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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레이션(reflation)에서 로우플레이션(lowflation)으로

bondstone 2017. 6. 8. 17:39

리플레이션(reflation)에서 로우플레이션(lowflation)으로


트럼프가 고전하면서 리플레이션(reflation) 장세가 약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글로벌 자산시장은 글로벌 물가상승률 둔화로 빠르게 로우플레이션(lowflation) 장세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오늘 ECB, 다음주 연준과 BOJ 모두 물가 기대를 조금 낮추면서도 경기는 괜찮다는 신호를 보낼 듯 합니다. 주식시장에는 나쁘지 않은 소식입니다. 채권시장과 귀금속에도 긍정적인 소식입니다.


1. FOMC가 얼만큼 lowflation을 반영하는지가 관건

다음주 목요일에 6월 FOMC가 끝납니다. 이후 옐런의 기자회견이 있습니다. 이미 시장은 98%의 확률로 6월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FOMC 성명서와 점도표를 통해 1) 하반기에는 기준금리를 얼마나 빨리 올릴지, 2) 대차대조표 축소는 어떻게 진행할지 등을 확인하려 할 것입니다. 기자회견에서는 실업률이 매우 낮고 신규고용 속도는 느려지고 있는데 1) 왜 물가는 안 오른다고 생각하는지, 2) 자연실업률이 4.7%보다 더 낮다고 보는지 (노동시장 유휴자원이 많이 남았다고 보는지) 등을 질문할 것 같습니다.


현재 연준의 기본 입장은 ‘1분기 경제성장 및 물가상승률 둔화는 일시적’입니다. 실업률이 낮으니 일시적으로 부진했던 임금과 물가는 필연적으로 상승 압력을 받게 된다고 연준은 평가할 것입니다. 옐런은 작년 FOMC 기자회견에서 실업률과 물가상승률 사이의 관계 (필립스커브)가 성립한다는 경험칙을 신뢰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점도표를 그대로 놔두고 이 주장을 반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FOMC가 장기 실업률 추정치를 하향조정하면 얘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기자회견에서 물가가 상승하지 않는 이유가 광범위한 노동시장 유휴자원 때문이라고까지 설명한다면 매우 비둘기파적으로 읽힐 것입니다.

올해 점도표의 ‘중앙값’은 변하지 않아도 몇몇 비둘기들이 지난번보다 아래에 점을 찍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내년이나 내후년의 점을 아래로 내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당장 경기에 문제가 있지는 않고 연준은 천천히 갈 것이라는 메시지를 줄 수 있습니다.


물가 전망만 소폭 낮출 수도 있습니다. ECB에서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낮출 것이라는 소식이 어제 있었습니다. ECB 관련자는 ‘전면수정(overhaul)이 아니라 미세조정(adjustment)이다’는 논법을 썼습니다. 연준에서도 나올 수 있는 논리입니다.


이번 FOMC에서 이런 변화가 없더라도, 경제지표가 계속 혼조세를 보이면 7월 FOMC 또는 잭슨홀에서 부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입니다. 이미 시장은 자산가격에 이 시나리오가 펼쳐질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주식시장에서는 비둘기 연준에 대한 환호와 경기 우려가 단기적으로 교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장 우려는 경기확장세의 종료와 다른 의미입니다 (뒤 3번에서 추가 설명). 따라서 연준이 천천히 가준다면 주식은 나쁠 게 없습니다. 금리는 하방 압력을 더 받을 수 있습니다.



2. 높아진 금 가격이 반영하는 것은 단기 이벤트, 그리고 lowflation 전망

금 가격이 온스당 1300달러 부근까지 상승했습니다. 코미 전 FBI 국장의 증언과 영국 총선 불확실성 등 단기 이벤트들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벤트 소멸로 금 가격이 단기 상승분을 일부 되돌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영향을 제거하고 보면, 실질금리가 단기 하락한 영향도 큽니다. 길게 보면 실질금리는 금 가격과 가장 정확히 반대로 움직이는 변수입니다.


실질금리는 일반적으로 ‘명목금리-기대인플레이션’으로 계산하지만, ‘실질단기금리+텀프리미엄’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실질단기금리는 매우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텀프리미엄은 하락하고 있습니다. 텀프리미엄 하락은 연준이 급하게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미국채 수요를 반영한 결과입니다.

        

실질금리가 하락해 금 가격이 더 상승하려면 앞으로 텀프리미엄이 추가 하락해야 합니다. 앞에서 말한 비둘기 연준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면 가능합니다. 가능성이 낮지 않습니다.


ECB와 BOJ에서 부추길 수도 있습니다. 오늘 ECB가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상향조정하면서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소폭 하향조정할 것이라는 소식이 간밤에 있었습니다. BOJ도 다음주 회의에서 ECB와 같은 모양의 수정치 발표를 암시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글로벌 주요 중앙은행發 Lowflation 전망이 금 가격을 더 올릴 수 있습니다. 성장전망 상향과 같이 나온다면 은(銀)이 금(金)보다 조금 나을 것 같습니다.



3. 채권금리를 요소별로 분해해보면 ‘주식은 긍정적’

참고로 단기명목금리(=실질단기금리+기대인플레이션)는 상승하고 있습니다. 중장기 관점에서 미국 주식과 가장 연관성이 높은 지표입니다. 트럼프의 ‘3~4% 고성장’ 기대가 약해져 기대 인플레이션은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노이즈를 제거했을 때 경기가 하강하는 그림은 아닙니다. 리플레이션 기대가 약해졌을 뿐입니다. 리플레이션 관련 업종들은 조금 더 고생할 수 있지만, 주식에는 여전히 좋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