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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의 3가지 테이퍼링 시나리오

bondstone 2017. 7. 11. 15:13

[Weekly Note] ECB의 3가지 테이퍼링 시나리오


내일 옐런 의회증언은 옐런 연임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다음주 BOJ 회의는 정책 변경 기대가 낮습니다만, 9월 회의에도 문은 열려 있습니다. 랜달 퀄츠가 연준 금융규제 담당 부의장으로 지명됐습니다. 은행주에 긍정적입니다.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는 3가지 ECB 테이퍼링 시나리오를 정리했습니다.



1. 7월 12~13일 옐런 의회 증언

옐런 연준 의장이 반기 의회증언을 합니다. 수요일은 하원, 목요일은 상원입니다. 하원은 통화준칙을 마련하라는 법안을 낸 곳입니다. 연준은 단순한 수학 공식으로 복잡한 정책의사결정을 할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이에 대한 격론이 펼쳐질 경우, 공화당 하원 의원들은 새로운 연준 의장을 원한다고 해석될 수 있습니다. 옐런 연임 여부는 아직도 결정되지 않았고, 배팅 사이트에서는 옐런의 연임 가능성을 더 높여 잡았고 있습니다.



2. 7월 19~20일 BOJ 통화정책회의

전주 금요일, BOJ는 0.11%에 JGB 10년물 무제한 매입 주문을 냈습니다. 금리가 다소 높아 거래가 되지는 않았지만, BOJ의 강력한 시장 통제 의지를 확인했습니다.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향해 가고 있지만, BOJ만 예외입니다. 하지만 세 가지 측면에서 7월 회의 또는 9월 (20~21일) 회의에서 정책 변화 가능성을 점검해봐야 합니다.


첫째는 경기 평가가 상향조정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BOJ는 연준의 베이지북과 유사한 분기 사쿠라보고서를 어제 발간했습니다. 9개 지역 중 6개 지역 경제가 ‘확장’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지난 4월 보고서와 비교하면 5개 지역의 경기평가가 상향됐습니다. 2005년 4월 보고서 발간 이후 6개 지역 경제 확장은 처음입니다. 연준이 FOMC 2주 전에 발간되는 베이지북을 정책결정에 활용하는 것처럼 BOJ도 통화정책회의에서 이를 반영합니다. BOJ의 경기평가도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둘째로 전세계 중앙은행이 정상화를 향해 갈 때 일본이 현재 정책 (당좌예금 금리 -0.1%, JGB 10년물 금리 0% 부근)을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전세계 금리가 상승할 때 일본 국채금리만 낮게 유지하기 쉽지 않습니다. 일명 ‘시장에 의한 BOJ 스트레스테스트’에 의해 BOJ가 항복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 이후 전세계 금리가 급등하던 작년 11월 17일, BOJ는 JGB 1~5년물 무제한 매입 주문을 넣었습니다. JGB 금리 상승을 막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입니다. 전주 금요일에도 BOJ는 비슷한 액션을 취했습니다. 시장 금리 상승은 당시와 유사하지만, 당시 주요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기조는 완화적이었습니다. 정책방향이 지금과는 조금 다릅니다. 시장에 의해 떠밀리기 전에 JGB 10년물 타겟 금리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입니다.


셋째로 구로다의 결자해지 의지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버냉키도 옐런도, 임기 만료 전에 통화정책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구로다 총재의 임기는 내년 4월까지입니다. 구로다가 의지하는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도쿄도지사 선거 패배 이후 급락하고 있습니다. 연임 가능성은 낮습니다. 본인이 풀어놓은 돈의 회수 방안을 제시하고 떠날 수 있습니다.


물론 일본의 인플레이션은 2% 목표치에 한참 못 미칩니다. BOJ의 정책이 변하지 않을 수 있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다른 중앙은행들도 당장의 인플레이션 위협 때문에 통화정책 정상화로 향해 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정책이 변한다면, 현재 0% 부근의 JGB 10년물 타겟을 0.2% 부근으로 높인다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변화 수준보다 변화 방향이 중요합니다. 시장을 깜짝 놀래키는데에 익숙한 구로다는 2015년 G20 이후 많이 참기도 했습니다. BOJ가 매의 발톱을 드러낸다면 채권과 주식시장 모두 조금 놀랄 수 있습니다.



3. 랜달 퀄츠, 연준 이사 지명

조금 전 트럼프 대통령은 랜달 퀄츠 연준 금융규제 담당 부의장으로 지명했습니다. 도드-프랭크법에 의하면 연준에는 금융규제 담당 부의장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은 규제담당 부의장을 임명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타룰로 이사가 이 역할을 했고, 몇 달 전 사퇴 후에는 파웰 이사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현재 연준에는 의장, 부의장을 제외하면 이사가 2명뿐입니다. 3자리가 비어 있습니다).


예상됐던 지명인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입니다. 다만, 은행규제 간소화를 주장해온 만큼 은행주에는 긍정적입니다. 새로운 사람이 FRB와 FOMC에 들어오면서 연준 정책 불확실성도 생겼습니다. 하지만 과거 파웰 이사와 같이 일했던 적이 있어, 정책 연속성 측면에서는 크게 문제될 게 없습니다.



4. ECB 테이퍼링 시나리오

현재 ECB의 테이퍼링 시나리오는 3가지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1) 내년 초부터 현재 월 600억 유로의 매입 규모를 400억 유로로 하향 조정한 후 내년 말까지 유지

현재로서 가장 완화적인 시나리오입니다. 독일 국채 매입가능 물량이 소진되고 있어, 이 시나리오가 시행되려면 국가별 매입규모 기준(capital key)을 변경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내년 매입 규모는 4,800억 유로입니다.


2) 내년 상반기에는 월 400억 유로, 하반기는 월 200억 유로로 매입

현재 시장의 컨센서스에 가장 부합하는 시나리오입니다. 이 정도면 연준과 유사한 테이퍼링 속도입니다.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내년 매입 규모는 3,600억 유로입니다.


3) 내년 초부터 현재 월 600억 유로의 매입 규모를 월 100억 유로씩 (매 회의 때마다 150억 유로씩) 하향 조정해 상반기 중 테이퍼링 종료

연준과 같은 계단식 하향조정 방식(glide path)입니다. 하지만 감축 속도가 현재 시장 예상보다 상당히 빠릅니다. 상당히 매파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월 100억 유로씩 하향조정하면 내년 매입 규모는 1,500억 유로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