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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주도력에 의심이 생기면 금융주 비중 확대

bondstone 2017. 6. 29. 16:23

[Weekly Note] IT 주도력에 의심이 생기면 금융주 비중 확대


중장기 주식 선호 관점을 유지하지만, 3분기 이벤트로 일시적인 소란 가능성이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지속되는지, 차기 연준의장 관련한 불확실성이 불거지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행여나 IT의 주도력에 의심이 있다면, 금융규제 완화 무드를 활용해 선제적으로 금융주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1. 경기와 불확실성 사이의 Feedback Loop

버냉키의 통화정책 정상화 발언이 있었던 2013년 5월, 그리고 유가가 하락하던 2014년 하반기부터 2016년까지는 경기회복 확신이 부족했고 글로벌 매크로 불확실성도 남아 있었습니다. 그 때와는 달리, 단기적으로 주춤하고는 있지만, 지금 글로벌 경제는 확장 추세입니다. 유로존이나 중국에서 간헐적으로 나왔던 매크로 리스크가 불거질 가능성도 높지 않습니다.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와 유가 하락에도 시장이 야단스럽지 않는 이유입니다.


사실 2013년 5월 버냉키 의장의 발언과 최근 드라기, 카니 총재의 발언은 표면적으로 큰 차이가 없습니다. 요약하면 "경기 좋으면 통화정책 정상화할 수 있다" 입니다. 하지만 2013년과 지금의 시장 반응은 다릅니다. 최근 이틀 동안 외환시장을 중심으로 변동성이 크게 높아졌지만, 파괴적인 움직임을 보였던 이전과는 다릅니다. 통화정책 정상화가 처음이 아니어서이기도 하지만 경기가 비교적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유가가 하락하고 있지만 2014년 하반기와 달리 폭락은 아닙니다. 경기 신뢰가 있다 보니 경기우려로 확산되기보다 원유시장 수급 문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지난번 유가 급락의 정치적 배경을 오바마 정부 때 불편했던 미국-사우디의 관계에서 찾는 투자자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사우디는 카타르를 통한 이란 봉쇄 선물을 미국에게 안기면서 아람코 뉴욕 상장을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사우디에 전투기 판매를 허용하면서 MSCI EM 편입 기대를 높여줬습니다. 2014년 [오바마의 중동전략 차질 → 미국-사우디 관계 악화 → 원유 공급경쟁 격화 → 유가 하락]의 악몽이 재현될 가능성이 낮은 정치적 환경입니다. 


이렇게 경기회복 신뢰가 매크로 불확실성을 낮추고, 매크로 불확실성이 낮아지면서 경기회복 신뢰가 강화되는 피드백 고리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2. 인플레이션 둔화 우려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중앙은행 발언을 조금 더 살펴보겠습니다. FOMC 기자회견에서의 옐런에 이어 엊그제 드라기와 어제 카니까지 통화정책 정상화로 나아간다는 방향을 확실히 보여줬습니다. [리플레이션 기세가 디플레이션을 대체했다]는 드라기 총재의 발언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FOMC 즈음에 강해졌던 인플레이션 둔화 우려가 갑자기 약해졌습니다. 하지만 정확히 보면 트럼프 당선 이전, 영구적인 저금리를 걱정하던 시기로 돌아갈지 모른다던 일부 투자자들의 우려가 해소된 정도라고 봅니다. 여전히 2000년 중반 연준이 17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25bp씩 인상해야 할 정도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생길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입니다.


앞서 언급한 피드백 고리는 중장기 자산가격 흐름을 설명할 때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안심할 수만은 없습니다. 중앙은행 자신감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경제지표가 더 강해져야 합니다. 3분기에는 굵직한 이벤트가 많아서 더욱 그렇습니다.



3. 3분기 주요 이벤트 점검

1) 9월 19~20일 FOMC에서 대차대조표 축소 일정이 나올 수 있습니다. 아직은 시장이 불안해하고 있지 않지만, 9월 하순에 열리는 FOMC까지 경제지표 둔화세가 지속될 경우에는 시장 불안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2) 9월 7일 ECB에서 테이퍼링 계획이 발표될 수 있습니다. 유로존 경제지표는 탄탄합니다. 그러나 일시적이라던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지속될 경우, 연준의 경우와 같이 시장의 우려를 자아낼 수 있습니다. ECB와 연준이 동반 통화정책 정상화 행보에 나선다는 게 괜한 불안감을 자극할 수도 있습니다.


연준은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한지 3년차에 접어들었지만 ECB는 이제 시작이라는 점도 불안 요인입니다. 엊그제 드라기가 [유로존 성장세가 (여러 나라에서) 광범위하게 관찰되고 있다]고 했지만, 통화정책 정상화가 시작되면 만성적인 유로존 파편화 문제가 다시 떠오를 수도 있습니다.


3) 일반적으로 3분기에 연준 차기 의장 후보들이 시장의 평가를 받습니다. 비둘기 옐런의 경쟁자로 [매]가 후보에 오른다면 골치 아파질 수 있습니다. 물론 옐런이 연임되면 좋습니다. 옐런만큼이나 비둘기면서 금융규제 완화에 적극적인 사람이 오면 시장은 더 좋아할 것 같습니다.


4) 미국 2018회계연도 예산안은 9월 28일까지 통과돼야 합니다. 부채상한 협상도 재무부 재량예산이 소진될 10월 초까지는 통과돼야 합니다. 미국 의회는 7월 31일부터 9월 4일 노동절까지 휴회합니다. 7월 말까지 협상 진전이 더디면 8월부터 시장은 소란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그 전에 7월 4일 이후에 진행할 건강보험 수정안 통과가 얼마나 빨리 진행되는지가 관건입니다.


긍정적인 피드백 고리가 유지되려면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일단락되면서 경제지표의 반등이 확인되어야 합니다. 연준 불확실성도 빠르게 해소돼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시장은 불안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4. IT 주도력에 의심이 생기면 금융주 비중 확대

지난주 회의 자료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트럼프의 금융규제 완화는 의회를 통하지 않고 진행 중입니다. 현행 규정 하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기 위해 금융규제기관의 수장에 규제완화를 선호하는 사람들을 앉히고 있습니다. 이런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금융주는 장기금리가 하락하는 와중에도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연준의 2차 스트레스테스트 결과가 나오면서 다시 상승하고 있습니다. 미국 은행들의 자본이 탄탄하다는 진단이 내려지면서 은행들은 대대적으로 배당과 자사주매입 등 주주환원정책을 내놓은 영향입니다.


3분기 이벤트들 때문에 시장이 불안해하면, 미래 수익 기대를 충분히 반영한 IT가 매도 타겟이 될 수 있습니다. IT의 성장성에 크게 의심이 가지 않더라도 IT 밸류에이션의 절대 수준이 높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이미 그런 조짐들이 몇 차례 보였습니다. IT의 중장기 상승 추세가 꺾일 가능성은 낮지만, 독보적인 주도력이 약해진다면 금융주가 빈자리를 메울 것 같습니다.


장기금리가 크게 오르지 못한다고 해도 은행주 상승에는 크게 문제없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예대업무 비중이 높은 지역은행은 장단기 금리차가 크게 벌어져야 수익성이 개선됩니다. 반면, 사업 포트폴리오가 분산되어 있고 IB와 Trading에서 수익이 창출되는 대형은행은 장단기 금리차 축소에 덜 영향을 받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