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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 증언과 영국총선, 유로존 자산의 매력도를 높일 환경

bondstone 2017. 6. 1. 17:10

정치적으로 유로존 자산의 매력이 높아질 수 있는 환경입니다. 

코미 전 FBI 국장의 증언이 예정된 미국은 조금 불안합니다. 총선을 앞둔 영국은 보수당-노동당 지지율 격차가 축소되면서 브렉시트 추진력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반면, 유로존은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습니다. 총선을 앞둔 마크롱의 권력은 강화될 전망입니다. 메르켈의 국내외 지지가 강화되면서 유로존 통합, 그리스 지원 분위기도 무르익고 있습니다. 미국-영국-유로존의 삼각구도 속에서 유로존 자산의 상대적 강세 가능성을 전망합니다.


1. 미국 자산 불확실성 높일 코미 증언

코미 전 FBI 국장이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나올 전망입니다.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를 만나 증언의 법률 검토를 했다고 합니다.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다음주 초, 6월 8일 이전이 유력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전 FBI 국장에게 러시아 수사 중단 압력을 넣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 ‘관계자’를 통한 언급일 뿐 코미를 통해 직접 확인한 것은 없습니다. 풍문이 사실이라는 ‘당사자’의 증언이 나온다면 파괴력이 클 것입니다. 여론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트럼프 탄핵찬성 응답은 전주 38%에서 43%로 높아졌습니다.


2018회계연도 예산안과 세제개혁, 인프라투자 등을 추구하는 트럼프의 정책 추진력은 약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정책을 트럼프가 아닌 공화당이 추진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게이트 진실 규명을 위해 공방을 벌이면 입법 에너지도 소진될 수 밖에 없습니다.


2주 전 탄핵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일시에 반영했지만, 향후 한 주 동안 추가 불확실성에 대비하려는 심리가 우세해질 것 같습니다. 변동성 하락 배팅을 자제할 필요가 있고, 금 수요 증가 요인입니다.



2. 영국 총선 불확실성은 유로존에 호재

코미 증언과 함께, 향후 1주일 동안 시장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는 요인 중 하나가 영국 총선입니다. 메이 총리는 지난 4월, 높은 지지율을 믿고 조기 총선을 결정했습니다. 집권당 의석수를 늘려 보다 안정적인 브렉시트 협상 태세를 갖추겠다는 의도였습니다. 하지만 메이 총리와 여당인 보수당은 의외로 고전하고 있습니다.


각 당이 총선공약집을 발표한 5월 중순 이후 보수당 지지율이 하락했습니다. 보수당은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요양 복지 기준을 높이는 노인복지 축소를 공약했습니다. 시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었습니다. 이 공약이 시행되면 집에서 요양하는 사람들의 복지가 줄어드는데, 주로 치매 노인들이 집에서 요양합니다. 그래서 야당인 노동당은 이 공약을 ‘치매세’로 규정했습니다. 이름표를 붙인 효과가 지지율에 바로 나타났습니다.


메이 총리와 집권 보수당의 브렉시트 전략은 ‘하드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입니다. 그래서 보수당이 의석수를 크게 늘리지 못하면 소프트 브렉시트 가능성이 커진다고 시장은 평가합니다. 그러나 의회에서 아웅다웅하면 영국에 좋을 것은 없다는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파운드 방향성을 설정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반면 보수당이 고전하면 유로존에 호재입니다. 협상 상대국 영국의 단결력이 약해질 수 있고, 유럽 경제와 시장을 흔들 수 있는 하드 브렉시트 가능성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파란색은 보수당 (여당), 빨간색은 노동당 (야당)


 

보수당과 노동당의 격차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는 여론조사업체 YouGov의 여론조사 결과 때문이었습니다. 작년 브렉시트와 미국 대선에서 여론조사에 뒤통수를 맞았던 시장은 YouGov의 여론조사 결과가 ‘브렉시트를 맞춘 모델이 예측한 결과’라는 말에 혹해 있습니다.


여전히 대부분의 여론조사는 보수당 의석수 증가를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금씩 YouGov의 결과로 수렴하는 추세이기도 합니다. 선거 당일까지 지지율 격차 축소가 진행되면 시장은 혼란스러울 것입니다. 유로화에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유로/달러 상승, 유로/파운드 상승 요인입니다.



3. 트럼프와 브렉시트 덕에 뭉치는 유로존

마크롱이 프랑스 대통령에 당선된 후 프랑스 경기회복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집권당 연합은 6월 11, 18일에 열리는 총선에서 과반을 크게 웃도는 의석을 차지할 전망입니다. 마크롱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앙마르슈 (En Marche!)가 여당 (전체 577석중 과반수는 289석)


 

프랑스 정부가 자신감을 회복하면서 유럽 통합 논의를 재개했습니다. 취임 첫 날, 관례대로 독일을 찾은 마크롱은 유럽연합과 유로존 개혁을 논의했습니다. 마크롱은 유로존 공동예산, 유로존 재무장관직 신설 등을 제안했고, 메르켈은 이례적으로 유럽 통합 원론에 동의했습니다.


때마침 어제, 유럽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유로존 통합 청사진을 담은 자료를 발간했습니다. 실현 가능한 것부터 해보자면서 유로존의 IMF (EMF) 신설, 재정규약 완화, 은행 부실채권 해결방안 마련 등을 제시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더디게 가겠지만, 유럽의 통합 분위기는 유로존 자산에 긍정적입니다.


최근 그리스는 ECB에 국채 매입을 다시 요구했습니다. ECB가 그리스 국채를 사주면 손 벌리지 않고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겁니다. 드라기 ECB 총재는 회원국의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답변했습니다. 외신은 ECB와 그리스의 의견 대립으로 해석했습니다.


어제 브누아 꾀레 ECB 집행이사도 비슷한 논조로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이달 15일 유로존 재무장관 회담에서 ‘차이를 만들 수 있는 논의를 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그리스 문제 해결에 정치적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9월 총선을 앞두고 그리스 지원을 꺼리고 있는 독일을 겨냥한 것 같습니다.


유로존을 통합하려면 약한 나라를 배려해야 합니다. 약소국 배려로 유로존 내 불확실성을 낮추는 것이 독일 같이 강한 나라에게 이득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리스가 계속 문제를 일으키면서 이 논리가 독일 국민의 반발을 샀습니다.


그런 점에서 트럼프가 메르켈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G7 정상회담에서 메르켈을 만난 후 트럼프는 경상수지 흑자, 나토분담금 등을 주제로 독일을 비난했습니다. 트럼프를 만난 후 메르켈은 ‘우리가 다른 나라(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시대는 끝났다. 유럽인의 운명은 우리 손으로 개척해야 한다.’고 응수했습니다. 호기롭게 트럼프의 악수를 받아주던 마크롱과 함께 강한 유럽지도자 이미지를 심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2015년 난민 위기 이후 메르켈을 외면했던 독일 국민들이 다시 강한 유럽의 리더로서 메르켈을 지지한다면, 독일은 그리스 지원에 통 큰 지원을 재개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트럼프는 그리스를 돕고 유로존을 돕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트럼프는 이르면 오늘,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선언합니다. 글로벌 패권국이 자기 역할을 소홀히 하면 지역 맹주의 역내 영향력은 강화될 것입니다. 유로존의 두 중심국은 정치 불확실성에서 벗어나고 있고, 유로존의 변방국가는 경제 불확실성을 떨쳐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유로존 자산의 상대적 강세 전망을 뒷받침하는 요인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