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확산되는 아마존공포(Amazon-phobia)

bondstone 2017. 6. 29. 14:06

약간 올드해진 느낌은 있지만 공유합니다.

저는 주식, 아니 테크주식을 여전히 좋게 봅니다. 장기금리도 당장은 크게 오를 것 같진 않습니다.


주가가 한번 더 크게 오르고 (중앙은행은 유동성을 흡수하지만) 자생력을 회복한 민간부문의 유동성창출이 활발해지면서 비로소 인플레가 나타날 때, 그때가 장기금리가 크게 오를 때 아닐까요. 보수적으로 보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남은 것 같습니다만.. 

그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머니 인사이트] 확산되는 아마존공포(Amazon-phobia)


전 산업으로 확산되는 아마존공포

지난 6월16일,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미국 최대 유기농식품 업체인 홀푸드를 총 137억달러에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소매식료품 경쟁업체이자 점유율 1, 2, 4위인 월마트와 크로거, 코스트코 주가는 각각 4.7%, 9.2%, 7.2% 폭락했다. 아마존의 홀푸드 인수는 온라인 유통과 오프라인 유통의 경계뿐 아니라 모든 업종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시장은 빠르게 아마존의 다음 타자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 아마존은 의류브랜드의 런칭이나 협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이에 따라 나이키-아마존의 연합이 점쳐지면서 며칠 뒤 나이키 주가는 상승하고 스포츠의류업계의 주식은 유탄을 맞았다. 이렇게 아마존 공포(Amazon-phobia)는 여러 산업으로 확산되는 중이다.


6월말 아마존은 프라임 고객을 대상으로 프라임 워드로브(Prime Wardrobe)를 선보였다. 온라인으로도 옷을 입어보고 살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7일 동안 옷을 입어본 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반품할 수 있다. 여전히 미국 사람들의 40%는 백화점에서 옷을 사는 것을 선호하지만, 아마존을 선호하는 비중도 18%까지 높아졌다. 젊은 사람들의 아마존 의존도는 더 높다. 나이키가 아마존을 통해 젊은 층을 공략하려는 이유이고, 아마존의 성장 기대가 높은 이유다.


올해 아마존의 의류 매출액은 미국 최대 백화점 메이시스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아마존의 의류/악세사리 매출은 30% 증가할 전망인 반면, 메이시스는 4%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의 의류시장 점유율은 2014년 5%에서 2020년 14%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아마존의 의류시장 장악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먹고 입는 두 항목은 의료, 주거, 교통과 함께 주요 소비지출 항목들이다. 미국의 개인소비지출 중에서 음식료 구입 비중은 약 7%, 의류/신발은 약 3%다. 아마존은 지금도 크지만, 이미 돈이 있는 곳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현재 소매식료품 시장점유율은 월마트와 크로거가 각각 21%, 10%인 반면 아마존이 인수한 홀푸드는 1.4%에 불과하다. 미국 온/오프라인을 더한 전체 소매시장에서 아마존의 거래금액 비중은 아직 6% 수준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시장을 빠르게 빼앗아오는 사업전략을 감안하면 주가 부담은 크지 않다.


아마존은 지난 3월에 알렉사(인공지능 음성인식비서)를 활용한 단말기 에코 룩(Echo Look)을 선보였다. 각각 다른 옷을 입고 에코 룩으로 찍은 사진 2개를 업로드하면 머신러닝 알고리즘과 패션 스타일리스트가 더 나은 스타일을 골라준다. 전통기업들은 따라올 엄두도 내지 못하는 IT를 활용한 영역 확장이다. 압도적인 IT는 아마존의 대표적인 경쟁력이며 아마존공포의 근원이다.


아마존은 연준의 골치덩이

다른 관점에서 보면 아마존은 연준의 골치덩이일지도 모른다. 아마존은 현재 약 35만명을 풀타임 또는 파트타임으로 고용하고 있다. 약 2년 전에 비해 2배 가량 증가한 숫자다. 연초에는 트럼프 정부 출범에 맞춰 향후 18개월 동안 10만명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그러나 아마존이 만드는 일자리는 다소 극단적이다. 단순하게 말하면 고도의 기술력을 가진 인력과 물류창고를 관리하는 인력으로 양분된다.


아마존 물류창고에서는 자회사 아마존로보틱스의 로봇 키바가 일하고 있다. 고객 주문이 들어오면 약 30분 내로 키바가 물건을 찾아온다. 사람은 그 물건을 확인하고 포장하는 일 정도만 한다. 작년에 아마존은 무인 식료품점인 아마존고(Amazon Go)를 열었다. 홀푸드가 아마존고를 닮아갈 것이라는 상상은 어렵지 않다,


아마존이 여는 세상은 사람 의존도가 낮아지는 세상이다. 아마존월드에서는 중간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사람들의 일자리가 줄어든다. 중간계층이 아래 계층으로 내려가면 하위계층의 임금 상승은 억제된다. 기존 산업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도 문제다. 크레딧스위스에 의하면 올해 미국의 리테일 매장 8,640개가 문을 닫을 것이라고 한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6,163개를 크게 웃도는 사상 최대 수준이다. 아마존이 고용을 늘려도 다른 기업들의 고용감소 규모가 작지 않다. 아마존은 임금 상승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고용도 악화시킬 수 있다. 경제 전체로 보면 기다리는 임금과 물가 상승을 더디게 하는 원인이다. 아마존이 열심히 일할수록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는 느려질 것이다.


그나마 금융위기 이후 미국경제에서 평균 이상으로 고용이 늘어난 산업은 교육/헬스케어, 레져, 사업서비스 단 3개 업종이다. 이들이 전체 고용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덧 40%를 넘었지만, 이들의 시간당임금은 전체 평균보다 7%나 낮다. 특히 온라인 덕분에 여가시간이 늘면서 성장하고 있는 레저산업의 시간당임금은 평균의 60%에도 미치지 못한다. 고용은 늘지만 임금과 물가는 오르지 않는 이유다.


이길 수 없다면 주주가 되라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로 표현되는, 소위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기업들은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고 경제 전체를 키우기보다 다른 산업과 기업의 파이를 빼앗아 오면서 성장한다. 사람들은 온라인 가격비교를 통한 최저가 제품 구매를 당연히 여기지만,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해 최저임금을 인상하자는 요구는 전세계가 동일하다. 결국 기업들의 마진은 줄어든다. IT를 활용하여 비용을 줄이지 못하는 기업들은 점점 어려워지고 기업의 양극화도 심화된다.


미국 시가총액 상위 5개 기업인 FAAM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주식은 2013년 이후 158% 급등했다. 이들의 시가총액이 S&P500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6%에서 13.4%로 늘어났다. 반면 S&P500에서 이들을 제외한 주가는 57% 상승하는데 그쳤다. 물론 여기에는 엔비디아, 넷플릭스 등 떠오르는 차세대 FAAMG들이 포함되어 있다.


2014~2016년 3년간 FAAMG의 총 순이익은 연평균 8.7%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S&P500 기업들의 순이익 증가율은 0.2%에 그쳤으며 작년과 재작년의 순이익은 감소했다. 기업전체의 이익과 경제성장은 우상향이긴 하지만 거의 제자리 걸음에 가까운 상황에서 FAAMG 기업들은 다른 기업을 잠식하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경제성장과 임금상승은 더디지만, 조금 과장하면 FAAMG류의 IT, 전자상거래 기업들의 주가만 오르면서 전체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는 구조다.


FAAMG에 의한 기업의 양극화는 경제의 저성장, 저생산성을 심화시켜 저임금과 저물가 현상을 고착화시키고 있다. 양극화 완화와 분배를 위한 로봇세와 규제 등이 논의되는 배경이다. 과잉투자와 재고가 줄어들면서 경기사이클의 진폭도 대폭 좁아졌다. 성장률의 변동성이 줄어들면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함께 줄어든다. 변동성이 줄면 기대인플레와 함께 미래의 불확실성에 지불하는 장기채권의 기간프리미엄도 작아진다.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으로 장기금리의 상승폭은 한계가 있을 것이다.


빅데이터를 가진 IT 기업들의 미래가 대체로 낙관적이다. 이들을 이길 수 없다면 주식보유를 통해 주주로 참여해야 한다. 고평가 논란은 장기적으로 매수의 기회다. 아마존의 IT 활용 영역과 전략은 남달라 보인다. IT기업 중에서도, 온라인에서 뛰어난 경쟁자와 싸우는 회사와, 오프라인에서 경쟁우위를 가지고 빠르게 확장하는 회사의 격차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아마존의 주가 상승세가 온라인 네트워크 확장에 매진하고 있는 페이스북보다 강하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신동준 미래에셋대우 운용전략실장


2017.6.29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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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편집된 기고문


'아마존 공포'에 승리하는 법


[ 머니 인사이트] 

‘먹을 것과 입을 것’ 지배하는 아마존… 이길 수 없다면 ‘주주’ 돼라


[한경비즈니스= 신동준 미래에셋대우 운용전략실장] 세계 최대 전자 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6월 16일 미국 최대 유기농 식품 업체인 홀푸드를 총 137억 달러에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소매 식료품 경쟁 업체이자 점유율 1, 2, 4위인 월마트·크로거·코스트코의 주가는 각각 4.7%, 9.2%, 7.2% 폭락했다. 아마존의 홀푸드 인수는 온라인 유통과 오프라인 유통의 경계뿐만 아니라 모든 업종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시장은 빠르게 아마존의 다음 타자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올 들어 아마존은 의류 브랜드의 론칭이나 협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혀 왔다. 이에 따라 나이키·아마존의 연합이 예상되면서 며칠 뒤 나이키의 주가가 상승하고 스포츠 의류업계의 주식은 유탄을 맞았다. 이렇게 ‘아마존 공포(Amazon-phobia)’는 여러 산업으로 확산되는 중이다.


◆ 아마존은 미 중앙은행의 골칫덩이 


아마존은 6월 말 프라임 고객을 대상으로 프라임 워드로브(Prime Wardrobe)를 선보였다. 배송 받은 옷을 집에서 입어보고 살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7일 동안 옷을 입어본 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반품할 수 있다.

 

여전히 미국 사람들의 40%는 백화점에서 옷을 사는 것을 선호하지만 아마존을 선호하는 비율도 18%까지 높아졌다. 젊은 사람들의 아마존 의존도는 더 높다. 나이키가 아마존을 통해 젊은 층을 공략하려는 이유이고 아마존의 성장 기대가 높은 이유다.


먹고 입는 두 항목은 의료·주거·교통과 함께 주요 소비지출 항목들이다. 미국의 개인 소비지출 중에서 음식료 구입 비율은 약 7%, 의류 및 신발은 약 3%다. 아마존은 지금도 크지만 돈이 있는 곳으로 이미 보폭을 넓히고 있다. 


현재 소매 식료품의 시장점유율은 월마트와 크로거가 각각 21%, 10%인 반면 아마존이 인수한 홀푸드는 1.4%에 불과하다. 미국 온·오프라인을 더한 전체 소매시장에서 아마존의 거래금액 비율은 아직 6% 수준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시장을 빠르게 빼앗아 오는 사업 전략을 감안하면 주가 부담은 크지 않다.


아마존은 올해 3월 알렉사(인공지능 음성인식 비서)를 활용한 단말기 에코 룩(Echo Look)을 선보였다. 각각 다른 옷을 입고 에코 룩으로 찍은 사진 2개를 업로드하면 머신러닝 알고리즘과 패션 스타일리스트가 더 나은 스타일을 골라준다. 전통 기업들은 따라올 엄두를 내지 못하는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영역 확장이다. 압도적인 IT는 아마존의 대표적인 경쟁력이며 아마존 공포의 근원이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아마존은 미 중앙은행(Fed)의 골칫덩이일지도 모른다. 아마존은 현재 약 35만 명을 풀타임 또는 파트타임으로 고용하고 있다. 약 2년 전에 비해 2배 정도 증가한 것이다. 연초에는 트럼프 정부 출범에 맞춰 향후 18개월 동안 10만 명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하지만 아마존이 만드는 일자리는 다소 극단적이다. 단순하게 말하면 고도의 기술력을 가진 인력과 물류 창고를 관리하는 인력으로 양분된다.


아마존이 여는 세상은 사람 의존도가 낮아지는 세상이다. 아마존월드에서는 중간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사람들의 일자리가 줄어든다. 중간 계층이 아래 계층으로 내려가면 하위 계층의 임금 상승은 억제된다. 기존 산업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도 문제다.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리테일 매장 8640개가 문을 닫는다. 2008년 금융 위기 당시 6163개를 크게 웃도는 사상 최대 수준이다. 아마존이 고용을 늘려도 다른 기업들의 고용 감소 규모가 작지 않다.


아마존은 임금 상승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고용도 악화시킬 수 있다. 경제 전체로 보면 기다리는 임금과 물가 상승을 더디게 하는 원인이다. 아마존이 열심히 일할수록 Fed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는 느려질 것이다.


◆ 페이스북보다 센 ‘아마존의 주가 상승세’ 


그나마 금융 위기 이후 미국 경제에서 평균 이상으로 고용이 늘어난 산업은 교육·헬스케어, 레저, 사업 서비스 등 단 3개 업종이다. 이들이 전체 고용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어느덧 40%를 넘었지만 이들의 시간당 임금은 전체 평균보다 7%나 낮다. 고용이 늘지만 임금과 물가는 오르지 않는 이유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로 표현되는, 소위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기업들은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고 경제 전체를 키우기보다 다른 산업과 기업의 파이를 빼앗아 오면서 성장한다. 

IT를 활용해 비용을 줄이지 못하는 기업들은 점점 어려워지고 기업의 양극화도 심화된다.


미국 시가총액 상위 5개 기업인 FAAMG(페이스북·애플·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의 주가는 2013년 이후 158% 급등했다. 이들의 시가총액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8.6%에서 13.4%로 늘어났다. 반면 S&P500에서 이들을 제외한 주가는 57% 상승하는데 그쳤다. 물론 여기에는 엔비디아·넷플릭스 등 떠오르는 ‘차세대 FAAMG’들이 포함돼 있다.


2014~2016년 3년간 FAAMG의 총순이익은 연평균 8.7%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S&P500 기업들의 순이익 증가율은 0.2%에 그쳤고 작년과 재작년의 순이익은 감소했다. 기업 전체의 이익과 경제성장은 우상향이긴 하지만 거의 제자리걸음에 가까운 상황에서 FAAMG 기업들은 다른 기업을 잠식하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경제성장과 임금 상승은 더디지만 조금 과장하면 FAAMG류의 IT, 전자 상거래 기업들의 주가만 오르면서 전체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는 구조다.


빅데이터를 가진 IT 기업들의 미래는 대체로 낙관적이다. 이들을 이길 수 없다면 주식 보유를 통해 주주로 참여해야 한다. 고평가 논란은 장기적으로 매수의 기회다. 아마존의 IT 활용 영역과 전략은 남달라 보인다.

 

IT 기업 중에서도 온라인에서 뛰어난 경쟁자와 싸우는 회사와 오프라인에서 경쟁 우위를 가지고 빠르게 확장하는 회사의 격차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아마존의 주가 상승세가 온라인 네트워크 확장에 매진하고 있는 페이스북보다 강하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한경비즈니스 제1127호

201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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