통화량 증가 속도를 경계하고 있습니다.

 

3) 그러나 루블화 절상을 막고자 하는 중앙은행의 개입으로 통화 절상 폭은 둔화될 전망입니다. 

2014~15년 유가 급락 국면에서 러시아는 루블화 절하를 용인했습니다. 용인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절하를 즐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유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루블화 절하로 상쇄하며 오히려 경상수지는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초 들어 유가가 별로 오르지도 못한 반면, 유가 하락 국면에서조차 루블이 예전만큼 절하되지 않았습니다. 워낙 저평가되었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빠르게 루블화가 절상되었기 때문인데요, 역으로 기업들의 매출이나 이익마진은 기대보다 개선 속도가 더뎌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에 러시아 정부는 환율 절상에 부담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OPEC과의 원유 감산 합의가 긍정적인 재료이긴 하나, 대단한 가격 상승이 아니라면 호재로서의 영향은 제한적입니다. 러시아 원유 생산량 증가에 한도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를 감안한면  러시아 경상흑자 개선 속도도 주춤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 또한 루블화 절상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4) 그래도 다행히(?) 재정 정상화를 위한 노력은 좀더 이어질 예정입니다

최근 러시아 정부는 국영기업들의 배당률을 늘려 재정수입을 보완하기로 했습니다. 재무부는 국유 에너지 기업들로 하여금 2016년 전체 이익의 절반 가량을 배당하도록 했습니다.


물론 기대만큼은 되지 못했습니다. 막상 로즈네프트는 배당률을 35%, 최근 가즈프롬은 20% 배당률을 발표했습니다. 당초 방침에 비해 실망스러웠습니다. 가즈프롬은 2016년 연간 이익 9510억 루블 중 절반이 장부상의 이익, 즉 환차익이라는 점을 변명(?)으로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말 제출했던 연간 예산안에서 최근 수정안에서 지출안을 당초 예상보다 더 줄였습니다. 그만큼 재정을 정상화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의미입니다. 지난해 12월 기준 올해 러시아 재정적자 목표는 3.2%였는데 이번에 2.1%로 더 긴축적으로 계획했습니다. 

 

더군다나 올해 예산안에 기준이 되는 유가 레벌이 배럴당 45$를 잡았습니다. 충분히 가능한 수준입니다. 러시아 재정 상황도 더디지만 아직은 개선 추세 내에 있다고 보여집니다.

 

결론적으로, 감산 결정에도 유가가 하락했지만, 러시아 자산에 대한 투자 매력은 유효합니다.

1) 완만한 회복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2) 통화 완화 기조도 아직 유효하며,  3) 재정적자 달성도 SOE 배당과 지출 제한 등으로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통화 완화 속도가 약간 주춤할 가능성이 있고, 정부가 루블화 절상을 막기 위해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상반기보다는 경상흑자 확대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즉 하반기 루블화에 대한 기대는 좀 낮출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주식 쪽은 말씀드린대로 국유에너지 업체들의 배당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다소 주춤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채권 쪽은 환율 매력이 다소 약해졌지만 금리 측면에서의 매력은 남아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