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my

미중 무역분쟁 시나리오 분석

bondstone 2018. 8. 23. 22:03

미중 무역분쟁 시나리오 분석 

2019년 상반기 글로벌 경제의 가장 큰 위협 요인


1. 미중 무역분쟁 격화 시 2019년 중국 경제성장률 5%대 초반까지 하락


KB증권은 지난달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2019-20년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였다. 이달 월보에서는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서 미중 무역분쟁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다. 이번 시나리오 분석에 따르면 분쟁이 격화될 경우, 교역을 통한 직접적인 영향과 금융시장 불안을 고려한 간접적인 영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글로벌 경제의 연간 성장률을 당초 전망대비 0.7~0.8%p 가량 하락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기존의 IMF나 OECD 등 다른 연구기관들의 연구 결과를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무역분쟁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클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번 분석의 또 다른 의미는 미중 간의 관세 부과 시나리오에 따라 글로벌 경제뿐만 아니라 선진국과 신흥시장국에 나타나는 차별적인 영향을 분기별로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KB증권은 기본적으로 미중 무역분쟁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사항이라고 평가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캠페인부터 현재까지 일관성 있게 미국의 교역상대국에 대한 무역불균형, 즉 대미 무역흑자를 축소할 것을 주문했다. 한국과의 FTA 재협상, 한국산 세탁기 및 태양관 모듈에 대한 세이프가드 발동,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고율의 관세 부과, NAFTA 재협상, 그리고 중국과의 무역분쟁이 그 과정에서 나타난 결과이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은 미국의 대규모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 (2017년 총 8,075억 달러 적자에서 46%인 3,756억 달러) 이외에도 지식재산권 도용 및 기업 기술 이전 강요 등 공정하지 못한 교역 관행을 해소하려는 미국의 대중국 정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미중 무역분쟁은 또 한편으로 ‘투키디데스의 함정’, 즉 기존의 패권국인 미국과 신흥 강국인 중국 간의 갈등으로도 평가한다. 따라서 미중 무역분쟁은 교역이라는 경제적 이해 이외에도 다층적인 이해가 걸린 복잡하고 해결이 용이하지 않은 이슈이다. 


이러한 배경하에서 미중 무역분쟁의 전개 방향을 아래 세 개의 시나리오로 설정했다. 각 시나리오는 미국의 2018년 11월 중간선거까지의 기간 (1라운드), 그 이후부터 2019년 상반기 말 (2라운드), 2019년 하반기 이후 (3라운드)의 세 개의 기간으로 구분했다. 각각의 기간 (라운드)에는 시나리오에 따라 미국이 중국에 각기 다른 관세를 부과한다. 2019년 상반기와 하반기를 구분하는 것은 관세부과로 인한 여파가 2019년 상반기에는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양국이 그 결과에 따라 의사결정이 다르게 나타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모든 시나리오에서 11월 중간선거 이전까지인 1라운드는 이미 결정된 500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 수입품에 대한 25%의 관세가 부과되며, 2,000억 달러 규모의 대중국 수입품에 대한 추가적인 관세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나 실제 부과는 유보한다. 중간선거 이전에 대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있을 수 있는 미국의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중간선거 이후인 2라운드부터는 시나리오별로 각기 다른 관세가 부과되는데, 1라운드의 협의 진행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2,00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가 결정되고, 미국은 관세 인상이나 추가적인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로 중국을 압박하는 것으로 가정했다. 2019년 하반기인 3라운드에서는 상반기의 분쟁해소 노력이 실패할 경우, 미국은 기존의 2,500억 달러 규모의 대중국 수입품에 추가적인 3,000억 달러 규모의 상품에도 관세를 부과해 총 5,500억 달러 규모의 무역보복을 하는 것으로 설정했다. 세 가지 시나리오에서 공통적인 점은 1라운드의 성격과 3라운드에서 미중 무역분쟁의 해소 노력에도 미국은 중국에 대해 무역분쟁 이전보다 높은 관세를 부과한다는 것이다. 3라운드는 미국이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 축소와 중국의 통상 및 산업정책, 즉 비관세 장벽과 지식재산권 보호, 산업보조금 금지 등을 지속적으로 압박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 가정이다. 아래의 각 시나리오에서는 각 라운드의 관세 부과가 중국의 수출 감소를 통해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도 평가했다. 특히 여기서 경제성장에 대한 평가는 수출 경로만을 고려한 것으로 수출이 투자와 소비에 미치는 영향과 무역분쟁 심화 등으로 인한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등 여러 파급효과를 고려하지 않은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시나리오 1

기본 시나리오로 KB증권의 2018-22년 전망에서 전제가 되는 시나리오이다. 따라서 시나리오 1의 경제적 파장은 이미 표 1에서 제시한 글로벌 경제에 반영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중간선거 이전부터 미국과 중국은 무역분쟁 해소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중국은 미국의 2,000억 달러에 대한 추가 보복을 하지 않으며, 전향적인 분쟁 해소를 위해 노력한다. 미국은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점진적으로 낮추며 해결책을 모색한다. 


1라운드: 중간선거 전까지 500억 달러 규모 수입품에 25% 관세 부과 

2라운드: 중간선거 이후 2019년 상반기 말까지 2,000억 달러에 대한 10% 관세 부과 

3라운드: 2019년 하반기부터는 중국의 노력으로 총 1라운드와 2라운드의 총 수입규모인 2,500억 달러에 대한 관세를 5%로 인하 


미국의 중간선거 이전까지인 1라운드 기간 동안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25%의 관세로 중국의 총수출과 대미 수출이 2017년 수준을 유지할 경우, 중국의 대미국 수출 차질은 연간 약 106억 달러 이며, 이로 인한 연간 성장률 손실은 0.09%p 이다. 이러한 경제적 손실은 2018년 4분기부터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2라운드에서는 2,000억 달러에 대한 10%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수출과 성장률에는 각각 연간으로 약 170억 달러, 0.14%p의 손실이 발생하는데, 그 효과는 2019년 1분기부터 나타날 전망이다. 2라운드 까지의 경제적 효과는 1라운드와 2라운드의 합으로 평가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경제성장률의 손실은 2019년 상반기에는 0.23%p까지 높아질 수 있다. 3라운드에서는 중국의 전향적인 무역분쟁 해소 노력과 미국의 분쟁 해결 노력으로 추가적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없이 기존의 관세율도 5%로 대폭 인하한 결과, 중국의 수출과 성장률에 대한 손실은 각각 약 106억 달러, 0.09%p로 다시 축소되며, 그 효과는 2019년 하반기에 예상된다.


시나리오 2 

미국과 중국은 중간선거 이후에도 협의를 지속해 갈등 해소에 노력하고 중국은 추가 보복을 하지 않으며 무역분쟁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한다. 그러나 시나리오 1과 다른 점은 중국의 전향적인 노력 부족으로 미국이 2라운드와 3라운드에서 관세를 각각 20%, 10%로 인상한다. 


1라운드: 중간선거 전까지 500억 달러 규모 수입품에 25% 관세 부과 

2라운드: 중간선거 이후 2019년 상반기 말까지 2,000억 달러에 대한 20% 관세 부과 

3라운드: 2019년 하반기부터는 1라운드와 2라운드의 총수입규모인 2,500억 달러에 대한 관세를 10%로 인하


미국의 중간선거 이전까지인 1라운드에서의 경제적 효과는 시나리오 1과 동일하나, 2라운드에서는 2,000억 달러에 대한 20%의 관세가 부과되어, 수출과 성장률이 각각 약 340억 달러, 0.28%p 하락한다. 3라운드에서는 미국은 관세율을 1라운드와 2라운드에서 관세를 부과했던 총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상품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함으로 수출과 성장률에 각각 212억 달러, 0.18%p의 손실이 발생한다.


시나리오 3 

무역분쟁이 가장 심화되는 시나리오로 중간선거 이후에도 중국의 강한 반발과 추가 보복으로 미국은 관세 부과 중국 수입품 목록을 확대시키고, 관세율도 20%로 이전 시나리오보다 높게 책정한다. 


1라운드: 중간선거 전까지 500억 달러 규모 수입품에 25% 관세 부과 

2라운드: 중간선거 이후 2019년 상반기 말까지 2,000억 달러에 대한 25% 관세 부과 

3라운드: 1라운드와 2라운드의 총 2,50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추가로 3,00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을 추가하고, 여기에 20%의 관세를 부과 


2라운드의 관세 인상과 3라운드의 관세 품목 확대 및 관세 인상으로 전반적으로 중국의 수출 및 성장률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이 시나리오 2보다 확대되었다. 이러한 가정하에서는 2019년과 2020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각각 0.60%p, 0.76%p 하락한 5.8%와 5.2%를 기록, 5%대 성장이 당초 예상했던 2021년보다 앞당겨질 전망이다.



2. 글로벌 경제 성장률도 2%대 초반까지 하락해 경기 침체 우려 확대 

아래에서는 이러한 시나리오에 따른 중국의 경제성장률 하락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그림 4는 중국 경제성장률 1%p 하락이 주요국의 성장률을 얼마나 낮추는지를 보여준다. 각 시나리오에서 계산된 중국의 분기별 성장률에 그림 4의 수치를 반영하여 이들 지역의 성장률 하락을 추정하고, 글로벌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을 도출하였다. 미중 무역분쟁이 중국의 경제적 손실뿐만 아니라 미국의 손실도 초래하나, 여기서는 분석의 용이성을 위해 미국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배경은 현재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중국보다는 상대적으로 양호해 무역분쟁의 여파가 중국에 더 크게 나타날 수 있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국보다는 중국에 포커스를 맞추는 데 있다. 


시나리오 1의 경우, 표 1의 8월 글로벌 경제전망과 같다. 따라서 아래에서는 8월 글로벌 경제전망과 시나리오 2와 3의 경우를 비교한다. 우선 표 5는 표 1에 대응하는 글로벌 경제 및 주요국의 경제성장률이다.


아래 표 6과 7은 시나리오 2와 3 에서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중국경제의 성장률 둔화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중간선거 이후 대중국 관세율의 인상과 관세부과 품목의 증가는 선진국보다는 신흥시장국에 더 큰 영향을 미치며, 2019년 상반기에 그 여파가 두드러지게 나타남을 알 수 있다. 


시나리오 2의 경우, 무역분쟁으로 인한 중국의 수출과 성장률 둔화가 본격화되는 2019- 20년에 글로벌 경제는 기본 전망 혹은 시나리오 1 대비 성장률이 각각 0.1%p 하락한다. 특히 2라운드 기간 동안의 관세율 상승 여파로 신흥시장국의 2019년 성장률은 기본전망 대비 0.4%p나 하락해 선진국의 0.1%p보다 네 배나 큰 영향을 받았다. 대중국 무역노출도 (대중국 수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가 낮은 인도의 경우, 상대적으로 성장률 하락이 적음을 알 수 있다. 2017년 현재 인디아와 한국의 대중국 수출 노출도는 각각 0.6%와 11.5%이다. 따라서 한국의 경우 높은 대중국 수출 노출도로 인해 2019-20년 성장률이 각각 기본 전망 대비 0.2%p, 0.1%p 낮은 2.4%, 2.6%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2%대 중반의 성장률에 그칠 전망이다. 


시나리오 3은 미중 무역분쟁이 2019년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가면서 더욱 심화되고, 미국의 대중국 무역압박이 확대되는 경우로,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시나리오 2보다 훨씬 강하다. 2019-20년 중 글로벌 경제성장률을 기본 전망 대비 0.3%p 낮은 2%대로 둔화되고, 중국의 2020년 성장률은 5.2%까지 하락한다. 한국의 경우에는 2019-20년 중 기본 전망 대비 0.5%p나 낮은 2.2%와 2.4%까지 성장률이 급락할 것으로 보인다.


각 시나리오에 따른 연간 성장률의 변화뿐만 아니라, 분기별 경제충격도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각 시나리오에서는 미국이 2라운드, 즉 중간선거 이후부터 2,000억 달러 규모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상정했고, 그로 인한 글로벌 성장률에의 대한 파급효과는 2019년 2분기에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9월 5일까지의 중국 수입품 2,000억 달러 관세에 대한 공청회 이후 바로 관세를 부과할 경우, 이러한 효과가 한 분기 빠른 2019년 1분기로 앞당겨질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미국은 2019년 2월에는 유럽과 일본, 한국 등 대미 자동차 수출국들에게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25%의 관세를 예고했다. 실제로 이러한 관세가 부과될 경우, 유로지역과 일본, 한국은 추가적으로 0.06%p, 0.20%p, 0.28%p의 성장률 하락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2,000억 달러 수입품으로의 관세 확대 시점과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여부가 2019년 초입에서 글로벌 경제의 방향타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교역에 대한 불확실성, 그로 인한 투자와 소비 둔화, 성장률 하락 등을 유발하는 직접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경제심리 악화와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여 다시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간접적인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IMF는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글로벌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중국의 충격보다 더 크다는 것을 실증 분석을 통해서 보여주었다. 이 분석에 따르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표준편차 한 단위1 만큼 증가했을 때 글로벌 경제성장률은 약 0.57%p 내외의 하락세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아래 그림 5과 6은 IMF가 분석한 중국경제성장률 1%p의 하락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주요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인데, 수치상으로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평균적으로 2.5배 정도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여기서 금융시장의 변동성 크기에 대한 논의가 있을 수 있으나, 그만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실물경제의 충격만큼 클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무역분쟁으로 인한 중국경제의 성장률 둔화와 그로 인한 금융시장의 변화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직간접 효과를 고려한다고 하면, 현재 진행 중인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는 미국의 대중국 압박 시나리오에 따라 글로벌 경제의 성장률을 기본 전망 대비 0.7~0.8%p 낮추는 상황도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신흥시장국의 성장률 둔화가 두드러지는 것을 고려하면, 미중 무역분쟁의 전개 양상에 따라 신흥시장국의 금융불안에 대한 우려도 커질 전망이다.



180823_미중 무역분쟁.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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