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Issue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 축소에 대한 오해

bondstone 2017. 7. 14. 15:04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 축소에 대한 오해


주식, 아니 테크주식을 여전히 좋게 봅니다. 장기금리도 당장은 크게 오를 것 같진 않습니다.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 ECB의 자산매입규모 축소(Taper) 등에 대한 우려가 많습니다. 3분기에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것은 동의합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자산매입규모 축소나 유동성 축소는) 줄일 만 하니까 줄이는 것”입니다. 중앙은행들이 버블을 우려하는 것은 맞습니다만, 그것보다는 버블을 방지하려고 달려들다 시장이 망가지는 것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훨씬 더 두려워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경고라고 확신할 수는 없고 같은 것”을 하고 있다면, 그것은 “이제 줄여도 될 만큼 경제의 체력이 올라왔기 때문에 줄인다”라는 것이죠.


시장은 “연준이 유동성을 공급할 때 시장이 좋았으니, 흡수할 때는 당연히 나쁠 것이다”라며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유동성은 연준이나 중앙은행만 공급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경제가 나쁠 때는 민간의 경제활동과 유동성창출(대출, 주식 및 회사채발행 등)이 급격히 위축됩니다. 경제전반에 반드시 필요한 총유동성(요즘은 Broad money나 금융기관 유동성(Lf)이라고 부르고요, 예전엔 M3였습니다)을 유지하기 위해서 정부나 중앙은행이 열심히 돈을 풉니다. 총유동성은 유지됩니다.


그러다 민간의 자생력이 회복되고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유동성창출이 살아나면, 총유동성의 과잉이 생기지 않도록 정부나 중앙은행은 조심스럽게 그만큼의 유동성 공급 규모를 줄입니다. 그래도 총유동성은 유지됩니다. 아시다시피 미국은 은행의 규제완화 논의가 한창입니다. 가계의 레버리징이 재개되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어찌보면 민간의 자생력이 회복되어 정부나 중앙은행의 도움(유동성 공급)을 적게 받아도 성장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초기의 심리적 충격이라던가, 처음 당하는(?) 일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불확실성에 따른 변동성 확대 등까지 막을 수는 없겠지만 주가가 추세적으로 상승하는 흐름이 꺾일 것이라고 볼 이유는 없습니다.


오히려 대차대조표 축소 초기에는 장기금리도 “어? 별거 아니구나” 싶어서 안정되겠지만, 민간의 유동성 창출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인플레가 다시 발생하기 시작할 때, 그때는 장기금리도 크게 오를 것입니다.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속도도 빨라지겠죠. 물론 그 이전에 주가는 훨씬 더 많이 오를 것이라고 봅니다.


한가지 아직 반영되지 않은 리스크가 있다면 BOJ입니다. 시장은 BOJ만은 다행히(?) 더 완화적으로 간다고 이해하고 있습니다만, BOJ도 조만간 덜 완화적인 방향으로 동참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른 중앙은행이 어려운 길을 (비교적 금융시장 충격없이) 쉽게 갈 때 BOJ도 한두발 따라붙는 것이 편안한 전략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3분기에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의견에는 동의합니다만, 지나친 걱정보다는 차분하게 주식을 사모으는 전략이 여전히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어제 BoA메릴린치에서 재미있는 리포트를 냈습니다. 아마존의 최근 행보와 관련된 글인데요, “실물경제의 “Amazonification”이 임금을 낮추고 일본과 같은 디플레이션을 가져올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많은분들이 공감하고 계실 겁니다. 자본주의의 심장 미국의 대표적인 IB의 전략가가 이러한 기술변화에 따른 사회변화의 대안으로 로봇에 법인격을 부여하고 세금(robot tax)을 걷고, 실리콘밸리 이익에 대해서는 상당한 세금을 중과세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그만큼 사회변화에 따른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는 증거겠지요.



▶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 축소에 대한 오해


1) “연준이 유동성을 공급할 때 자산가격이 상승했으니, 흡수할 때는 당연히 하락할 것이다”

  - 금융시장의 유동성은 중앙은행만 공급하는 것이 아님. 경기하강시에는 정부와 중앙은행이, 경기상승시에는 민간이 유동성을 공급

  - 대차대조표 축소에 나서기 직전인 연준(Fed)의 경우, 연준의 자산증가는 이미 멈췄으나 민간의 유동성공급이 활발하게 진행되며금융기관유동성(Broad Money=M3=Lf, 정부와 기업 공급 유동성 제외)을 6~8%YoY 수준으로 유지

  - 연준의 경우 민간의 유동성창출이 빨라지는 만큼, 연준 자산을 축소하여 M3의 증가속도를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은행의 규제완화 병행)

  - 반면, ECB의 경우 아직 민간의 유동성창출 속도가 빠르지 않음. Taper는 시작하되 자산축소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있음을 시사


2) 연준 대차대조표 축소의 연착륙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 현재 중앙은행의 자산규모는 4대 중앙은행(Fed, ECB, BOJ, PBoC)이 비슷한 수준. 반면 민간의 유동성 공급 규모는 중국이 압도적

  - 미국을 제외한 유로존과 일본의 경우, 자생력을 회복한 민간 유동성 창출은 여전히 미흡→ Taper 이후 B/S 축소까지는 시간 소요 시사

  - PBoC 자산의 65%($3.3조)가 외화자산(연준자산($4.5조)의 73%). 미국채 보유자는 연준+연방정부 41%> 외국인 31%> 민간 28% 순

  → B/S 축소의 연착륙 여부는 1) 은행 등 미국 국내의 유동성 창출(대출 등) 속도와, 2) 중국 등 신흥국 중앙은행의 협조(?)에 달려있는 형국

  → 인플레이션은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보다 민간의 유동성 창출이 활발해질 때 발생할 것(장기금리 급반등)





170718_Fed_BS.pdf



즐거운 주말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170718_Fed_BS.pdf
0.45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